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다는 우버를 못 봤나
타다는 우버를 못 봤나
  • 안해준 기자 (homes@the-pr.co.kr)
  • 승인 2019.07.03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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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토크] 타다 기사, 승객 몰카 촬영·채팅방 공유 논란
본인들이 내세운 질 높은 서비스에 허점
우버 반면교사 삼아 선제적으로 대비했어야

[더피알=안해준 기자] 충분히 예상 가능한 이슈였다. 우버도 그랬으니까.

타다가 드라이버 안전성 논란에 휩싸였다. 모빌리티 틈새 시장 선점을 위해 사업 확장과 여론 관리에 집중한 나머지, 정작 가장 중요한 승객 안전과 운전기사 관리에 소홀했다. 우버라는 선도 기업이 이미 겪은 ‘예상 가능한 위기’를 예상하지 못했어도 문제, 예상했는데 대비하지 않았으면 더 문제다. 

논란은 한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에 올라온 한 장의 사진에서 비롯됐다. 타다 드라이버가 자신이 태운 여성 승객이 뒷좌석에서 자고 있는 모습을 공유한 것. 또한 해당 드라이버를 포함해 채팅방 일부 사람들이 사진을 놓고 부적절한 대화를 했다. 타다 서비스를 이용한 피해자의 모습을 동의 없이 촬영하고 성희롱 대상으로 삼은 것이다.

이 사실을 알게 된 후 타다는 입장문을 통해 문제를 일으킨 기사와 계약을 해지하고 공식 사과했다. 사건에 대한 법적인 조치와 드라이버들을 대상으로 한 성인지 교육 강화 등 재발 방지를 위한 후속 조치도 내놨다.

비교적 빠르게 사태 수습에 나섰지만 여론은 싸늘하다.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운전기사 검증 및 관리 등에 관한 안전조치를 마련했어야 했다. 

출시 초기 타다는 프리미엄 택시를 표방했다. 승차거부 없는 호출과 질 높은 서비스를 통해 “택시와 다르다”는 인식을 이용자들에 심어줬다. 요금이 좀 더 비싸더라도 쾌적하고 안전하게 목적지로 이동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젊은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소비자를 사로잡았던 서비스에서 허점이 나타나면서 신뢰도를 크게 떨어뜨렸다. 

사실 운전기사를 통한 범죄 피해 가능성은 ‘선배격’인 우버를 통해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이슈였다. 우버도 자체 신원조회 시스템에서 일부 운전기사들의 범죄기록이 잡히지 않아 승객 안전에 구멍이 뚫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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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타다의 논란도 개인의 일탈로만 보기엔 무리가 있다. 무면허나 음주운전 여부를 제외한 강력 범죄 이력을 조회하지 않는 방식을 손 보지 않고선 향후에도 일이 터지면 사후약방문이 될 공산이 크다. 드라이버 업체를 통해 간단한 면접을 통과하면 누구나 기사로 등록이 가능한 간접 고용 형태도 문제로 지적된다.

타다는 공격적인 홍보와 적극적인 사업 확장 노력에 비해 이용자들이 가장 중시하는 안전 문제 관리에 소홀했다. 60만명에 가까운 이용자가 신뢰할 수 있는 신원조회 시스템이 만들어지지 않는다면 택시업계와의 상생 테이블에 앉을 정도로 승승장구하는 타다의 성장도 멈출 수 있다.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서비스의 본질을 등한시하면 사람들은 더이상 웃돈을 주면서까지 타다를 타야 할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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