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회사 제품 좀 사주면 안되나요?
우리 회사 제품 좀 사주면 안되나요?
  • 조성미 기자 (dazzling@the-pr.co.kr)
  • 승인 2019.04.19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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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토크] 판매 촉진 위한 사내 구매 이벤트 입길
‘직장’에 대한 달라진 인식 맞춰 사내컴도 이뤄져야

[더피알=조성미 기자] 한 식품회사의 사내이벤트가 입길에 올랐다. 자사 제품을 구매해 영수증과 함께 인증하는 사내 캠페인에 직원들이 압박을 느낀다는 내용이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지면서다. 

일부 직원들은 캠페인 참여 여부가 인사고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부당함을 호소하는 반면, 사측은 강압적으로 진행하거나 불참 시 불이익을 주는 일은 없었다고 해명한다.

사정을 들어보니 양쪽 입장이 모두 이해된다. 목표 달성을 위해 직원들의 힘을 빌리려 한 회사도, 그런 회사의 요구로 특정 제품을 구매해야 했던 직원들도 말이다. (물론 불참자가 실제 인사고과에서 불이익을 받았다면 충분히 문제 제기가 가능한 일이겠지만, 이는 직원의 추측에 따른 주장일 뿐인 상황이다)

결국 회사의 발전과 개인의 성장을 동일시하지 않는 사회 변화를 반영하지 못해 비롯된 해프닝이다. 실제 요즘 직장인들은 회사와 나의 운명을 결부시키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게 그렇게 어려운 일인가?’ 하는 생각도 든다. 일상적으로 먹을 수 있는 식품을, 임직원 할인몰이 아니라 소비자가를 주고 구매하는 게 그다지도 불쾌한 일일까.

더욱이 다른 사람도 아닌 ‘우리’가 만들어 판매하는 제품인데 말이다. 동료 중 누군가가 연구·개발해 생산했고 또 마케팅과 홍보 그리고 영업에서도 그 제품을 위해 많은 고민을 했을 것이다. 크게 애사심까지 거론하지 않더라도, 내 옆에서 일하는 이들의 노고를 서로 인정해주는 차원에서라도 할 수 있는 것 아닐까.

극단적인 예이지만 아이돌 팬덤은 내 가수를 1위로 만들기 위해 사재기도 불사한다. 같은 앨범을 구매하는 것이 쓸 데 없는 짓인 줄 알면서도 나름의 방식으로 애정을 표현한다. 결국 마음 가는 만큼 행동이 뒤따르게 된다.

물론 사측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에도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직원들의 자발적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그들 눈높이에서 설득하는 충분한 노력을 기울였어야 했다. 무엇보다 이제는 ‘우리 직원’이 아닌 ‘내부 고객’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알다시피 고객은 의도대로만 움직이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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