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츠가 내건 ‘배달비·최소주문금액 無’, 과연 지속가능한가
쿠팡이츠가 내건 ‘배달비·최소주문금액 無’, 과연 지속가능한가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19.07.26 16:27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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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격 혜택 제공하며 공격적 시장 진출
일부 소비자들 기대와 다른 서비스에 불만 토로…배달원 안정성도 우려
쿠팡이츠 앱 메인 화면.
쿠팡이츠 앱 메인 화면.

[더피알=강미혜 기자] 소셜커머스업체 쿠팡이 배달앱 시장에 진출하면서 ‘배달비 무료’ ‘최소 주문금액 0원’ ‘30분 내 배송’이란 파격 조건을 내걸었다. 후발주자로서 약점을 극복하면서 이용자를 끌어모으려는 방책이지만 지속가능성에 대한 의문과 함께 벌써부터 불만 목소리가 나온다.

쿠팡은 최근 배달의민족과 요기요와 유사한 음식배달 앱 ‘쿠팡이츠’을 내놓았다. 기존 사업자들과 차별화하기 위해 새로운 혜택을 제시하며 대대적인 마케팅에 돌입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건 아무래도 금액이다. 음식값 외 별도 배달비를 받지 않고, 최소 주문금액에 대한 부담도 없앴다. 배달앱 이용시 통상적으로 주문금액이 1만~1만5000원 이상이어야 하고, 업체마다 배달료를 따로 책정하는 경우도 적지 않기에 혹할 수밖에 없는 포인트다.

여기에 음식도 택배처럼 ‘로켓배송’을 보장하고 있다. 쿠팡이츠의 배달원 ‘쿠리어’의 실시간 위치를 확인해 ‘30분 내 로켓배달’을 약속한다. 현재 쿠팡이츠는 서울과 경기도 등 수도권 일부에서 시범 서비스되는 중으로, 해당 지역에 거주하면서 쿠팡 앱을 설치한 고객에 한해 이용 가능하다. 

배달앱을 사용하는 고객 입장에서 쿠팡이츠는 반가운 존재일 수밖에 없다. 선택의 다양성이 확대되는 동시에 기존 서비스 한계까지 커버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쿠팡이츠가 출시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파격 혜택을 기대한 소비자들 사이에서 서비스 불만족에 대한 후기가 잇따르고 있다.

30대 직장인 양모씨는 최근 쿠팡앱에서 광고하는 쿠팡이츠 조건에 끌려 앱을 설치하고 저녁식사 주문을 했다. 1인 가구인 그에게 최소 주문금액이 없다는 점이 무엇보다 매력적이었다.

하지만 첫 음식 주문이 업체 사정으로 인해 취소된 데 이어, 다른 업체에서도 결제 이후 일방적으로 주문을 취소당했다. 양씨는 “결제 완료 메시지와 함께 매장에서 음식 준비를 한다는 것까지 확인했는데, 10~15분 뒤 결제 취소 문자가 왔다”며 “이후 쿠팡이츠 상담원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는데 미안하다는 말도 없이 3000원 쿠폰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그는 “최대한 완벽하게 준비하고 서비스를 출시해야지 이런 기본적인 부분도 관리가 안 되면 어떡하느냐. 그런데도 온라인상에서 여전히 쿠폰과 혜택을 앞세워 광고를 한다”면서 “속은 느낌에 받은 쿠폰을 사용할 것도 없이 바로 (쿠팡이츠) 앱을 지워버렸다”고 말했다.

서비스 출시 초기라 시스템이 불안정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고 해도, 쿠팡이츠가 강점으로 내세운 혜택을 봤을 때 도무지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애초부터 쿠팡이츠의 배달조건이 지속가능하기 힘들다는 회의적 시각도 있다.

배달비나 최소 주문금액은 앱에 입점하는 개별 업체에서 정한다. 비용 산정 부분에 있어 중개 플랫폼이 관여할 경우 공정거래법상 지나친 경영 간섭에 해당하기에 조율이 불가능하다. 결국 쿠팡이츠가 각 업체와 계약을 맺을 때 전제조건으로 ‘無배달비’ ‘無최소금액’을 요구하는 것인데, 단가가 낮은 음식의 경우 수익성을 담보하기 어려울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보통 배달앱 최소 주문가가 1만원, 1만5000원 정도인 건 자영업자 입장에서 그 정도는 돼야 수지가 맞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최소한의 가격선을 없앴다. 쿠팡이츠가 입점 업체들에 어떤 혜택을 추가로 제시했는지 알 수 없지만, 영세한 업체들이 수수료율 20%를 부담하면서 이를 충족시키기는 현실적으로 정말 어렵다. 론칭 초기 반짝 이벤트에 그칠 수 있다”고 봤다.

같은 맥락에서 일부 이용자들은 ‘동일 업체, 다른 가격’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가령 기존 배달앱에 배달료를 포함한 세트메뉴 가격을 2만9000원으로 책정한 매장이 쿠팡이츠에는 배달료를 뺀 세트메뉴 가격을 2만9000원으로 기재하는 식이다. 쉽게 말해 조삼모사(朝三暮四)격인 셈.

실제로 한 소비자는 “원래 가격에 얹어서 팔면 배달비 무료가 의미가 있는 것이냐”며 “이 부분에 대해 개선할 의지가 없다면 쿠팡이츠 앱을 사용할 이유가 없다”고 비판했다.

‘30분 배달 완료’ 정책에 대해서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자칫 무리한 속도전으로 배달원들의 안전성을 위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초기라 이용자가 많지 않아서 30분 배달이 가능할지 몰라도, 주문수가 늘어나면 시간을 맞추기 위해 배달원이 느끼는 심리적 압박감이 훨씬 커질 수밖에 없다. 소위 엎어치기(여러 음식을 한꺼번에 받아서 순차적으로 배달하는 것을 의미)가 심해져 배달원 안전이나 고객 경험까지 해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존에도 30분 내 음식 배달이 불가능해서가 아니라, 사고 위험성 때문에 ‘빠른 배송’이 아닌 ‘안전 배송’을 택했다. 일종의 자정 노력이었다”며 “고객의 만족도를 위해 기존 룰을 깨는 것은 문제 없지만, 그 여파로 또 다른 핵심 이해관계자인 입점업체나 배달업체의 희생이 강요되는 건 아닌가 싶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쿠팡이츠와 관련한 이같은 여러 문제에 대해 쿠팡 측에 문의했으나, 홍보 담당자는 “서비스를 정식으로 론칭한 게 아니라 아직 시범 운영 중인 상황이다. 현재로선 공식적으로 답변할 수 있는 내용이 아무 것도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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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2019-11-05 02:55:49
기사 내용 중에 고객 불만 사례라는 30대 양모씨의 인터뷰는 어떻게 입수햇는지, 사실인지 여부는 알 수 없지만 하나의 사례로 기업 이미지를 완전히 안좋게 만들 수 있는 내용이라 기사화는 신중했어야 된다고 본다 그리고 쿠팡 이츠는 한 번에 하나의 콜만 처리하는 정책이기 때문에 엎어치기(여러 주문 한번에 받기) 우려는 사실과 다르다 즉, 당시엔 나도 상황을 모르지만 적어도 현재는 저건 틀린 소리다 이 부분은 재취재를 통해 내용 수정을 했으면 한다 전체적으로 제목부터 상당히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내는 기사인데 기자가 어떤 의도를 가진게 아니라면 한 회사의 장례를 생각해서도 객관적인 팩트에 기반한 좀 더 신중한 기사를 작성했으면 좋겟다 그게 기자의 기본 아닌가!

도리도 2019-10-01 13:04:24
엥 ㅋㅋㅌㅌㅌ 배민 사장이 쓴 기사임? 쿠팡이츠 ㄹㅇ 삶의질 바꿔줌

2019-09-10 09:31:44
좋기만하구만 왜케 회의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