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곤과 엘프가 소개하는 B2B 브랜드
드래곤과 엘프가 소개하는 B2B 브랜드
  • 박형재 기자 (news34567@the-pr.co.kr)
  • 승인 2018.11.02 19: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KCC, ‘판타지 세계관’ 차용해 브랜드영상 제작…20대에 친근하게 소구
KCC의 '원더랜드 법인편' 영상 중 한 장면. 화면 캡쳐
KCC의 '원더랜드 법인편' 영상 중 한 장면. 화면 캡쳐

[더피알=박형재 기자] 보수적인 조직문화로 알려진 B2B기업에서 작정하고 만든 B급 영상물이 나왔다. KCC가 제작한 온라인 브랜드 영상이 그것이다. 우연히 판타지 세계로 통하는 차원문을 열어 KCC원더랜드 법인을 세웠다는 설정으로 시작한 영상은 해리포터를 연상시키는 분위기에 엘프, 마법사 등 판타지 캐릭터들이 총출동해 눈길을 사로잡는다.

KCC가 글로벌 시대를 맞이해 좀 더 공격적인 진출을 모색하던 중에 다른 차원으로 통하는 문을 열어버린거죠. 처음엔 신소재 발견에 대한 기대감에 부풀어있었습니다. 판타지 영화에 나오는 수정 같은. 근데 저희 KCC 제품들이 이곳에 더 잘맞더라고요.

마법진을 그릴 때 KCC페인트를 사용합니다. 기존에 유니콘의 피가 10~15리터 정도 들었는데 거의 들이붓는 수준이었죠. 이렇게 KCC 페인트를 사용하면 순간이동 정도는 소량으로도 충분히 가능하고요, 추울때나 더울때나 문제가 없더라고요.

영상은 KCC 원더랜드 법인에 근무하는 직원들과 개별 인터뷰 형식으로 연출됐다. 각자 맡은 일을 소개하는데, 엘프 팀장은 마법진이 필요한 곳에 KCC 페인트를 판매하고, 오크 연구원은 무기단열재를 활용해 용과 맞설 수 있는 연구를 하는 등 허무맹랑하다. 그럼에도 영화 같은 고퀄리티 영상과 그럴듯한 스토리, 신비한 배경음악이 맞물려 끝까지 흥미를 유지한다.

일단 화제몰이엔 성공한 모양새다. 영상 공개 일주일 만에 유튜브에서 28만번 조회됐고, 페이스북에선 11만번의 조회수와 좋아요 660개가 달렸다. 일반 기업이라면 높지 않은 숫자이지만 B2B기업임을 고려하면 고무적이다. 댓글 반응들도 “처음에는 무슨 컨셉이지 하면서 봤다가 재미있어서 끝까지 다봄 ㅋ”, “광고 스킵하려다 재미나서 계속봤네 ㅋㅋㅋㅋ” 등 호평 일색이다. 

KCC는 무슨 생각으로 판타지 세계관을 가져와 브랜드 영상을 만들었을까.

회사 관계자는 “타깃 고객은 20대로 잡았다. 젊은 분들은 KCC를 잘 모르는 경우가 있어서 그들에게 편하게 다가가려는 취지에서 제작했다. 저희 주력 제품이 단열재, 실리콘 등인데 일반인에게 설명하기가 쉽지 않아 재밌게 풀어봤다”고 설명했다.

사실 B2B기업들은 자사 브랜드를 알리기가 쉽지않다. 복잡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한번에 설명하기 어렵기 때문에 보통 이미지 광고나 사회공헌에 그치는 정도다.

KCC는 판타지라는 형식을 이용해 이같은 난제를 풀어냈다. 실제로 영상 곳곳에는 KCC의 주력 제품들이 은근히 소개돼있다. 엘프 팀장은 KCC 페인트 마법진으로 친환경과 기술력을 강조하고, 오크 연구원은 용에 맞설 무기를 개발하며 무기단열재, 유리장섬유를 언급한다. 인간연구원은 실리콘 골렘을, 깜짝 손님으로 등장한 마왕은 KCC 인테리어 쇼룸을 알린다.

이와 관련. 회사 관계자는 “무기단열재, 그라소울, 유리장섬유 등은 일반인들이 잘 모르는 전문용어다. 그렇다고 ‘KCC그라소울 네이처’ 같은 제품명을 그대로 쓰면 너무 어려울 것 같아 제품의 특징을 설명해주는 것으로 은연중에 브랜드가 드러나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런 것까진 모르더라도 20대 분들이 KCC를 재밌게 인식할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B급 영상 제작은 처음인데 일단 반응이 좋아서 고무적으로 여기고 있다”고 강조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