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홍보대사도 연예인에서 크리에이터로 바뀌고 있다
지자체 홍보대사도 연예인에서 크리에이터로 바뀌고 있다
  • 안해준 기자 (homes@the-pr.co.kr)
  • 승인 2019.08.0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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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성 구독자, 콘텐츠 제작 능력 활용해 홍보 나서

[더피알=안해준 기자] 지방자치단체들이 유튜브 스타들과 손잡고 ‘우리 고장 알리기’에 나섰다. 연예인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홍보대사 위촉은 물론 직접 크리에이터를 육성한다. 예산과 인력의 한계를 극복하면서 디지털 생태계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는 법을 익히고 있지만 유명세에 올라타는 ‘붕어빵 홍보’가 반복되어선 안 된다.

①홍보대사가 연예인에서 크리에이터로 바뀌고 있다
대세 편승하는 이미지 홍보의 위험성

보겸 달성군 홍보대사
연예인 일색이었던 지자체 홍보대사 자리가 인기 크리에이터로 속속 채워지고 있다. 디지털 생태계와 젊은층 대상 소구력과 영향력이 높기 때문이다. 

구독자 340만명을 보유한 유튜버 보겸은 지난 7월 5일 자신의 채널에 ‘송해 선생님과 공동 홍보대사라구요?! 제가요?’라는 제목의 영상을 업로드했다. 전국노래자랑의 MC 송해와 함께 대구 달성군 홍보대사로 위촉된 것. 달성군 관계자는 “보겸이 거주해 있는 유가읍 이장님을 통해 이야기가 나와 홍보대사로 위촉하게 됐다”고 전했다.

최근 서울에서 달성군 유가읍으로 이사한 보겸은 현지 맛집과 시장 등을 다니며 브이로그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자연스레 그를 따르는 340만 구독자들에게 달성군 지역의 모습이 노출되는 것이다.

앞서 그가 올린 홍보대사 위촉 영상은 조회수 89만건을 기록했다. 달성군은 보겸을 포함해 송해, 배우 전무송, 최종원을 홍보대사로 임명해 지역 문화를 알려 나갈 계획이다.

달성군-보겸, 마포구-창현

‘젊은 핫플’ 홍대가 있는 서울시 마포구는 길거리 노래방 콘텐츠로 인기를 끈 크리에이터 창현과 손을 잡았다. 창현은 ‘창현거리노래방’이란 채널을 통해 유튜브에서 240만 구독자를 모은 인플루언서. ‘걷고 싶은 거리’, 버스킹 공연장 등에서 일반인들의 노래 실력을 소개하는 콘텐츠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마포구는 관광 문화 활성화를 위해 지난 7월 4일 창현과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홍대에서 주로 콘텐츠를 촬영하는 창현에게 매주 토요일 마포구 관광정보센터 공연장을 제공하고, 창현은 ‘마포나루 새우젓 축제’ 행사장 내에서 자신의 콘텐츠를 방송한다. 상대적으로 젊은 세대의 관심이 적은 지역축제를 홍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마포구 관계자는 “창현은 이밖에도 마포구가 제작하는 지역방송 ‘마포TV’를 비롯한 유튜브 콘텐츠 제작 시 자신의 노하우를 공유하고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구시도 댄스 실력으로 370만 구독자를 보유한 ‘어썸하은’을 어린이 홍보대사로 임명했다. 또 인기 BJ 킹기훈을 포함한 유튜버 4명과 함께 예능 콘텐츠 ‘마! 이게 대구다’를 제작했다. 막대한 영향력을 가진 크리에이터들을 잡기 위해 지자체들이 발 빠르게 움직이는 것이다.

이런 흐름에 대해 민경배 경희사이버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크리에이터와 매체 파워를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라며 “유튜브 플랫폼이 지자체에게 매력적인 홍보 도구로 다가오면서 크리에이터와의 협업 빈도가 증가하고 있다”고 봤다.

김미경 청운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도 “지역의 현안은 물론 개발된 정책 홍보를 위해서라도 유튜버와 협업하는 것은 트렌드에 적응하는 태도”라고 말했다. 젊은 세대뿐 아니라, 유튜브 시청이 빠르게 늘어나는 노년층을 공략하는 데도 효과적이란 설명이다.

권혁년 엠알11 대표 역시 “확실히 소셜미디어를 보면 지자체가 크리에이터와 손잡는 흐름이 체감된다”며 “1년에 한두 번 올까 말까 하는 연예인보다 적어도 해당 지역에 거주하면서 시민들과 자주 소통하는 크리에이터가 가져오는 효과가 크다고 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부산문화관광축제조직위원회는 인기 크리에이터 양팡을 홍보대사로 위촉했다. 부산시 제공
부산문화관광축제조직위원회는 인기 크리에이터 양팡을 홍보대사로 위촉했다. 부산시 제공

부산 관광은 ‘양팡’ 손으로

부산광역시는 지난 7월 19일 지역의 대표 유튜버인 양팡을 시의 문화관광축제조직위원회 홍보대사로 위촉했다. 170만 구독자를 보유한 양팡을 통해 지역축제와 문화를 홍보하는 것이 목적이다.

양팡은 부산국제록페스티벌을 포함해 부산바다축제, 유채꽃축제 등의 행사를 알릴 예정이다. 위촉식에서 양팡은 “부산의 대표 BJ로서 지역의 숨은 명소, 축제, 문화 등을 소재로 한 전문 콘텐츠를 제작해 부산을 알리는 데 적극 앞장서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부산시 문화관광축제조직위 관계자는 “양팡씨가 부산에 살고 있는 만큼, 부산 시민은 물론 타 지역 사람들에게도 친근하게 지역 문화를 소개해 줄 것으로 보고 섭외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특히 양팡의 경우 이전에도 보건복지부, 부산관광공사 등과 협업 캠페인을 진행한 경험이 있기에 신뢰도와 영향력을 높이 평가했다는 설명이다.

이처럼 유명 연예인을 홍보대사로 선발하던 지자체들의 관행이 유튜버로 대체되고 있는 중이다. 민경배 교수는 “연예인들도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지만 지역 정책이나 문화와는 다소 거리감 있는 이미지가 있다”며 “반면 유튜버는 동네 친구와 같은 친밀감으로 구독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지자체 입장에선 유튜버의 동영상 제작 노하우가 홍보 활동에 실질적으로 큰 도움이 된다. 영상을 꾸준히 제작하는 것에 한계가 있는 지자체 시스템을 보완해주기 때문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지자체 차원에서 유명 유튜버에 버금가는 영상을 만드는 것은 사실 쉽지 않다”며 “방대한 콘텐츠와 충성 구독자를 보유한 양팡을 통해 홍보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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