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콘과 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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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충렬 (maynineday@naver.com)
  • 승인 2019.06.18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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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텔링1+1] 말로 다 할 수 없는 브랜드 스토리, 고객 눈에 띄는 곳에 위치 점해야
아이콘은 복잡한 스토리를 압축적 상징으로 전달하는 솔루션이다. 샤넬의 아이콘 역할을 했던 칼 라거펠트. 출처: 인사이드 샤넬
아이콘은 복잡한 스토리를 압축적 상징으로 전달하는 솔루션이다. 샤넬의 아이콘 역할을 했던 칼 라거펠트. 출처: 인사이드 샤넬
브랜드텔링 1+1이란.. 
같거나 다르거나, 깊거나 넓거나, 혹은 가볍거나 무겁거나. 하나의 브랜딩 화두를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과 해석. 

[더피알=원충렬] 요즘 대체로의 소일거리는 퇴근 후 야구 응원이다. 그리고 또 하나. 잠들기 전 넷플릭스에서 최근 공개한 다큐멘터리 ‘우리의 지구(Our Planet)’를 보고 있다.

BBC의 유명 다큐멘터리 ‘살아있는 지구’ 제작진이 약 4년간 만들었다는 이 다큐멘터리, 대단하다.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지구를 담았다는 일성이 과장이 아니다.

특히 인상적인 장면이 있다. 남극 거대한 해빙 아래, 즉 수면 밑에 펼쳐진 완전히 새로운 세상이다. 바다 밑을 뒤집어 보니 그곳은 마치 대초원과 같은 푸른 조류가 가득하다. 이 풀을 뜯는 남극 크릴새우는 무수한 떼를 이루고 있다. 그리고 다시 이 새우를 먹이 삼는 펭귄들과 혹등고래까지, 엄청난 스케일의 대장관이 연이어 등장한다.

누가 알았을까? 늘 같아 보이던 남극 바다의 해빙 아래, 그런 이야기가 펼쳐지고 있다는 걸. 마치 우리의 일상과도 비슷하지 않나? 뻔한 풍경도 잠시 멈추어 깊게 관찰하거나 뒤집어 안을 보면 분명, 엄청난 이야기들을 새로 발견하게 될 것이다.

정말로 세상은 스토리로 가득하다. 다만 매일 그런 걸 일일이 찾아내 감화하기엔 우리의 하루하루가 너무나 바쁘다.

기업들의 고민이 바로 이런 것이다. 모든 기업이, 모든 브랜드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참 많다. 내가 하는 일의 삼분의 일은 이런 얘기를 듣는 것에 있다. 사실 모든 마케팅이나 커뮤니케이션 작업은 듣는 것에서 시작되곤 하고, 그 안에서 얼마나 좋은 이야기를 잘 찾아내 재구조화하느냐가 중요하다.

실제로 담당자들이 조곤조곤 들려주는 이야기들은 언제나 굉장히 흥미롭고 가치 있는 내용이 가득하다. 이 자리에 고객이 함께 있다면 좋으련만. 어떤 것들은 말로 다할 수 없는 것들도 많다. 경험도 중요하다. 그래서 스토리텔링이 흥하고 체험마케팅도 그렇다.

도무지 해결할 수 없는 건, 시간이라는 물리적 제한이다. 해빙 아래에 엄청난 광경이 펼쳐지고 있다는 걸 전하고 싶은 마음은 가득하지만, 실제로 고객이나 오디언스 각자의 삶에 그 스토리가 파고들 틈은 점점 더 각박하다.

모두가 바쁘고 정보가 넘치는 지금이어서 더 심할 것 같지만, 딱히 오늘날의 문제만은 아니었던 것 같다. 과거에도 그런 고민은 있었으리라.

전도가 중요한 종교에서 특히 그랬다. 십자가와 같은 상징이 그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 솔루션인 셈. 매우 현실적인 접근이다. 하고 싶은 모든 이야기를 담으려는 것보다, 그 이야기로 통하는 문의 역할을 해준다. 즉, 아이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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