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도 정보도 놓친 취업예능 ‘해볼라고’
재미도 정보도 놓친 취업예능 ‘해볼라고’
  • 조성미 기자 (dazzling@the-pr.co.kr)
  • 승인 2019.02.15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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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토크] 하루만에 섭렵하는 꿈의 직장?
과장된 상황 설정, 프로그램 몰입도·공감도 떨어뜨려
JTBC ‘해볼라고’ 조폐공사 편 방송화면.
JTBC ‘해볼라고’ 조폐공사 편 방송화면.

[더피알=조성미 기자] 새로운 기업 탐방 예능 프로그램이 등장했다. 취업과 이직을 준비하는 이들을 위한 신개념 예능 프로그램을 표방한 JTBC ‘해볼라고’다. 

담당 PD는 연예인 취업 아바타를 통해 꿈의 직장 찾기에 힌트를 얻길 바란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첫 회사는 꿈의 직장이라고 불리는 공사 가운데서도 취준생들이 선호한다는 조폐공사였다.

방송은 6명의 출연자가 실제 취업 관문을 거치는 것으로 시작했다. 자기소개서 작성을 포함한 서류전형과 실기과제, NCS(국가직무능력표준)와 면접까지 155:1의 경쟁률을 자랑하는 공채 입사 전형을 직접 체험했다.

입사 과정을 다룬 1일 방송분에 이어 8일에는 디자인연구실, ID사업팀(여권·외국인등록증·복지카드 등의 발급을 담당), 압인사업팀(기념주화와 메달 등의 사업을 담당) 등 각 부서에 두 명씩 나눠 실무를 체험하는 모습을 담았다.

실제 사업장에 배치된 출연자들은 사무실 분위기에 압도되며 적응하기 힘들어하거나 억 단위의 사업 규모에 실수하면 어쩌나 고민하는 등 실제 신입사원이 할 법한 모습을 보인다. 그리고 이내 적응한 듯 직장생활에 관해 이것저것 묻기도 한다.

자연스레 조폐공사에서 하는 일도 전파를 탔다. 화폐 디자인부터 보안시설인 지폐공장에서 돈이 찍히는 과정이 담겼다. 또 돈만 찍는 줄 알았던 조폐공사에서 발행하는 금괴나 기념주화, 여권 등에 대해서도 소개됐다.

그리고 현재 진행하는 3.1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 100주년 기념메달 사업, 2020년 도입 예정인 새로운 여권 등 조폐공사가 알려야 할 사업들도 보여줬다. 이 과정에서 출연자들이 신입사원다운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제시하며 직원들에게 신선한 자극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취준생이나 신입사원 입장에서 꿈도 못 꿀 상황 설정이 곳곳에 담겨 전체적으로 프로그램 몰입도를 떨어뜨렸다. 

우선 하루 출근에 비해 너무 많은 업무를 수행했다. 보도자료 작성은 커녕 문서 프로그램도 잘 다루지 못해 일을 제대로 마무리하지 못하는 처지에 곧바로 반부패 청렴 포스터 공모 아이디어 회의에 참석하는 등 겉핥기식 체험이 이어졌다.

또 전화응대 업무 교육은 마치 장난처럼 응하는 장면이나, 같은 부서에 배정된 동기끼리의 경쟁을 예능적으로 부각해 편집한 것도 실질적인 취업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애초 취지와는 거리가 있어 보였다.

구직자들이 가지는 기업에 대한 막연함을 실질적인 정보로 해소해 줄 것 이라는 기대는 너무 과했을까? 약 세 시간짜리의 방송을 보고 나니 ‘우리 회사는 이런 것도 하고 저런 것도 해요’식의 기업 홍보 영상을 본 듯한 기분이다. 방송 시작 부분에 나오던 ‘진로·구직을 고민하고 뻔한 취업 정보에 답답한 이들에게 도우미가 되고 싶은 아이들의 이야기’란 문구에 물음표가 남는다.

프로그램의 취지를 설명한 방송화면.
프로그램의 취지를 설명한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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