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스럽게 접근하니 167만 팔로어 찍었어요”
“농협스럽게 접근하니 167만 팔로어 찍었어요”
  • 박형재 기자 (news34567@the-pr.co.kr)
  • 승인 2019.02.15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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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SNS팀 시리즈 인터뷰 ③] NH농협은행 홍보국 송은별 계장

금융이 달라지고 있다. 보수적이고 딱딱한 이미지를 벗고 젊고 유쾌하게 소통한다. 변화의 첨병은 SNS다. 은행원이 직접 어려운 금융정보를 쉽게 풀어내거나, 신박한 아이디어로 고정관념을 깨고 있다. 주요 금융사 SNS 담당자를 차례로 인터뷰하고 평소 고민과 차별화 방안을 들어봤다.

NH농협은행 홍보국 SNS 담당 송은별 계장이 팀 대표로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사진: 박형재 기자
NH농협은행 홍보국 SNS팀 송은별 계장이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사진: 박형재 기자

[더피알=박형재 기자] 은행 SNS 팔로어수가 167만명에 달한다. 금융 대신 우리 농산물이나 지역축제를 강조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치열한 고민 끝에 업의 본질에서 새로움을 찾아낸 결과다. 은행답지 않은 콘텐츠로 친근하게 고객과 소통하는 NH농협은행 SNS팀을 만났다.

더피알 독자들에게 농협은행 SNS팀을 소개해주세요.

안녕하세요. NH농협은행 홍보국 SNS팀 송은별 계장(29)입니다. 저희는 팀장, 주임 둘, 계장 총 4명이 SNS를 맡고 있어요. 주임님 한 분은 디자이너라 실질적인 콘텐츠 기획은 셋이 하고 외주사와 함께 콘텐츠를 만듭니다.

주요 SNS 채널은 어떻게 운영하나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네이버 블로그 4곳을 운영 중입니다. 채널별 타깃은 페이스북이 40~50대, 인스타그램은 20~30대, 유튜브의 경우 10~20대를 대상으로 하고요. 페이스북은 텍스트, 인스타그램은 이미지, 유튜브는 동영상 중심으로 채널별 정보를 달리 가져가고, 올해에는 유튜브 활성화에 힘을 쏟을 계획입니다.

저희는 SNS 전체 팔로어수가 167만명으로 은행권 중에서 제일 많거든요. 올해 페이스북은 전년도 수준(110만명)을 유지하고,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구독자를 각각 39만에서 60만, 20만에서 40만명까지 늘려 강력한 홍보채널로 육성할 생각이에요.

은행 중에서 SNS 팔로어가 가장 많은 비결은 무엇인가요.

농업에 바탕을 둔 지역밀착형 은행이다보니 타행에 비해 저희만 할 수 있는 콘텐츠들이 있어요. 농촌체험, 지역축제 소개는 물론 ‘우리 농산물을 이용한 제철음식 레시피’, ‘농산물 퀴즈’ 같은 것들도 꾸준히 올리거든요.

대표적으로 ‘농가소득 5000만원 국민 건강 캠페인’이란 게 있어요. 농가소득 5000만원 달성을 위해 국민 모두가 우리 농산물을 사먹자는 취지에요. 농업, 농촌 관련 주제로 이벤트 열고 좋아요나 댓글, 공유해주신 분들 중 매달 1000명 뽑아서 제철과일이나 돼지고기, 한우 같은 지역특산물을 선물로 드립니다. 이런 이벤트는 경품도 경품이지만 농촌살리기에 앞장선다는 의미가 있으니 많이 참여해주세요. 아무래도 팬 수 확보에 유리하죠.

농협은행 인스타그램에서는 ‘우리 농산물을 이용한 제철음식 레시피’ 같은 콘텐츠를 만나볼 수 있다.
NH농협은행 인스타그램에서는 ‘제철음식 레시피’처럼 우리 농산물을 이용한 요리 콘텐츠를 선보인다. 

지역밀착형 은행답게 지역 연계 프로그램도 있을 것 같아요.

NH여행이라는 농협 계열사와 연계해 농촌체험 이벤트를 열고 있어요. 주말에 하루 일정으로 지역 농촌을 체험하고 인근 명소도 방문하는 코스에요. SNS이벤트 때마다 40명 정도가 가는데 직접 사과나 배도 따고 수확물 가지고 돌아오니 굉장히 즐거워하세요.

농촌체험의 경우 혼자서 하려면 엄두가 안나잖아요. 부모님들이 어린 자녀들과 함께 갔다오고 SNS에 체험 후기를 올리거나 지인들에게 추천하는 등 입소문이 많이 났어요. 이런 프로그램도 다른 은행과 달리 저희가 하면 전혀 어색하지 않죠.

농협 인스타그램 팔로어가 최근 2년새 드라마틱하게 늘었습니다. 업계 관계자들이 관심있어 하던데 이유를 파악해보셨나요?

은행답지 않은 친근한 콘텐츠를 좋게 봐주시는 것 같아요. 인스타그램은 그냥 이미지만 올리면 재미없으니 주로 카드뉴스 형태로 가요. 돌림판 클릭해서 멈추면 오늘의 운세를 보여주거나, 간단한 빈칸 채우기 같은 걸로 참여를 유도하죠. 직장인 요일별 농산물 모닝음료 추천 같은 소소한 일상 콘텐츠들도 많이 올리고요.

타임어택 형식으로 인스타그램에서만 하는 미니 이벤트도 생각보다 호응이 좋습니다. 월요일에는 ‘월요병 탈출’이라고 해서 아침 출근길에 커피쿠폰 5개, 수요일은 점심식사 후 디저트, 금요일엔 일주일을 마무리하는 의미로 치킨쿠폰 3개 같은 걸 2시간 반짝 댓글 받아서 추첨을 통해 드리는데 소확행 이벤트지만 반응이 괜찮아요. SNS팬 이탈 방지에도 도움되고요.

앞서 말씀드린 통 큰 이벤트도 팬 증가에 도움된 것 같아요. (웃음) 한달에 1000명씩 경품 주는 곳이 별로 없거든요.

농협은행 모델이 강레오 쉐프던데 다른 은행에서 아이돌을 선호하는 것과 비교됩니다.

강레오 쉐프는 수년째 농촌을 찾아다니며 현지 식재료로 요리하는 것으로 유명해요. 쉐프가 만든 지역특산물 요리를 활용해 바이럴 영상을 제작하거나, 고객 초청 특강을 여는 등 우리 농산물의 우수성을 알리는 데 적합한 인물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실제 요리 콘텐츠에 대한 호응도 크고요.

그렇다고 아이돌을 아예 안 쓰는 건 아니에요.(웃음) 최근 SNS홍보대사로 공원소녀라는 신인 여자 아이돌그룹을 섭외했어요. 춤과 노래를 활용해 캠페인 영상을 만드는 등 다양하게 접근하고 있어요.

보통 인기 가수를 섭외하기 마련인데 신인을 뽑으셨네요.

공원소녀의 경우 작년 9월에 데뷔했는데 청순한 이미지가 농촌, 농협과 잘 맞다고 생각했어요. 농가소득이 오르는 것과 공원소녀라는 신인 아이돌이 성장해나가는 과정이 연결되면서 남다른 시너지가 날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실제로 공원소녀가 진행한 ‘농가소득 올라올라 캠페인 영상’ 반응이 좋았어요. 캠페인 주제는 생활 속 작은 실천이 농가소득 향상에 기여한다는 거에요. ‘우리 고구마 사과 배 날신미모 올라올라’ 같이 다이어트 할 때나 한창 키가 클 성장기에 우리 농산물을 많이 먹자는 내용을 전파했어요.

재밌는 스토리와 중독성 있는 음악으로 공유가 많이 됐습니다. 캠페인 영상에 나온 춤을 따라하고 영상을 찍어 SNS에 올리면 선물 주는 이벤트도 열었는데 예상보다 많은 분들이 참여하고 #농협 해시태그를 달아 퍼뜨렸어요.

유튜브 운영도 잘 하신다고 들었어요. 모든 기업들이 유튜브 채널을 고민 중인데 나름의 노하우가 있다면 들려주세요.

농협은행도 유튜브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건 작년 하반기부터였어요. 영상을 잘 만들려면 비용이 많이 드니 간단한 금융상품 홍보는 내부 직원이 소화하고, 캠페인 영상 정도만 외주로 돌리고 있습니다.

은행 내부적으로 금융상품이나 서비스를 영상으로 홍보하려는 공감대가 형성돼있어요. 재밌고 어렵지 않게 저희를 표현하려고 노력합니다. 얼마 전 화제를 모은 막장드라마 형태의 웹드라마 ‘#새애비다’도 그런 차원에서 진행했고요. 새로운 농협 앱이 나왔다며 ‘새애비(앱)다’를 언어유희로 표현했는데 은행답지 않다는 평가가 나왔어요.

유튜브 활성화를 위해 농협 직원들 중에서 ‘올해의 NH유튜버’ 19명을 뽑기도 했습니다. 영상에 관심있거나 제작 능력을 가진 분들이 평소에는 각 지역 농협에서 은행원으로 활동하시고 틈틈이 농협 홍보용 SNS콘텐츠를 직접 찍는 겁니다. 직장인 목돈 마련 팁, 연말정산 방법 등 실무 경험에 근거한 유용한 정보를 생생한 목소리로 제공할 예정이에요.

영상 제작을 저희 내부에서만 소화하기엔 인력이나 비용이 부족하니 앞으로 영상제 같은 공모전도 열 계획입니다.

개인이 직접 영상을 만들면 리스크가 있지 않나요?

NH유튜버 지원자들에게 연간 콘텐츠 제작 계획을 받았어요. 그걸 기반으로 이런 내용의 영상을 찍겠다는 시나리오를 주시면 홍보팀이나 상품 관련팀과 같이 협의해 컨펌받고 사전 조율된 상태에서 제작에 들어가 문제없어요. 잘하신 분들은 시상금이나 내부 표창도 드릴 예정이고요. 아직은 저희도 시작 단계라서 결과물이 나오면 보여드릴게요. (웃음)

은행 홍보를 하며 어려운 점이 있다면 들려주세요.

SNS는 젊은 분들이 많이 하니까 그들이 좋아하는 B급 콘셉트나 시의성 있는 유행어들도 사용하고 싶은 마음이 있죠. 그런데 은행업 특성상 약간 보수적이고 공공성을 띄어야 하는 부분이 있어서 못할 때가 많아요. 걸림돌들을 피하다보면 평균적이거나 무난한 콘텐츠로 자꾸 수렴하는 것 같아요.

질문 외에 추가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농협은행 SNS가 과분한 사랑을 받고 있는데 여기까지 어렵게 올라왔으니 잘 유지하고, 팬들이 실망하고 떠나지 않게끔 계속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SNS팬이 농협은행 고객으로 전환되도록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싶어요.

*다음 편 주인공은 현대카드입니다.
그외 내공 있는 금융사 SNS팀, 시리즈 인터뷰에 참여를 원하는 곳은 박형재 기자(
news34567@the-pr.co.kr)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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