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PPL, 호평과 혹평 가르는 요인
웹툰 PPL, 호평과 혹평 가르는 요인
  • 브랜디스 유혜진·지은지 (thepr@the-pr.co.kr)
  • 승인 2018.10.17 11: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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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디스의 팀플노트] 20대 공략법, 핵심은 자연스러움과 공감

[더피알=유혜진·지은지] 브라운관을 넘어 모바일로 들어온 PPL(간접광고)이 좀 더 자유로워졌다. 특히 웹툰 PPL은 각종 제재에서 거리가 있을뿐 아니라, 작가의 일관된 그림체를 통해 재탄생한 상품이 스토리상에서 자연스럽게 공존해 깨알 재미로 호평 받기도 한다.

웹툰 PPL이 흥행하고 있는 이유는 타깃이 밀집해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 웹툰은 국내 800만을 포함해 전 세계에서 4600만명에 달하는 월간 활성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10~30대가 82% 이상을 차지한다.

결국 젊은 타깃층에 침투하기 위해 너도나도 웹툰 PPL을 시도하는 것이다. 하지만 목적이 같다고 결과도 다 같은 건 아니다. 최근 반응이 극명하게 갈린 몇 가지 사례를 살펴본다.

같은 제품, 다른 반응

웹툰 ‘대학일기’는 대학생들의 공감을 얻으며 인기를 누리는 작품이다. 대학생 신분인 작가의 여과 없는 캠퍼스라이프가 담겨지는데 술자리 문화도 빠지지 않는 단골소재다. 블랙아웃 편(235화)에선 신제품 ‘헛개초코우유’가 등장했다. 이를 통해 해장하는 대학생들을 보여주려는 PPL 시도다.

웹툰 '대학일기' 235화 중. 네이버 웹툰 화면 캡처  
웹툰 '대학일기' 235화 중. 화면 캡처

주인공 자까가 술 마신 다음날 우유로 해장하는 모습을 본 독자들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아니 저건?! GS25에서만 판매하는 헛개초코밀크 아냐?! 숙취해소에 좋은 헛개에 초코우유를 더해 달달한 맛은 물론 숙취 없는 하루를 깨워주는 최고의 숙취해소제! 나도 내일 사먹어 봐야겠다!!! 자까님 입금 부탁드립니다.” “저도 대학일기보고 사먹었어요ㅋ” 등 별 거부감 없이 PPL을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마찬가지로 ‘유미의 세포들’ 책상 마녀의 습격 1편(332화)에는 ‘네이버 바이브(VIBE)’ 앱의 PPL이 진행됐다. 주인공 유미가 일을 하기 위해 책상에 앉는 순간, 책상 마녀(일이 아닌 모든 딴짓)가 습격한다는 설정이다. 이러한 이야기 속에서 바이브 앱은 글을 쓰기 위한 감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음악을 듣는 매개체로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웹툰 '유미의 세포들' 332편 중. 네이버 웹툰 화면 캡처
웹툰 '유미의 세포들' 332화 중. 네이버 웹툰 화면 캡처

독자 중에선 “진짜 어떤 노래 들으면 특정 시기가 새록새록 생각나고 그런 거 하나쯤은 있지 않나?”와 같은 반응을 나타내며 광고보다는 스토리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이도 있었다.

반면 같은 제품인데 웹툰 ‘여신강림’에 삽입된 PPL 반응은 사뭇 달랐다.

여신강림은 메이크업에 관심 있는 여고생 주경과 훈훈한 남고생 수호와의 풋풋한 로맨스를 다룬다. 그런데 22화에서 뜬금없이 ‘바이브’의 노래 추천이 수호의 얼굴을 붉어지게 했다. 또 23화에선 상당 분량이 ‘이니스프리 피부측정 서비스’에 관한 내용으로 이뤄졌다.

웹툰 '여신강림' 23화 중. 네이버 웹툰 화면 캡처
웹툰 '여신강림' 23화 중. 화면 캡처

반응의 온도차는 극명했다. “이거 이니스프리 홍보 웹툰이었구나..” “갈수록 웹툰 사이에 광고 넣는 거 많아지는데 작가님들 돈 버시는 건 좋지만 볼 때마다 흐름 끊기고 몰입 깨져서 스토리에 애정 있는 독자 입장에선 아쉽네요...”와 같이 비판댓글이 대다수였다. 심지어는 미리보기 구매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까지 내보이는 부정적 글도 찾아볼 수 있었다.

아닌척 보다 차라리 대놓고

같은 PPL인데 다른 반응을 보인 이유는 ‘스토리텔링의 힘’에서 찾을 수 있다. 대학일기나 유미의 세포들은 원래 진행되던 스토리에 PPL 제품을 녹여내 웹툰을 감상하는 데 지장이 없도록 했지만, 여신강림은 스토리와 어울리지 않는 갑툭튀 전개로 PPL 제품마저 거슬리게 했다. 결국 작품에 얼마나 자연스럽고 재치 있게 녹아들어 가는가가 웹툰 PPL의 성공여부를 결정한다.

나아가 요즘에는 브랜드 웹툰이면서도 상업적 목적으로 선보이는 작품도 다수 있다. 삼성전자의 브랜드 웹툰 ‘성공의 비밀’이 대표적 예다.

브랜드 웹툰 '성공의 비밀' 3화 중. 화면 캡처
브랜드 웹툰 '성공의 비밀' 3화 중. 화면 캡처

성공의 비밀은 상업 웹툰임에도 불구하고 높은 평점을 유지하며 탄탄한 독자층을 유지하고 있다. 브랜드 웹툰인 만큼 적나라하게 제품을 소개하고 홍보하는 등의 장면들이 노출되지만 오히려 독자 반응은 타 웹툰 PPL보다 좋다.

브랜드 웹툰이 상업적 목적을 띄고 있다는 사실을 독자들이 알고 이를 감안한 결과이기도 하지만, 신선한 소재로 내용을 전개해나가기 때문에 스토리에 더 빠져들어 ‘광고쯤은 상관없다’는 생각을 갖게 만든 이유도 크다.

실제 성공의 비밀 속 PPL은 ‘대놓고 광고’지만 제품의 정확한 정보를 효과적으로 전달, 어설프게 광고 아닌 척 하는 여타 PPL보다 더 낫다는 반응이 많았다. “차라리 억지로 끼우는 것 보단 대놓고 하는 광고라 좋닼ㅋㅋㅋ” “브랜드 웹툰이기 아까운 소재다” “대놓고 광고하니까 웃기네ㅋㅋㅋㅋㅋㅋ” 등의 의견이 그렇다.

결국 웹툰 독자이자 브랜드 잠재고객의 반응은 콘텐츠 소비를 방해하지 않는 줄타기에서 갈리는 것이다. 브랜디스가 만난 20대들의 생각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조창우(대학생, 26) 스토리상에서 어색하지 않기 때문에 거부감이 작고 재미있다.

윤지원(대학생, 24) 웹툰을 보다가 갑자기 PPL이 등장하면 부자연스럽긴 하지만 그래도 너무 과하지 않으면 괜찮다. 오히려 웹툰에서 자주 보던 PPL이 텔레비전 광고로 나오면 더욱 유심히 보는 편이다.

배금조(직장인, 25) PPL과 스토리 전개에서 주객전도되는 일이 종종 있다. 웹툰을 보다가 뜬금없이 PPL이 등장하면 몰입도가 확 떨어져 이어지는 스토리에 대한 궁금증이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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