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 유치’ 쿠팡이 진짜 투자해야 할 곳
‘2조 유치’ 쿠팡이 진짜 투자해야 할 곳
  •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 승인 2018.11.22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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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웹서비스 장애 여파 국내 기업들 ‘줄다운’…IT 전문가 “DR 통한 이중화 필요”
22일 오전 8시 30분 경부터 접속 장애를 겪은 쿠팡 애플리케이션 화면.
22일 오전 8시 30분 경부터 접속 장애를 겪은 쿠팡 애플리케이션 화면.

[더피알=안선혜 기자]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로부터 20억 달러(약 2조2000억원) 투자를 받으며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킨 쿠팡이 호재 발표 하루 만에 접속 장애로 곤혹을 치렀다. 스스로를 ‘기술회사’로 정의하며 경쟁사와 차별화 된 행보를 보이던 중 IT 시스템에 구멍을 보인 격이라 더욱 세간의 입에 오르내렸다. 

쿠팡 웹사이트와 앱 접속불가는 22일 오전 8시30분 경부터 1시간 이상 지속됐다. 쿠팡이 IT 인프라 전반 계약을 맺은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 아마존웹서비스(AWS) 서버 장애로 빚어진 문제였다.

AWS는 쿠팡과 같은 기업들이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서버를 빌려주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도메인 네임(www로 시작하는 영문 주소)을 IP주소(숫자로 표시되는 기기 고유 주소)로 바꿔주는 서비스에 문제가 생기면서 ‘줄다운’ 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실제 쿠팡뿐 아니라 해당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는 국내 다수 기업들이 같은 시각 동일한 증상을 겪었다. 국가기간방송사인 KBS를 비롯해 나이키, 넥슨, 심지어 업비트, 고팍스와 같은 암호화폐거래소들이 줄줄이 접속이 막혔고 배달의민족, 야놀자, 마켓컬리, 당근마켓, 블라인드와 같은 스타트업 서비스도 ‘먹통’이 됐다.

(왼쪽부터)배달의민족 앱 접속 시 뜬 장애 알림과 업비트가 카카오 플러스를 통해 전달한 장애 공지.
(왼쪽부터)배달의민족 앱 접속 시 뜬 장애 알림과 업비트가 카카오 플러스를 통해 전달한 장애 공지.

암호화폐거래소처럼 거래 타이밍에 따라 금전적 손실이 발생하는 서비스들은 고객 성토가 이어졌고, 2조원 규모 투자 유치로 한창 기업 가치를 띄우던 쿠팡에도 찬물을 끼얹은 셈이 됐다.

클라우드 업체 한 곳의 장애가 이번처럼 대규모 혼란을 불러온 건 AWS에 대한 국내 기업 의존도가 상당히 높고 장애 발생에 대한 대비도 부족했던 탓이다.

반면 금융회사들은 이런 위험성에 대비하기 위해 서버 인프라를 한쪽에만 의존하지 않고 이중화시킨다. 실시간 금전 거래가 이뤄지는 특성상 서버에 문제가 생길 경우 그야말로 대란이 벌어질 수 있기에 대체 서버를 준비해 서비스가 중지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다. 처음부터 트래픽을 반반으로 분산시키기도 한다.

IT업계 한 관계자는 “금융사는 다 예비용 인프라를 마련하는 DR(Disaster Recovery)이라는 것을 운영한다”며 “이번 AWS 장애를 계기로 또 다른 클라우드 서비스를 운영하는 MS(마이크로소프트)같은 곳에서 적극적으로 영업에 나설 듯하다”고 봤다. 

그는 “특정 클라우드 서비스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많은 업체들이 한꺼번에 서비스 차질을 빚는 일이 종종 발생할 수 있기에 이중화에 대한 투자로 실질적인 리스크 관리를 해야 한다”며 “다만 비용이 들어가는 문제인 만큼 경영진의 의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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