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화 매장은 진짜 무인일까?
무인화 매장은 진짜 무인일까?
  • 문용필 기자 (eugene97@the-pr.co.kr)
  • 승인 2019.06.2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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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비롯해 국내서도 의류매장, 카페 등 확대일로
비대면 강점 접목, 응용… ‘고객 경험’ 차원 빈틈 보완해야

[더피알=문용필 기자] 지금 유통업계의 최대 화두는 ‘무인화’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점원 눈치 안 보고 마음껏 제품을 살펴보고 계산대를 거치지 않아도 도둑 취급받지 않는 시대가 왔다. 식음료와 의류, 금융에 이르기까지 확대일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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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e커머스 기업 아마존이 지난해 일반 고객들에게 첫 선을 보인 오프라인 매장 아마존 고(Amazon Go)의 표어다. 별도의 결제과정이 없이 앱과 QR코드, 그리고 매장 내 각종 센서를 통해 구매 물품을 확인하고 연동된 신용카드에 청구하는 방식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무거운 쇼핑 카트를 끌고 계산대 앞에 줄 선 풍경을 없앤 획기적인 시스템이다.

과거 상상 속에서만 가능했던 유통과 구매의 무인화를 현실로 구현한 장면이다. 매대 정리나 물품 운반, 청소 등도 엄연한 매장 업무임을 감안하면 아직 완전한 무인화는 아니지만, 기본적인 구매시스템 자체는 무인화가 가능하다는 것이 입증된 셈이다. 아마존 고는 현재 미국 내에서 점점 매장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물론 무인화 서비스를 돕는 사람은 아직도 존재한다.

아마존 고의 임팩트와 입소문이 워낙 강한 탓에 상대적으로 가려져 있긴 하지만 미국 외 다른 국가에서도 무인화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중국에서는 징둥과 알리바바 등이 잇따라 무인 슈퍼들을 출점하고 있다.

대형 매장뿐만이 아니다. 구인난에 허덕이고 있는 일본 편의점 업체들은 앞다퉈 무인매장을 론칭하고 있다. 국내 사정도 다르지 않다.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 GS25, CU 등 메이저 편의점 브랜드들이 잇따라 무인화 시스템을 도입한 매장들을 선보인다.

김형택 디지털리테일컨설팅그룹 대표는 이같은 ‘무인 바람’을 일종의 테스트베드(Test Bed) 성격으로 봤다. 특히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의 경우 국내 유통업계의 양대 산맥인 롯데와 신세계가 운영한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김 대표는 “대규모 마트나 백화점에 (무인화 시스템을) 적용하기 전에 전체적인 프로세스를 미니멀하게 테스트하는 것이 좋은데 최적의 장소가 편의점이 아니겠느냐”고 분석했다.

사실 무인화 매장이 생겨난 것은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빨래방과 코인노래방 등 서비스 업종에서는 이미 보편화된 시스템이다. 도난당할 수 있는 물품이나 매대가 설치돼있지 않기에 가능한 일이다. 그런데 패스트푸드 등 식음료 매장에서 결제를 위한 키오스크를 하나 둘 도입하더니 이제는 유통 분야까지 이어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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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무인 의류매장과 무인카페까지 등장한 상황이다. 김 대표는 키오스크 형태의 결제시스템을 무인화의 1단계, 아마존 고 형태의 매장을 2단계로 간주했다. 완전한 무인화를 이루는 3단계까지 가려면 아직은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금융권에서는 이미 3단계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8월 네이버 사옥에 무인화 점포를 냈다. 디지털 키오스크를 통해 체크카드 발급과 계좌 개설 등이 가능하다. 현금 입·출금을 위한 ATM기도 배치했다. 인터넷은행에 이어 본격적인 비대면 금융 시대가 열린 셈. IBK기업은행도 화상 상담이 가능한 디지털 비디오 텔러 머신(VTM)을 앞세워 무인화 점포를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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