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표 ‘VR노래방’, 새 먹거리 될까
SBS표 ‘VR노래방’, 새 먹거리 될까
  • 문용필 기자 (eugene97@the-pr.co.kr)
  • 승인 2018.11.21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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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영-울림엔터와 손잡고 영상 콘텐츠 제작 중…“VR 특유의 촬영문법 자신 있다”
​21일 진행된 SBS의 'VR 노래방' 영상 제작 현장에서 연기 중인 걸그룹 러블리즈의 케이. SBS 제공
​20일 진행된 SBS의 'VR 노래방' 영상 제작 현장에서 연기 중인 걸그룹 러블리즈의 케이. SBS 제공

[더피알=문용필 기자] 지상파 방송이 시청률 하락과 광고시장 침체로 경영난에 빠져 있는 가운데 SBS가 사업 다각화 일환으로 가상현실(이하 VR)에 눈을 돌렸다. 방송 콘텐츠 차원을 넘어섰다. 노래방 반주기기 업체 금영과 손잡고 VR노래방을 선보이는 것. 첨단기술과 결합한 새로운 비즈니스를 발굴해 광고플랫폼 가능성을 타진해 볼 것으로 예상된다.

SBS는 현재 노래방용 VR영상 콘텐츠를 제작 중이다. 360도 영상에 노래를 부르는 사람이 주인공이 된 것처럼 청중들이 반응한다. 여기에 인기 아이돌 그룹 멤버가 영상에 등장해 스타와 한 무대에 선 것 같은 느낌을 자아낸다. 길거리, 방송사 스튜디오 등 마음에 드는 장소를 선택할 수 있다.

지난 20일 저녁 서울 남산N타워에서 진행된 촬영의 테마는 ‘거리 버스킹’이었다. 노래가 시작되면 마치 플래시몹을 하듯 주변 사람들이 모여들고 노래가 진행되면서 점점 환호성을 지르며 호응해주는 콘셉트. 이날 촬영에는 걸그룹 러블리즈의 멤버 케이가 등장해 시선을 끌었다. 

SBS의 이번 VR 프로젝트는 ‘스타킹’ ‘오마이 베이비’ 등을 거친 ‘예능 베테랑’ 배성우 PD가 총괄 연출을 맡았다. 배 PD는 3년 여간 VR 콘텐츠를 제작한 해당 분야 전문가이기도 하다. 촬영현장에서 만난 배 PD는 “노래방은 ‘나만의 공간’이라는 성격이 강하다. VR의 주인공은 자기 자신”이라며 “나를 위한 영상을 나만의 공간에 매칭시킨 것”이라고 설명했다.

SBS 다른 관계자도 “노래방 인기순위 상위권 곡들을 살펴보면 이별노래들이 많다. 이를 통해 노래방을 찾는 사람들의 정서가 외로움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했다”며 “모바일 이용이 늘어나면서 대화가 점점 단절되고 있는데 (VR을 통해) 가상공간에서 누군가 나를 맞이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고 소개했다.

시작은 한 UI(사용자 인터페이스, User Interface) 개발업체의 ‘VR 노래방’ 아이디어였다. 콘텐츠 제작 경험을 보유한 SBS는 이를 받아들여 금영 측에 파트너 제안을 했고, 때마침 VR사업에 관심을 갖고 있던 금영도 이에 호응했다. 

양사는 지난 9월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본격적인 사업에 착수했다. 여기에 연예기획사 울림엔터테인먼트가 합세하면서 콘텐츠와 플랫폼, 기술, 출연진의 4박자가 갖춰졌다. 아이돌이 참여한 만큼 타깃은 1020 젊은 세대다.

사실 전통 방송사가 VR에 눈을 돌린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상파 3사 모두 몇 해 전 부터 자사 IP(지적재산)에 기반하거나 VR에 특화된 별도의 영상을 만들어 온라인상에 선보인 바 있다. 여기에 조선일보와 한국경제 등 신문들도 뉴미디어 실험의 일환으로 VR 콘텐츠를 제작했으나 현재는 주춤한 모양새다. ▷관련기사: ‘VR≠360도’…감성에 의존해야

초기에는 360도 화각으로 영상을 볼 수 있다는 신기함에 관심을 모았지만 이내 신선함이 반감되면서 매력이 떨어졌다. 여기에 제대로 된 VR영상의 경우 별도의 장비를 착용해야 한다는 점에서 이용자층을 넓히는 데는 실패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미디어 밖으로 눈을 돌려봐도 ‘VR방’과 일부 기업의 마케팅용 체험관 정도 외에는 아직까지 저변이 넓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SBS가 VR노래방에 뛰어든 데에는 자사의 콘텐츠 제작 역량을 활용해 새로운 플랫폼에서 먹거리를 창출하고 광고 플랫폼 확장을 꾀하겠다는 속내가 깔려있다.

SBS 관계자는 “VR은 특유의 촬영문법이 있는데, VR콘텐츠를 3년여간 만들어왔기에 (그 점에서) 자신감이 있다”며 아울러 “VR에서는 광고표현이 자유롭고 사용자에게 몰입감을 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임팩트 있는 광고가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기대감을 피력했다.

방송 콘텐츠와 달리 ‘심의’라는 제약이 따르지 않는 장점도 있다. 이 관계자는 “광고 자체도 (사용자에게 방해를 주지않는) 자연스러운 콘텐츠로 소화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며 현재 여러 업체들과 접촉 중이라고 귀띔했다.

새로운 플랫폼에서 펼치는 SBS의 콘텐츠 실험은 내년도에 본격 상용화될 5G와도 무관치 않다. 360도로 촬영된다는 특성상 VR콘텐츠는 용량이 커서 스트리밍 영상이 끊기는 단점이 있는데 5G환경이 구축되면 그 문제를 해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SBS는 다음달 시범운영을 거쳐 내년 3월에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향후 모바일에서도 (서비스가) 구현될 수 있도록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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