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무 LG 회장이 ‘사랑받는 기업인’으로 기억되는 이유
구본무 LG 회장이 ‘사랑받는 기업인’으로 기억되는 이유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19.05.20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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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20일 1주기 추모식 간소하게 치러
추모 영상 속 직원들의 회고담 인상적

우렁찬 박수 소리 가운데 ‘젊은 구본무’가 LG의 깃발을 넘겨받는다.
상기된 표정으로 힘차게 깃발을 흔드는 모습과 함께 “제가 꿈꾸는 LG는 모름지기 세계 초우량을 추구하는 회사입니다”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1995년 2월 22일 LG 회장 이취임식에서 구본무 당시 신임 회장이 LG 깃발을 흔들고 있다. LG 제공
1995년 2월 22일 LG 회장 이취임식에서 구본무 당시 신임 회장이 LG 깃발을 흔들고 있다. LG 제공

[더피알=강미혜 기자] 지난해 타계한 구본무 회장 1주기를 맞아 LG가 제작한 추모영상의 한 부분이다. 20일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에선 고(故) 구본무 회장을 기리는 이 영상과 함께 구광모 (주)LG 대표를 비롯한 사장단의 헌화와 묵념으로 조촐한 추모식이 치러졌다.

LG 관계자는 “장례식을 가족장으로 소박하게 치렀던 것처럼 생전 과한 의전과 복잡한 격식을 멀리하고 소탈하게 살아온 고인을 기려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간소하게 진행됐다”고 전했다.

추모 영상은 1995년 2월 22일 구 회장의 취임식 장면으로 시작해 오늘의 ‘글로벌 LG’를 일군 구본무식 리더십을 조명한다. LG 하면 떠오르는 ‘인간존중’ ‘인재경영’의 기업철학은 구 회장 재임 시절 만들어졌다. ▷관련기사: 옛 LG 홍보맨이 기억하는 故 구본무 회장

일련의 이야기들은 허창수 GS 회장과 이헌재 전 부총리,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등 구 회장과 연을 맺은 인사들의 인터뷰와 더불어 일선 직원들의 입을 통해 회고돼 더욱 인상 깊게 다가온다.

 

그 자리(LG 테크컨퍼런스 행사)에서 가장 오래 서계셨던 분. 연설하신다고 서계시고, 모든 직원들하고 사진 찍는다고 강단에 혼자 계속 서계시고, 그거 끝나면 이제 잘 가라고 나가는 문 앞에 일렬로 서 계시거든요. 악수한다고 계속 서계시고... 저는 되게 감명 깊었어요.
- 2017 LG 테크컨퍼런스에 참석한 김윤성 LG이노텍 선임

 

무엇보다 구본무 회장을 LG 바깥에 있는 대중에 깊이 인식시킨 건 특유의 ‘소탈함’이다.

사업 현장을 방문해 기계를 돌리는 직원들과 악수하며 “일등LG 합시다.(웃음) 고생하요”라며 격려하고, 사인을 해달라는 직원 요청에는 “아이, 내가 야구선수도 아닌데 사인은... 사진 한장 찍어요. LG 하믄 웃어요”라는 영상 속 모습은 격의 없었던 인간 구본무를 그대로 드러낸다.

 

오늘은 얘기를 많이 못해서 미안하다고 하면서 다음에 기회가 되면 식사 한 번 하자 그렇게 얘기를 하셔서.. 실제로 한 3-4개월 뒤에 연락이 와 가지고 저희를 모으셨더라고요. ‘어, 이게 뭐지?’ 하고서..(웃음) 같이 저녁식사하고 숙박하고. 그 당시 사원도 아닌 학생들과의 약속을 중요시 여긴다는 게 되게 바쁘신 분인데 인상적이었어요.

- LG 테크컨퍼런스 당시 대학생이었던 김충식 LG전자 책임

 

뿐만 아니라 의인상 제정과 화담숲 조성 등 LG라는 울타리를 넘어 ‘사람’과 ‘사회’, ‘자연’을 의미 있게 대하려 했던 구 회장의 발자취도 담겼다.

 

아픈 친구들을 위해서 정기 기부도 이번 의인상을 계기로 시작하게 됐고요. 더 많은 사람들이 서로 나눌수 있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 의인상 수상한 최길수 소방관

 

다만 이같은 내용의 추모 영상을 일반에 공개하지는 않는다.

LG 관계자는 “1주기 추모식은 구본무 회장을 추억하는 동시에 고인의 유지를 이어받아 더욱 발전시켜 나가야 할 부분에 대해 생각하고 다짐하는 자리였다”며 “생전 워낙 소탈하셨던 삶이었기에 식도 간소하게 진행했다. 그런 맥락에서 영상도 공개하지 않는 것으로 이해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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