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미디어’ 된 인플루언서에 필요한 사회적 책임
‘커뮤니티 미디어’ 된 인플루언서에 필요한 사회적 책임
  • 안해준 기자 (homes@the-pr.co.kr)
  • 승인 2019.06.1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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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임블리 사태의 교훈…인간적 호감-비즈니스적 판단 철저히 분리해야
“마케팅 도달의 파워가 신뢰나 진정성 확보하는 것 아니다”

[더피알=안해준 기자]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통해 개성을 발휘하고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자리 잡은 인플루언서가 이름대로 영향력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제는 웬만한 연예인 이상의 유명세를 떨치며 이른바 공인으로서 전천후 활약한다. 개개인이 소셜에 영향을 끼치는 진짜 미디어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커진 영향력에 비해 책임감이 뒷받침되지 않아 논란과 구설에 휘말리는 일도 잦아지고 있다. 무엇보다 이슈 상황에서 공인답지 않은 미숙한 대응으로 ‘이름값’을 못해 인플루언서 생태계 자체에 불신을 안기는 부정적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최근 화제가 된 사례들을 통해 새로운 미디어로 자리 잡은 인플루언서에 필요한 자세를 점검해봤다.

①임블리 사태의 교훈
②벤쯔가 놓친 것
③하루살이로 끝난 보겸 광고
④대도서관의 방송 펑크 

최근 사회적으로 큰 논란이 된 임블리 사태는 인플루언서가 갖는 긍·부정의 파급력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사례다.

80만명의 SNS 팔로어를 보유하며 스타 인플루언서로 승승장구하던 임블리의 앞길에 빨간불이 켜진 건 고객 불만에 대한 부적절한 처신 직후였다. 임블리측에서 판매한 호박즙 제품에서 곰팡이로 의심되는 물질이 발견됐다는 항의에 미온적·방어적으로 응대하다 여론의 집중포화를 맞게 된 것. 그 과정에서 소통의 주 채널이었던 SNS 댓글을 삭제하거나 계정 자체를 비공개로 돌리는 임시방편적 대처로 이슈를 관리하기는커녕 오히려 화를 키웠다.

성난 구매자들의 항의가 빗발치면서 결국 임블리 측은 제품 환불 결정과 함께 사과문을 올렸으나, 그를 인격적으로 팔로우하던 상당수 고객들의 신뢰를 잃어버린 뒤였다. 팬이 안티로 돌아서면 그 누구보다 무섭다는 말처럼 임블리를 믿었던 수많은 고객의 배신감은 그를 부건에프엔씨 상무직에서 내려오게 만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블리 사태는 회사 전체의 위기로 여전히 진행형이다.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위기때 왜 대응이 아닌 반응을 하는 걸까?

이번 사례는 개인 인기와 이미지로 소구하는 인플루언서 마케팅의 한계와 유사시 미숙한 대응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여실히 드러냈다. 부정적 이슈나 위기가 발생했을 때 가장 중요한 원칙은 부정 여론의 통제가 아닌 부정 여론의 완화와 긍정 여론의 확산이다. 하지만 임블리는 비정상적 고객 응대 태도를 보이며 부정적 상황을 물타기 하려는 듯한 홍보활동을 이어가면서 되레 반감을 키웠다.

송동현 밍글스푼 대표는 “해야 한다는 두스(Dos) 보다 반드시 하지 말아야 하는 돈츠(Don’ts)를 강조하는 것이 위기관리 실행을 위한 중요 원칙 중 하나”라며 “이 측면에서 임블리는 위기시 하지 말아야 하는 대부분을 했다. 결국 소비자를 적으로 돌리고 임블리를 이해할 수 있는 충성 고객의 확보에도 실패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미 발생한 이슈를 고려하지 않는 인플루언서의 활동도 문제를 악화시키는 요인이 된다. 임블리는 고객들의 불만과 해명 요구가 빗발치는 상황에도 SNS를 통해 다른 신제품을 홍보했고, 다음날 완판 소식을 전하는 ‘유체이탈적 행위’를 이어갔다. 채널 일원화나 커뮤니케이션을 최소화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방식대로 여러 채널을 통해 단편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추구한 것이다. 소셜파워로 얻은 자리는 소셜파워로 위태로워질 수도 있다는 점을 몰랐기에 이뤄진 오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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