알면서도 방치되는 위기관리 100개 증상
알면서도 방치되는 위기관리 100개 증상
  • 정용민 (ymchung@strategysalad.com)
  • 승인 2018.08.28 09: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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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민의 Crisis Talk] 100번 강조해도 모자라지 않을 고질적 리스트

[더피알=정용민] 더피알 100호 발간을 축하하며 위기관리와 관련된 특별한 리스트를 만들어 봤다. 100번을 강조해도 모자라지 않을 고질적 100대 위기관리 실수(Don’ts) 리스트.

1. 어떤 위기가 발생할 거라는 걸 알면서도 대비하지 못한다.

2. 올 것이 왔다 생각한다.

3. 내가 (우리가) 그럴 줄 알았다 생각한다.

4. 몰라서 대비 못 한 게 아니라 하소연한다.

5. 알았는데도 막상 일이 벌어지면 당황한다.

6. 일선에서는 진짜 놀라 허둥대느냐 상황 파악이 잘 안 된다.

7. 가끔은 언론이나 온라인보다 회사의 위기상황 감지가 더 느리다.

8. 위기관리팀이 제대로 구성이나 소집되지 않는다.

9. 위기관리팀이 서로 유선과 무선 그리고 메신저로만 커뮤니케이션 한다.

10. VIP와는 상황 초기에 연락이 잘 안 된다. 계속 통화 중이다.

11. 일선과 임원들이 부서별로 각자 대책을 마련한다.

12. 위기관리팀은 있는데, MC역할 하는 임원이 정해 있지 않다.

13. 위기관리팀이 소집은 됐는데, 상황파악 하소연을 상당 시간 동안 반복한다.

14. 해당 위기상황과 관련한 사내 원칙이나 철학이 없다. 입장에 연결이 안 된다.

15. 예전에 유사 위기를 겪은 기억은 있는데, 어떻게 대응했는지 아무도 잘 모른다.

16. 위기관리팀에 VIP가 참여하지 않는다. 결정 내용을 VIP에게 따로 리뷰 받아야 한다.

17. 일선에서는 위기 상황 관련 VIP 보고용 파워포인트를 만드느라 눈코 뜰 새가 없다.

18. 언론과 온라인이 들끓기 시작했는데 별반 입장정리가 안 된다.

19. 홍보실 일선에서는 홀딩메시지를 넘어 조금씩 애드립이 나오기 시작한다.

20. 일부 임원들이 홍보실에게 일단 기사를 막으라고 한다.

21. 몇몇 기사라도 막아보려 데스크를 방문하느라 홍보임원이 위기관리팀 미팅에 참석 못한다.

22. 공장, 매장, 지점, 지사, 온라인, 언론 창구, 대관 창구들이 하나씩 무너져 가고 뚫린다.

23. 내·외부 전문가들과 전직 임직원들이 개인 주장들을 언론에 전한다.

24. 언론에서는 왜 아무런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느냐 추궁한다.

25. 잘 모르는 실세들이 위기관리팀 미팅에 등장해 선문답을 한다.

26. 핵심 임원들이 여기저기에서 언론이나 온라인 부정 게시물을 받아 VIP에게 일러바친다.

27. 홍보실을 건너뛰고 여러 대응방안들이 강구된다. (특히 언론 중심)

28. VIP 의중을 아무도 모르는 듯하다.

29. VIP가 홍보실은 지금 뭘 하고 있는가 물으신다.

30. 사내에서 별별 루머가 돈다. 정치적으로 책임을 전가하려는 조짐이 보인다.

31. 이슈를 크게 만들고 있는 원점에게 소송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32. 배상, 보상, 리콜, 사죄, 책임… 이런 이야기가 금지어가 된다.

33. 로펌의 의견을 중심으로 여론을 무시, 회피한다.

34. 일부 일선에서는 확실한 지시가 내려오지 않자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일을 시도해 본다.

35. 공식입장문을 쓰라 했는데, 여러 부서가 달려 들어 각자 초안을 잡는다.

36. 홍보실이 쓴 초안을 가지고 법무, 대관, CS, 비서실 등에서 한참 리뷰한다.

37. 완전히 수정된 당황스러운 입장문이 홍보실로 내려온다.

38. 공식입장문의 적절하지 않은 메시지로 인해 더 큰 공분이 조성된다.

39. 일단 사과광고라도 하자는 의견이 나온다.

40. 예산을 가지고 여러 부서가 고민하고 다툰다.

41. 사과광고에 실을 문구를 마케팅팀이 광고대행사로부터 초안을 받아온다.

42. 매체력을 기준으로 사과광고를 일부만 한다. 예산이 없다는 이유를 댄다.

43. 제외된 언론에서 쏟아지는 비판 때문에 홍보실만 더 힘들게 된다.

44. 일부 언론에서 홍보실에서 애드립 한 메시지를 침소봉대해서 부정 기사들을 만든다.

45. 위기관리팀 회의에서 전체 출입 매체들을 대상으로 사과광고를 한번 더 하자 한다.

46. 사과 기자회견 이야기가 나오니, VIP가 나가지 않겠다고 하신다.

47. 사과 기자회견을 열었는데, VIP는 질의응답에 참여 안 하신다.

48. 준비 덜 된 사과 기자회견을 한다. 질의응답에서 기자들이 화를 낸다.

49. 사과 기자회견을 했는데, 오히려 부정 기사들이 더 나온다.

50. 장기간 여론이 잠잠해지지 않자 정부기관이 나선다.

51. 압수수색을 받는다. 그리고 또 받는다.

52. 관련자들과 VIP를 대상으로 소환조사가 개시된다.

53. 소환 받은 정부기관 정문 앞에서 핵심 인사들이 다시 사과를 한다.

54. VIP가 개인 인맥을 동원하기 시작한다.

55. VIP에게 훈수 두는 여러 전직 관료들과 영향력자들이 어지럽게 움직인다.

56. 완전하게 공식 위기관리팀과 외부 비선그룹의 실행이 이원화 및 다원화된다.

57. 비선그룹이 어지럽게 접근하면서 언론에는 더 많은 정보들이 흘러 들어간다.

58. 정부조사 기관별로도 검증되지 않는 정보들이 흘러나와 기사화된다.

59. 회사가 온라인과 소셜미디어 상에서 우스꽝스러운 주제로 다뤄진다.

60. VIP와 핵심 임원들이 홍보실에게 온라인에서 무엇이라도 해서 대응하라 한다.

61. 다급해진 홍보실은 온라인에서 밀어내기, 물타기, 인플루언서, 유명 지인들을 통해 뭐든 한다.

62. 시민단체와 여러 이해관계자 공분이 없어지지 않으니 내부에서는 이제 침묵하자 한다.

63. 뒤늦게 향후 시나리오를 챙겨보자는 이야기가 나온다.

64. 위기관리팀에서 천천히 정신승리 관점이 개진된다. 일부에서는 음모론까지 보고한다.

65. 약간 늦은 감이 있지만 지금이라도 확실하게 원점을 관리하자는 의견이 다시 무시된다.

66. 대신 강력한 대응, 무대응, 무시, 참고 견디기 의견이 득세한다.

67. 소송 대응을 한다는 목적으로 VIP와 로펌만의 미팅이 많아진다.

68. 로펌을 계속 바꾼다.

69. 홍보실과 대관부서에서는 그 이후 별반 정보를 공유 받지 못한다.

70. 홍보실에서 출입 및 지인 기자들을 통해 정보를 입수 보고하나, VIP에게 도달하지 못한다.

71. 위기관리팀이 붕괴된다. VIP와 핵심 임원들만 모처에서 모인다.

72. VIP 가족들도 홍보실과 여러 실행부서에게 다양한 지시를 내린다.

73. 문의 기자들에게 “드릴 말씀이 없다”는 메시지만 반복하게 된다.

74. 홍보실이나 관련 임원들이 몰랐던 스토리들이 여기저기서 기사화 된다.

75. VIP 출두를 앞두고 커뮤니케이션 전략이나 조언을 짰으나, VIP를 뵐 수가 없다.

76. 출두 시 포토라인 앞에서 몇 마디 하기로 했는데, VIP가 당황해 그냥 밀고 들어가셨다.

77. VIP가 조사를 마치고 나오다가 기자의 질문을 몇 개 받았는데 실수를 하셨다.

78. 여기저기에서 위기 상황과 관련해 추가 제보들이 이어진다.

79. 블라인드와 카카오톡 등에서 민감한 사내 정보들이 지속 업로드 된다.

80. 무분별한 사내 정보 유출을 금하라는 내부 공문이 또 외부로 공유된다.

81. 영업직원을 중심으로 일선에게 보낸 위기 대응 지시사항 문자가 공유된다.

82. 아직도 민감한 시기인데 마케팅 부서에서 슬슬 다시 프로모션을 시작한다.

83. 일부 온라인 매체 기사를 네고(negotiation) 해서 뺐는데, 그게 소문이 나서 장이 섰다.

84. 홍보실에서 어떻게든 관리해 보려 불철주야 기자들과 만난다. 청구서는 쌓여간다.

85. 원점관리를 위해 투자했으면 좋았을 큰 예산을 사후 로펌에게 지급한다.

86. 위기관리를 위해 지출한 예산을 사후에 감사(監査)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87. 일반 부서들은 체념하고 현장으로 돌아가 일찍 퇴근한다. 일부 부서만 계속 긴장이다.

88. 주가가 약간 반등하고 있다면서 위기 종결을 이야기한다.

89. VIP 주변에서 이 정도면 선전한 것이라 정의하는 사람들이 나오기 시작한다.

90. 일부 부서들이 제 역할을 처음부터 해줬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91. 획기적인 기업 이미지 턴어라운드 플랜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광고 중심)

92. 일부 임원들이 실형 수준 판결을 받고 과징금이나 벌금을 추징당한다.

93. 집단 소송의 대상이 되어 지루한 재판이 시작된다.

94. 몇몇 일선에서 위기관리 실행하던 임직원들이 과로를 하고 사표를 낸다.

95. 그 와중에 다른 위기상황이 추가로 터진다. 다시 앞의 프로세스를 반복된다.

96. 위기관리 실패라며 홍보임원과 위기관리 담당 임원을 경질한다.

97. VIP가 위기상황에서 누가 무엇을 했는지 정확히 모른다. 위기관리팀의 존재도 잘 모른다.

98. 매뉴얼 때문이라며 위기관리 매뉴얼을 만들라고 지시한다.

99. 정치권, 행정부처, 검찰, 국세청, 식약처 등등의 출신 인사들을 대거 영입한다.

100. 얼마 후 다시 똑같은 위기관리를 반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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