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는 결과와 메시지 성공이 비례하지 않는다”
“보이는 결과와 메시지 성공이 비례하지 않는다”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18.11.08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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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조나단 하이트 엘리슨+파트너스 공동창업자 겸 글로벌 CEO
조나단 하이트 앨리슨+파트너스 창업자 겸 글로벌 사장.
조나단 하이트(Jonathan Heit) 앨리슨+파트너스 설립자 겸 글로벌 사장.

[더피알=강미혜 기자] 또 하나의 글로벌 PR회사가 한국 시장에 최근 발을 내딛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두고 전 세계 30여개 지사와 300여명의 직원을 보유한 앨리슨+파트너스(Allison+Partners)다.

외국계 에이전시지만 출발 방식이 조금 다르다. 국내 PR업계 기존 플레이어인 M&K PR과 모스커뮤니케이션즈와 손을 잡은 것. 세 회사가 역량을 합쳐 ‘따로 또 같이’ 판을 넓혀나갈 계획이다. 앨리슨+파트너스 코리아 출범을 기념해 얼마 전 한국을 찾은 조나단 하이트(Jonathan Heit) 공동창업자 겸 글로벌 사장을 서울 삼성동 도심공항타워 사무실에서 만났다. 이날 배석한 데이비드 슈나이더(David Schneider) 글로벌 비즈니스 총괄과도 함께 얘기를 나눴다. 

앨리슨+파트너스라는 이름이 아직 한국에선 낯설다. 간단히 소개해 달라.

앨리슨 파트너스는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글로벌 PR회사이다. 2001년 샌프란시스코와 LA, 총 2개 지사로 출발했으며, 5년 전부터 중국을 필두로 아시아 시장에 진출하기 시작했다. 규모로 따지자면 중견 대행사에 속한다.

이미 한국 시장에 들어와 있는 다른 외국계 PR회사들과 달리, 두 개 로컬 회사와 전략적 제휴 형태로 진출을 도모했다. 이유는.

우리는 최근 몇 년간 다양한 국가의 현지 파트너와 제휴를 맺으며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있다. 그것이 앨리슨 파트너스만의 차별점이다. 본사가 중심이 돼 여러 지사를 이끌어가는 대규모 에이전시와 달리, 각 나라에 특화된 로컬 조직과 손잡는 것이 오늘날의 성공을 만들어냈다.

앨리슨+파트너스 명함.
앨리슨+파트너스 명함. DIFFERENTLY(다르게)가 거꾸로 쓰여 있다.

특히 한국은 진입장벽이 매우 높은 시장 중 하나이다. 시장 진출을 위해 단계적 접근으로 오랜 시간 철저히 준비해 왔고, 최근에야 앨리슨 파트너스가 추구하는 정신과 가치를 공유하는 최적의 파트너를 발견한 것이다. 우리는 본사의 일방적인 방식을 각 지사에 강요하지 않는다. 회사 규모를 키우기보다 (‘WE SEE THINGS’(우리는 사물을 본다) 아래에 ‘DIFFERENTLY’(다르게)가 거꾸로 배치된 디자인의 명함을 보여주며) 임원들도 실무에 적극 동참하며 색다르게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에이전시를 만들어가고자 한다.

그래서 사명에 ‘+파트너스’가 들어가 있는 건가.

그렇다. 공동 창업자이자 CEO인 스콧 앨리슨(Scott Allison)은 경영진 중심의 운영이 아닌 모두가 수평적인 구조로 기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모든 구성원이 회사와 업무를 대표한다는 의미에서다. 그래서 앨리슨과 파트너스로 사명을 정했고, 얼마 뒤 공동 창업자이자 부회장인 앤디 하디 브라운(Andy Hardy Brown)의 아이디어로 앨리슨 파트너스 사이에 더하기 사인(+)을 추가했다. 우리는 무엇보다 기업가 정신을 바탕으로 각국에 선도적인 에이전시를 운영하는 파트너를 더해가고 있다. 한국에서는 M&K PR 정민아·윤용로 대표, 모스커뮤니케이션즈 김태연 대표와 함께 하게 돼 기쁘다.

디지털을 중심으로 하는 통합 콘텐츠 생성에 주력하는 회사로 알고 있다. 이 부분에 있어 최근 주력하는 부분이나 소개할 만한 사례는.

앨리슨 파트너스의 강점은 빠른 실행력이다. 수많은 디지털 포트폴리오 중 가장 흥미로웠던 건 뉴스재킹(news jacking)을 적용한 세계적인 베리 회사인 드리스콜스(Driscoll’s) 사례다.

발단은 유명 배우 겸 가수 저스틴 팀버레이크(Justine Timberlake)가 개인 소셜미디어에 드리스콜스 라즈베리 열매의 빈 공간에 블루베리를 넣어 먹는 사진을 올리면서 비롯됐다. 이를 포착한 고객사는 우리에게 기회를 살려달라고 요청했다. 해당 포스팅을 즉시 인지하고 발 빠르게 라즈베리에 블루베리를 결합한 제품을 제작해 미디어와 인플루언서에게 보냈다. 자연스럽게 언론보도와 인플루언서 포스팅을 유도한 결과 ‘Braspberry(브라즈베리)’라는 해시태그를 적용해 온라인 버즈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바로 그 때 팀버레이크가 돌아와 다시 좋아요를 누르고 자신의 영상에 브라즈베리를 언급하여 폭발적인 인게이지먼트 수치를 만들어냈다. 이렇듯 때론 디지털 홍보는 예상치 못한 지점에서 기회가 찾아온다. 절차를 밟아 전략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회를 포착해 즉각적으로 실행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미국도 그렇지만 한국도 유튜브가 굉장히 핫하다. 페이스북에서 유튜브로 모든 시선이 옮겨가고 있는데, 그러다 보니 커뮤니케이션 활동이나 전략이 또다시 거대 플랫폼에 휘둘리는 경향이 크다. 조언해 줄 점이 있다면.

핵심은 플랫폼이 아니라 메시지다. 비디오 속 파워풀한 메시지가 더 중요하다. 좋은 영상을 만들었다면 브랜드 웹사이트와 유튜브는 물론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에도 게시하며 타깃 오디언스를 달리 해 변화를 줄 수 있다. 또 자막과 편집을 통해 국가간 경계를 넘어 다양한 시각에서 같은 메시지를 전달할 수도 있다.

조나단 하이트 사장은 테크놀로지 브랜드 전문가로 활동하며 아시아와 미국 지역에서 비즈니스 성장과 운영에 집중하고 있다. 소비자 마케팅,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및 테크놀로지 분야 등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음악 저널리스트로 활동한 이력이 있으며 현재 뉴욕 시외에서 아내, 두 자녀, 반려견과 함께 살고 있다.

PR은 현재 트랜스미디어의 시대로 들어섰다. 새로운 플랫폼이 매일 등장한다. 이런 디지털 환경의 역동적인 움직임을 읽고 예측할 수 있는 경험적 가치가 더욱 중요해졌다. 앨리슨 파트너스는 메시지 개발 단계부터 플랫폼 선정까지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 실행하고 있다. 보이는 인게이지먼트 수치를 넘어, 콘텐츠가 어떤 경로로 전달됐는지, 또 이런 경로가 어떤 플랫폼으로 순환돼 가고 있는지를 추적해야 한다. 표면적으로 보이는 결과와 메시지의 성공이 비례하지 않는다.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회사소개를 보니 사내 인문학자, 아마추어 철학자, 데이터 분석가, 예술가, 불굴의 비즈니스맨 등으로 표현되는 다양한 경력의 사람들이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이들이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로서 각자 어떤 역할을 감당하고 있나.

다양한 능력과 배경을 대표하는 인재가 모여 하나의 성공을 이끌어 내는 것이 우리의 열정이다. 한 예로 줄기세포를 연구하는 큐라 파운데이션(CURA FOUNDATION)의 이벤트를 담당했는데 예술가, 철학가, 박사급 과학자 등 각자 영역에서 전문성을 지닌 이들이 기획에 참여하다 보니 획기적인 아이디어가 나오기 시작했다. 모두의 의견을 모아 줄기세포 관련 행사를 바티칸에서 개최하게 됐다. 해당 연구가 태아 세포를 활용하지 않은 점에서 바티칸에서 열릴 수 있었던 것이다. 예술, 과학 그리고 종교가 모여 더욱 풍부한 메시지를 형성했고 바티칸이라는 최적의 장소와 함께 이제는 세계적인 행사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이러한 성공을 위해 우리는 사람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개개인의 독창적인 목소리를 살릴 수 있도록 다양한 복지와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데 많은 고민과 시간을 투입하고 있다.

디지털 환경에선 PR회사뿐만 아니라 에이전시 업을 표방한 모든 곳에서 데이터 분석이 중요하다고 한다. 앨리슨 파트너스는 데이터 관련 어떤 강점이 있고 구체적으로 어떻게 차별화시켜 나가는지 궁금하다.

최근 몇 년간, 데이터 분석의 일환으로 마케팅과 커뮤니케이션 결과에 대한 정량화 기법에 대한 관심이 지속되고 있다. 이러한 데이터 분석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지난 2015년 분석과 성과를 정량화하는 올 톨드(All Told) 서비스를 처음 선보였다. 2017년엔 프루프 애널리틱스를 도입했는데, 이는 마케팅 및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비즈니스 결과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해 C레벨의 의사결정을 돕는다.

또한 우리는 인플루언서 활용시에도 그들 영향력을 수량화·계량화하는 것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단순히 팔로어 수가 많은 사람이 영향력이 높다고 보기보다는 그들이 놓인 네트워크를 분석해 클라이언트 관점에서 누가 진짜 의미 있는 인플루언서인가를 파악한다. 강력한 영향력을 연결한 네트워크를 하이퍼 커넥티드(hyper-connected)라고 칭하는데, 이러한 인플루언서 네트워크를 분석해 효과를 비교·측정, 최적의 결과를 도출하는 방법도 연구하고 있다.

디지털 초기엔 분야별로 전문화된 회사가 부띠끄 형태로 많이 성장했는데, 디지털이 고도화되면서 합병 등을 통해 덩치를 키우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는 것 같다.

온·오프라인 플랫폼 경계가 허물어지며 한 분야 전문성으로는 경쟁력을 갖추기 힘든 시대에 도달했다. 때문에 디지털과 미디어에 전문성을 갖춘 여러 회사가 하나로 합병을 하는 듯하다. 하지만 앨리슨 파트너스는 합병이 아닌 전략적 제휴를 택했다. 앞서 언급한 창립자 스캇 앨리슨이 추구하는 철학 아래 제휴를 맺은 파트너와 부합하는 가치에서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일을 하는 것이다. 한 가지 방법이 아닌 다양한 전문성을 살려서 시너지를 내고자 한다.

이 부분에 있어 이날 인터뷰에 배석한 데이비드 슈나이더 글로벌 사업부분 총괄이 첨언했다. 슈나이더 총괄은 오래 전부터 한국을 오가며 커뮤니케이션 전략가로 활동해왔다.

데이비드 슈나이더(David Schneider) 앨리슨+파트너스 글로벌 사업부문 총괄. 1986년 처음 골린(Golin)에서 커리어를 시작해 테크놀로지와, 헬스케어 그리고 각종 컨슈머를 아우르며 이사직을 역임했다. 이후 다양한 글로벌 홍보/마케팅사에서 커뮤니케이션 전략가로 활동하며 지난 2011년 앨리슨+파트너스에 합류했다.

데이비드 슈나이더 : 한국뿐만 아니라 글로벌적으로도 에이전시 간 합병이 큰 트렌드다. 한 분야에 전문성을 보유한 소규모 회사들이 포괄적인 종합 커뮤니케이션을 제공하려 합병을 택하고 있다. 글로벌 시대인 만큼 이는 어쩔 수 없는 현상인 것 같다. 여러 시장과 분야를 아우를 수 있는 종합서비스를 찾는 니즈가 많아진 상황에서 소규모 대행사가 제공할 수 있는 범위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다만, 앨리슨과 한국 PR회사와의 이번 파트너십은 맹목적으로 덩치를 키울 목적의 전략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싶다. 글로벌 규모의 요구를 소화하면서 각 파트너의 고유한 강점을 결합해 장점을 더욱 키우고자 한다.

두 분 모두 한국 방문이 처음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 다른 나라와 비교해 한국 시장을 어떻게 보고 있나?

한국 시장을 설명할 때 ‘역동적’이라는 단어가 가장 와 닿는다. 특히 오랜 기간 동안 삼성전자와 일을 해오며, 엄청난 결과와 성공을 이끄는 에너지, 강력한 의지를 보고 영감을 받고 있다.

데이비드 슈나이더 : 한국은 이미 혁신적인 기술력으로 널리 알려졌으며 부정할 수 없는 기술 강국이다. 사실, 앨리슨 파트너스를 한국으로 이끈 이유는 기술력보단 한국이 세계적으로 수출하는 예술, 음악 그리고 문화에 있다. 특히, 음악적인 부분에서 BTS(방탄소년단)는 아시아 문화를 대중화하며 엄청난 파급을 불어오고 있다.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나의 딸 또한 BTS의 엄청난 팬이다.(웃음) 개인적으로도 예술과 음악을 포괄하는 문화적인 영향력을 형성하고 한국이 문화강국으로 점차 성장하고 있어 무척 흥미롭게 느껴진다. 그래서 한국 시장에 진출해야 하는 명분이 더욱 강력해졌다. 앨리슨 파트너스의 새로운 한국지사를 통해 더욱 창의적으로 커뮤니케이션 달리 다가갈 수 있는 방법에 영감을 받아갈 예정이다.

앨리슨 파트너스 코리아로서 앞으로의 목표나 포부.

한국 진출에 크게 두 가지 목표를 가지고 있다. 한국 기업의 해외 진출시 현지 파트너를 통해 글로벌 홍보와 마케팅을 돕고, 해외 브랜드의 한국 진출에도 도움을 줄 예정이다. 또한 우리가 보유한 역량과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한국의 유망한 스타트업을 발굴해내고 세계적인 무대로 뻗어나가는 데 기여하고 싶다. 단순히 외형적 확장이나 성공이 아닌 도전과 성장을 함께 할 신뢰를 기반으로 차별화된 에이전시 역량을 보여주려 한다. 앞으로 앨리슨 파트너스가 일궈나갈 미래에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린다.

하이트 사장은 "한국 기업의 해외 진출시 글로벌 홍보와 마케팅을 돕고, 해외 브랜드의 한국 진출에도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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