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카드에서 했다’ 하면 다른 SNS팀도 결재받기 쉽대요”
“‘신한카드에서 했다’ 하면 다른 SNS팀도 결재받기 쉽대요”
  • 박형재 기자 (news34567@the-pr.co.kr)
  • 승인 2019.03.04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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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SNS팀 시리즈 인터뷰 ⑤] 신한카드 브랜드기획팀 문주원 차장

금융이 달라지고 있다. 보수적이고 딱딱한 이미지를 벗고 젊고 유쾌하게 소통한다. 변화의 첨병은 SNS다. 은행원이 직접 어려운 금융정보를 쉽게 풀어내거나, 신박한 아이디어로 고정관념을 깨고 있다. 주요 금융사 SNS 담당자를 차례로 인터뷰하고 평소 고민과 차별화 방안을 들어봤다.

신한카드 브랜드기획팀 문주원 차장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 박형재 기자
신한카드 브랜드기획팀 문주원 차장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 박형재 기자

[더피알=박형재 기자] 카드 데이터와 트렌드 분석 결과를 활용해 요즘 뜨는 콘텐츠를 제작한다. SNS 채널별 타깃 메시지와 말투를 다르게 가져간다.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니 카카오톡 푸시메시지마저 자발적으로 공유된다. 신한카드 SNS팀은 디테일을 무기로 진짜 연결을 꿈꾸고 있다.

더피알 독자들에게 인사해 주세요.

안녕하세요. 신한카드 브랜드기획팀 문주원 차장(41)입니다. 신한카드 SNS는 저와 사원, 2명이 담당하고 있어요. 주요 채널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네이버 포스트, 다음 블로그, 카카오톡 플러스친구까지 6개입니다.

저희는 홍보팀이 아닌 브랜드기획팀에 소속돼 콘텐츠를 유기적으로 만들어요. 브랜드기획팀은 브랜드, 광고, 사회공헌, 디자인 4가지 영역을 담당하며 20명이 근무하고 있습니다.

제 입으로 말하기 쑥스럽지만 신한카드가 업계 1위거든요. 이에 걸맞게 SNS 팬 수도 1위여서 나름 잘하는 편이라 생각해요. 저희가 뭘 하면 다른 카드사에서 어떻게 진행했냐고 문의도 많이 오고, SNS 콘텐츠 만들 때 “신한카드에서 했습니다”라고 하면 결재받기 쉽다더라고요.(웃음)

SNS 소통에서 자부심이 대단한데 어떤 점이 다른가요.

우선 팔로어수가 압도적입니다. 약 330만명이 저희 채널을 구독하고 계세요. 구체적으로 페이스북 132만, 인스타그램 52만, 카카오톡 102만, 유튜브 구독자수 10만, 블로그 방문자수 월 평균 30만, 포스트 방문자수 월 평균 10만명입니다.

인터뷰를 계기로 세어보니 매달 50~55개의 콘텐츠를 생산하고 작년 한해 동안 조회수, 공유 등이 월 평균 1000만 고객에 달하더라고요. 많은 분들이 저희 SNS 채널을 주목하고 있기에 디테일에 굉장히 신경씁니다. 그런데 담당자가 너무 신중하면 콘텐츠가 재미없어져서 균형을 잘 맞추려고 해요.

채널별 전략은 어떻게 가져가십니까. 

신한카드는 각 채널에 정체성을 부여하고, 각각의 특성에 맞게 스토리텔링을 최적화하고 있어요. 채널별 믹스도 많이 하고요. 예를 들어 주유할인에 특화된 딥 오일(Deep Oil) 카드가 나오면 페이스북에서 ‘초보운전자의 서러움’이란 공감형 콘텐츠에 주유할인 혜택을 자연스럽게 녹여내고, 블로그와 포스트를 통해 자세한 혜택과 이용 팁을 안내합니다. 카카오톡에서는 신규 고객을 다수 확보하며 실질 영업 성과까지 이어가고요.

페이스북은 명확하게 홍보채널로 활용하고 있어요. 사람들이 거기서 뭘 보고 카드신청을 바로 하진 않더라고요. 저희 서비스나 이벤트를 알리고 인지시키는 채널, 단기간 확산시키는 용도로 사용합니다. 

그 다음엔 사람들이 카드, 포인트 혜택 등으로 검색을 하잖아요. 네이버 포스트, 다음 블로그는 이럴 때 검색에 걸리도록 하는 역할이에요.

카카오톡 플러스친구는 메시지가 다이렉트로 전달되는 특징이 있어요. 신한카드와 플친을 맺었다는 건 이미 광고를 받아들일 마음이 있는 분들이기도 하고요. 전환률이 높은 편이어서 실제 카드 발급이나 서비스 신청 유도 채널로 활용합니다. 

유튜브의 경우 기본적으로 광고 채널로 접근하고 있어요. 콘텐츠 소비도 많고 바이럴도 많이 되지만 아직은 경험치를 쌓는 중입니다.

카카오플러스친구를 잘 활용하는 게 흥미롭네요. 보통 사람들이 기업 이벤트 할 때만 친구맺고 끝나면 이탈하는데 어떻게 관리하시나요?

사실 저희도 비슷한 고민을 했었어요. 카카오플친은 다른 SNS와 달리 일방향 메시지인데다 체리피커가 많지 않을까 우려했죠. 그런데 놀라운 건 꼭 그렇지 않다는 거에요. 유용한 정보를 꼭 필요한 사람에게 전달하면 의외로 공유가 많이 돼요. 예컨대 주유할인이 있는 딥 오일 카드를 30대 남자에게 보내거나, 저희 제휴서비스인 올댓 웨딩 콘텐츠를 20~30대 여성에게 보냈을 때 플러스친구가 자연적으로 증가했어요.

고객들은 진짜 유익한 정보라면 친구들에게 공유해요. 카카오톡의 경우 공유만 누르면 채팅방에 금방 전달할 수 있으니 그런 측면에서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상대적으로 페이스북은 친구 태그하는 선에서 그치는 때가 많거든요. 카톡에서는 “내 친구 신한카드 쓰는데 조만간 결혼해”, “내 친구는 맨날 주유비 툴툴거리던데” 그러면 결혼 혜택, 주유 혜택 정보를 그냥 편하게 공유하는거죠.

그래서 메시지 보낼 때 매스(mass)하게 가지 않도록 노력합니다. 각 타깃별로 메시지 다르게 제작하려면 품은 많이 들지만 고객이 광고가 아닌 정보로 받아들이니 비용 대비 효과가 있어요.

특별히 반응이 좋았던 콘텐츠는 어떤 거였나요.

2017년 당시 ‘딥(DEEP)’이란 상품철학을 내세우고 딥 드림 카드를 론칭했어요. 딥이란 용어 자체가  어려워서 이를 어떻게 친숙하게 알릴까가 관건이었죠. 고민 끝에 타이거마스크가 등장하는 추억의 가위바위보 게임 디비디비딥을 하자고 의견이 모였어요.

페이스북에서 게임을 진행하는데 매주 실시간 랭킹을 보여주며 경쟁심리를 자극했습니다. 디비디비딥 5연승을 하면 오프라인 행사인 디비디비딥 챔피언전 참여기회를 줬고요. 이벤트 기간에는 디비디비딥 포인트 혜택을 강조하는 콘텐츠들로 고객들이 은연 중에 포인트가 많이 쌓이는 카드라고 느끼도록 했습니다.

이런 식으로 어필한 결과 총 20만명이 게임에 참여했고 오프라인 행사에는 1만명이 응모했어요. 카드 또한 200만장이 발급돼 큰 인기를 끌었고요.

신한카드 딥 드림 카드 이벤트는 SNS콘텐츠가 다양한 채널에서 바이럴되고 오프라인 행사와 실질적인 카드 발급까지 이어졌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
신한카드 딥 드림 카드 이벤트는 SNS콘텐츠가 다양한 채널에서 바이럴되고 오프라인 행사와 실질적인 카드 발급까지 이어졌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

작년에는 월드컵을 앞두고 뭘 할까 고민하다가 ‘월두껍’ 콘텐츠를 진행했어요. 이걸 하기 위해 두꺼비를 사다가 한달간 키웠어요. 두꺼비가 굉장히 민감한 동물이라 낯선 환경에서는 움직이지 않아요. 처음에 대행사 스튜디오에서 영상 찍는데 조명 들어오니까 가만있어요. 그래서 지렁이 먹여가며 친해졌죠.

월두껍이라고 이름 지으니 그 자체로 빵 터지는 거에요. 게다가 페이스북 알고리즘상 한번 터지니 연계 콘텐츠도 도달률이 좋아서 한달 간 페북, 블로그 등에 월두껍으로만 23개를 만들었어요. 월두껍에 카드 상품도 은근히 붙여서 홍보하고요. 오늘밤 한국 경기가 있으면 ‘야식 먹을 때 좋은 체크카드’를 소개하는 식으로 두꺼비에 업혀 갔죠. (웃음) ▷관련기사: ‘월드컵’을 말할 수 없는 기업들의 월드컵 마케팅

경험적으로 어떤 포인트가 있어야 SNS에서 확산되던가요.

대체로 일상공감형 콘텐츠들의 인기가 많아요. 친구같은 이미지를 형성하는 콘텐츠 전략인데 ‘ㅅㅎ씨를 찾습니다’ 같은 경우는 아주 단순하게 접근한 콘텐츠였음에도 유기도달 90만명, 소셜액션 3만명이나 됐어요. 저희는 ‘신한’ 정도만 생각했는데 유저들이 저희 페이지에서 놀기 시작하면서 성희, 세현 등 친구 이름 부르고 저마다 신한에 얽힌 추억을 공유하며 놀이의 장이 됐습니다.

펫케어서비스를 소개하는 콘텐츠 역시 비슷한 지점에서 반응이 나왔어요. ‘전국댕댕이자랑’이란 페이스북 콘텐츠를 만들었는데 유기적 도달이 90만, 댓글 등 소셜액션이 4만에 달했어요. 재밌는 콘텐츠라는 소문이 나면서 애견인의 성지로 바이럴됐고 예상보다 공유가 많이됐어요.

이해하기 쉽고 참여하기 좋은 콘텐츠, 공유와 확산이라는 SNS 본질을 건드리는 것들이 터지는 거 같아요. 그런데 이걸 염두해두고 일부러 만들면 잘 안나오더라고요.(웃음)

모든 기업들이 유튜브에 대해 관심이 많은데 신한카드는 어떻게 접근하나요.

유튜브에서 인기 있었던 영상 콘텐츠 중에 ‘신한 페이판(PAY FAN)’이란 게 있어요. 신한카드 결제 플랫폼의 일종인데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타임라인처럼 내가 쓴 결제내역을 시간순으로 보도록 만든 거거든요. 이런 형식이 기존에 없던 거라서 고객에게 설명하기가 쉽지 않았는데 영상으로 만드니 굉장히 효과적이었어요.

페이판 영상 조회수가 1200만건에 달했고 댓글도 3000개 넘게 달렸습니다. 댓글 중에는 ‘페이판 기능이 뭔지 잘 몰랐는데 영상 덕분에 이해했다’는 반응이 많았고요. 카드 쓰다보면 기능들이 워낙 많으니 잘 모르는 경우가 있는데 이럴 때 쉽게 풀어주는데 영상이 유용한 것 같아요.

금융사스럽지 않게 접근하기도 합니다. 지난해 나온 ‘젊은 수학천재의 슬픔’ 영상은 영화 예고편 같은 광고로 860만 조회수를 기록했어요. 

금융 SNS라서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요.

아무래도 심의 통과가 제일 힘들어요. 카드사 현업의 이슈를 저희가 잘 이해하고, 그걸 대행사와 같이 콘텐츠로 잘 풀고, 그러면서도 저희 내부에서 심의를 통과해야 하는데 모두 만족하기 어려울 때가 있습니다. 너무 과장되거나 고객을 현혹시킬 수 있는 표현들은 가급적 자제하고 심의를 한번에 통과할 수 있도록 수위조절을 합니다.

간혹 심의에서 “이런 문구는 빼라”는 수정 요청이 올 때도 있어요. 저희는 만들고 빵 터졌는데 못나가거나, 수정 사안이 콘텐츠의 근간이 흔들리는 단어라면 아예 버려지는 콘텐츠도 많아요.

데이터를 다루는 카드회사 특성상 SNS 콘텐츠도 남다를 것 같습니다. 

저희가 행운인 게 카드회사다보니 자체 빅데이터 연구소를 갖고 있어요. 여기서 매달 발행하는 트렌드 리포트에서 SNS 콘텐츠 아이디어를 많이 얻습니다.

예를 들어 졸업 입학 시즌이에요. 예전 같으면 부모님 고객을 겨냥해 ‘우리 아이에게 주고 싶은 졸업 입학 선물’이라고 콘텐츠가 나갔을 텐데, 이번에는 관점을 바꿔서 ‘조카 바보, 이모 Pick 졸업선물BEST’로 갔어요. 요즘 20대들은 자기표현이나 소비에 거침없으니 이런 식으로 접근했죠. 그랬더니 포스팅이 네이버 탑에 오르고 반응도 좋았습니다.

또 올해는 취미 생활이 전문화되고 뜬다는 분석이 나와서 이와 연계해 워라밸 클래스(문화마케팅), 인스타그램 십자수 콘텐츠 등을 제작했어요. 요새 트렌드를 보고 콘텐츠 만들면 확실히 반응이 좋은 것 같아요. 덧붙여 좀 자랑하자면 신한카드 SNS는 작년에 과기정통부 장관상(대한민국 소셜미디어 대상)도 받았어요.

신한카드만의 차별화 전략은 꼽는다면요?

저희는 디테일에 정말 신경을 많이 씁니다. 저희 SNS팬이 330만인데 똑같은 메시지로 그냥 똑같이 가면 TV랑 다를 바 없어요. 페이스북과 인스타, 카톡, 블로그 모두 디테일에 신경써서 메시지를 달리 가져가는 게 굉장히 중요해요.

개인적으로는 SNS도 자꾸 원점으로 회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기교를 부리지 않고 어떤 것도 바라지 않고 고객이 원하는 콘텐츠를 찾아서 공유, 공감의 가치를 찾아야겠다고 생각합니다. 너무 푸시형으로 가거나, 고객 관점으로만 가면 길게 갈 수 없는 영역인 거 같아요.

신한카드 SNS 비전이나 추가로 하고 싶은 말. 

신한카드는 결제 수단 회사에서 페이플랫폼(Pay Platform) 회사로 나아가고자 합니다. ‘연결’이 요즘 화두에요. 디지털 기술로 인해 결제 진입장벽이 사라진 상황에서 카드를 매개로 한 업의 영역에서 벗어나 고객에게 모든 상품과 서비스를 연결해주는 회사로 성장하는 데 SNS가 일조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콘텐츠를 통해 관계, 연결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싶어요.

SNS 업무를 하면서 얻은 경험을 토대로 공감과 공유의 가치라는 SNS의 본질에 충실하여 긴 호흡으로 고객과 기업을 모두를 연결하도록 하겠습니다. 고객가치, 기업가치를 함께 높일 수 있는 콘텐츠 마케팅을 진행하고자 합니다.

더불어 SNS 도달, 브랜드 인지도 제고라는 정성적인 결과에서 더 나아가 실질적인 데이터와 확실한 지표를 가지고 성과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도록 노력할게요.

*금융사 SNS팀 시리즈 인터뷰에 참여를 원하는 곳은 박형재 기자(news34567@the-pr.co.kr)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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