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녹색창’ 시대에서 ‘녹색버튼’ 시대로
네이버, ‘녹색창’ 시대에서 ‘녹색버튼’ 시대로
  • 문용필 기자 (eugene97@the-pr.co.kr)
  • 승인 2018.10.10 18: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모바일 개편안 공개, 메인 떠난 뉴스-실검은 세분화…한성숙 “드루킹 이슈로 네이버 사업 정할 수 없어”
10일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개최된 '네이버 커넥트 컨퍼런스'에서 한성숙 대표가 새로운 네이버 모바일과 ‘그린닷'을 소개하고 있다.
10일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개최된 '네이버 커넥트 컨퍼런스'에서 한성숙 대표가 새로운 네이버 모바일과 ‘그린닷'을 소개하고 있다. 네이버 제공

[더피알=문용필 기자] 네이버 모바일 새 버전의 핵심은 ‘그린닷’과 ‘양날개’였다.

뉴스와 실시간 검색어 위주였던 메인 화면이 구글처럼 검색창만 남겨진 채 깨끗하게 비워진 것은 당초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구글과 달리 네이버는 뉴스와 커머스, 음악, 동영상 등의 콘텐츠와 커머스, 그리고 카페같은 커뮤니티, 블로그까지 다양한 기능을 버튼 안에 품는 것을 택했다.

10일 ‘네이버 커넥트 컨퍼런스’에서 공개된 네이버 모바일 새 버전을 보면 ‘그린닷’이라는 기능이 단연 부각된다. 모바일 사용자가 터치하기 편한 하단에 위치, 버튼을 누르면 나타나는 두 개의 휠에 네이버 본연의 기능이 들어가 있다.

굳이 검색창을 누르지 않아도 그린닷만으로도 음성과 이미지, 사용자 위치를 이용한 검색이 가능하다. 녹색창으로 익숙한 네이버 ‘그린윈도우’는 단지 상징적인 의미에 그치지 않는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이와 관련, 김승언 디자인설계 총괄은 “달라진 모바일(환경)에 맞는 검색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네이버 검색의 새로운 상징은 그린닷이다. 스마트 서치 뿐만 아니라 다양한 서비스 연결의 시작점으로 으로 발전시켜 나가려고 한다”고 밝혔다.

네이버 모바일 개편 방향성 

네이버 제공
네이버 제공

향후 네이버는 그린닷의 기능을 한층 더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김 총괄은 “첫번째 휠에는 명함인식이나 쇼핑아이템 등 다양한 검색기능을 제공하고자 테스트 중”이라며 “상단에는 다양한 차트정보를 추가 제공할 것을 검토 중”이라고 소개했다. 이 밖에도 네이버의 AI 번역 기능인 파파고 기술을 그린닷에 도입할 예정이다.

아울러 네이버는 메인화면을 기준으로 우측으로만 스와이프(swype)됐던 기존 기능에서 벗어나 양방향 모두에 공간을 마련했다. ‘이스트랜드’(East Land)로 명명된 오른쪽 화면에서는 기존의 텍스트 중심 유저 인터페이스(UI)를 유지했다.

왼쪽 화면인 ‘웨스트랩’(West Lab)에서는 우선 네이버페이 등의 커머스 기능이 담겼다. 향후 새로운 실험과 시도가 가능한 UI라면 무엇이든 적용하겠다는 계획이다.

메인화면 개편과 함께 가장 큰 관심을 모았던 뉴스배치는 이스트랜드로 이동했다. 첫 화면에서 밀려났지만 ‘언론사가 직접 편집한 뉴스’와 ‘마이뉴스’ 등 2가지 카테고리로 분류돼 보다 다양한 뉴스를 접할 수 있다.

이 중 마이뉴스의 경우에는 네이버의 AI 콘텐츠 추천 시스템인 ‘에어스’(AiRS)가 사용자 맞춤형으로 추천해준다. 뉴스와 함께 기존 메인화면의 주인이었던 실시간 검색어는 연령별·시간별로 세분화된 ‘검색차트’로 재탄생했다.

뉴스 개편에 모아진 언론 관심

이날 행사에서 한성숙 대표는 가장 먼저 무대에 올라 기조연설(keynote)을 통해 개편된 네이버의 모바일 버전을 소개했다. “예년보다 한달 가량 먼저 이 자리를 마련했다. 매일 3000만명이 방문하는 네이버의 새로운 모습을 공개하는 날이기 때문”이라고 입을 연 한 대표의 얼굴에는 긴장감이 역력했다.

“지금 네이버의 모습을 그대로 둬도 괜찮다는 말도 많았지만 변화하지 않으면 3년 뒤 네이버의 미래가 안전할 것인지 깊이 질문하고 토론했다. (모바일 일간 접속자인) 3000만명의 습관을 바꾸는 것은 네이버의 미래를 건 시도”라는 말에서는 비장함마저 느껴졌다.

한 대표는 이날 키노트가 끝난 후 별도의 기자회견에서도 메인화면 개편에 대해 ‘결단’이라는 표현까지 쓰면서 많은 고심이 따랐음을 시사했다.

취재진의 관심은 역시 달라진 뉴스배치에 쏠리는 듯한 모습이었다. 한 기자는 이번 개편을 두고 ‘드루킹 사건’과 연결시키는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이에 한 대표는 “그린닷 프로젝트를 만든 건 올해 2~3월쯤”이라며 “네이버의 사업을 그런 이슈로 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나타내며 선을 그었다. 

뉴스 아웃링크와 관련해서는 “아웃링크를 꼭 해야한다는 (언론사들의) 제안이 강력하게 들어오는 상황이 아니다”며 “뉴스와 관련된 부분은 언론사 파트너 분들과 별도의 자리를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메인페이지와 두 번째 페이지의 트래픽 차이를 묻는 질문도 나왔다. 이에 대해 김승언 총괄은 “뉴스가 두 번째 페이지로 넘어가면서 트래픽 감소여부를 말씀하신 것 같은데 마이뉴스를 제공하면서 뉴스판이 두 개가 되지 않았느냐”며 “그만큼 좀 더 다양한 뉴스가 노출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베타테스트를 통해 (트래픽) 데이터를 좀 더 확인하겠다”고 덧붙였다.

뉴스 구독 수치와 관련, 한 대표는 “채널 구독 숫자는 현재 300만명을 넘었고 구독건수는 850만건을 넘어간 것 같다. 좀 더 적극적으로 (뉴스를) 구독할 수 있는 구조로 갈 것”이라며 뉴스 구독수치가 이번 개편의 성공요소 중 하나임을 강조했다.

한편, PC버전 개편여부에 대해 한 대표는 “준비는 시작됐다”며 “(모바일 버전에서) 어느 정도 완성된 콘셉트가 진행되는 시기에 PC도 이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