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콜마 오너리스크서 주목할 위기관리 포인트
한국콜마 오너리스크서 주목할 위기관리 포인트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19.08.12 11: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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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불매운동 촉발시킨 시대착오적 경영마인드
직원 조회에서 막말 유튜브 영상을 틀어 논란을 일으킨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이 11일 서울 서초구 한국콜마 종합기술원에서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뉴시스
직원 조회에서 막말 유튜브 영상을 틀어 논란을 일으킨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이 11일 서울 서초구 한국콜마 종합기술원에서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뉴시스

[더피알=강미혜 기자] 회사 조회시간에 대통령에 대한 막말과 여성비하 발언이 담긴 유튜브 영상을 틀어 물의를 일으킨 한국콜마의 윤동한 회장이 11일 결국 사퇴했습니다. 언론보도를 통해 최초 논란이 불거진 지 사흘 만입니다.

사측의 공식 사과에도 불매여론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주가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등 사태가 수습 불가 국면으로 치닫자 ‘오너 사퇴’라는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콜마의 ‘막막 영상’ 파문은 시대착오적 경영마인드와 기업문화가 오너리스크로 돌출됐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이에 이슈 발화에서부터 회장 사퇴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과정에서 중요 포인트를 짚고 참고할 만한 더피알 기사들을 복기해 봅니다.

 

#1. 월례 조회시간에 윤 전 회장이 일본 수출 규제 대응책을 설명하면서 극우 성향 유튜버 영상을 강제로 보게 한 사실이 8일 알려졌다. 해당 유튜버는 “아베가 문재인의 면상을 치지 않은 것만 해도 너무나 대단한 지도자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베네수엘라의 여자들은 단돈 7달러에 몸을 팔고 있습니다. 그리고 곧 우리나라도 그 꼴이 날 거예요” 등의 극단적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오너리스크 전형성 

“오너리스크 관리가 어려운 건 리스크를 만든 오너의 태도 탓이 크다. 총수에게 직언하기가 어려운 구조다. 자칫 잘못하면 자기 목이 날아가기 때문에 그럴 것이라 충분히 짐작은 하지만, 관찰자 입장에서 답답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아직까지 여론이 곧 평판이고 판결이라는 점을 잘 모르는 듯하다. 이슈가 터졌을 때 대개 오너들은 외부전문가들을 통해 바깥의 여론을 묻곤 하는데, 그 사람들이 직언을 해도 제대로 안 듣는다. 본인이 물어봐 놓고 결론은 좋은 얘기만 골라 듣는다.”

▶관련기사 보기: ‘오너리스크’, 총수의 경직된 태도부터 고쳐야

 

#2. 문제의 영상을 본 상당수 직원이 사내 익명 게시판을 통해 불쾌감을 토로했다. 더욱이 콜마는 ‘아름다움과 건강의 가치를 만든다’는 철학 아래 여성을 타깃으로 화장품을 생산하는 기업이기에 회사 안팎에서 핵심 이해관계자인 여성들의 거센 반발을 샀다.

→구시대적 경영마인드 

“시대착오적 조직문화도 ‘죄’가 되는 세상인데 ‘윗분’들이 그걸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세상은 미투와 페미니즘을 말하는데 조직은 여전히 관행을 반복한다.”

“과거엔 불만이 있어도 목소리를 내기 힘든 구조였다면, 이제는 바로바로 의견을 표출하고 힘을 모은다.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끼리 모여 기업의 민낯을 퍼뜨린다. 직원들의 충성심이 옅어진 데다 폭로할 수 있는 공간이 생기면서 불만을 즉각적으로 표출하는 분위기가 됐다.”

▶관련기사 보기: 둔감해도 ‘죄’, 소셜 이슈 민감도 높여라

 

#3.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되자 한국콜마는 9일 오전 10시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윤 회장이 여성에 대한 부적절한 사례를 언급한 일은 전혀 없었다”고 전제한 뒤, “영상을 보여준 취지는 (한일 무역 갈등 상황에서) 감정적으로 대응하거나 현혹돼선 안 되고, 올바른 역사 인식을 갖고 기술력으로 극복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VIP 위기대응 

“VIP께서 (뭘) 잘못한 줄 모른다. 억울해 한다.”

“여론에 공감할 줄 모른다. 중요하지 않다 여긴다. 자신과 관련된 위기가 발생한 후 온라인을 도배하는 여러 공중의 비판에 대해서는 별 가치를 두지 않으려 한다.”

▶관련기사 보기: VIP 위기관리를 실패로 이끄는 증상들(1)

 

#4. 잘못에 대한 반성 없는 면피성 사과에 여론은 더욱 들끓었다. 온라인을 중심으로 콜마 제품은 물론 콜마 원료를 사용하는 업체 제품에 대해서도 불매운동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사과문 Dos&Dont's

“사과 자체가 하나의 ‘통과의례(ritual)’화 되어간다. 부정적 논란에 휩싸이면 예전보다 훨씬 더 많은 주체들이 ‘사과’를 돌파 전략으로 택하고 있다. 의외로 간단하게 사과하면 여론들이 잊어주거나 용서 해주는 경우를 꽤 목격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다 보니 여기 저기 사과 의례들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도 보인다.”

“사과를 한다는 행위 자체는 기업을 포함한 모든 조직들에게 최고 수준의 정치적, 사회적, 법적, 윤리적 행위로 해석돼야 한다. 사과란 해당 주체가 상황을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의 미를 커뮤니케이션하기 위한 것이다. 그에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함이다. 더 나아가서 그 책임에 합당한 여러 어려운 약속들을 하는 것이어야 한다.”

▶관련기사 보기: 사과인듯 사과아닌 사과문의 오류

 

#5. 반(反)한국콜마 여론이 수습 불가로 치닫자 윤동한 회장은 11일 기자회견을 열어 직접 사과했다. “저의 잘못된 행동으로 피해르 입게 된 고객사, 저희 제품을 신뢰하고 사랑해 주셨던 소비자 및 국민 여러분께 거듭 사죄드립니다”며 “특히 여성분들께 진심을 다해 사과의 말씀 올립니다”며 고개 숙였다. 이어 “그동안 불철주야 회사를 위해 일해오신 임직원 여러분께도 심심한 사과의 말씀 올립니다”며 모든 책임을 지고 회사 경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위기관리 평가 

“대부분의 언론이 공통적으로 유사하게 하는 평가를 잘 분석해 보면 해당 위기관리가 성공인지 실패인지를 대략 알 수 있게 된다. 내부에서는 억울하고, 그 시각이 마음에 안 들고, 반대 생각을 하고 있더라도 그것은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실패나 성공 사례로 평가된 위기관리는 그 수명이 몇 년을 간다. 유사한 위기가 발생하면 다시 기억 속에서 소환된다. 그 유사 위기가 다른 기업의 것이라도 관련 사례로 재소환된다. 같은 유사사례를 다시 경험했다면 소환은 더욱 격렬해진다. 가장 경계해야 하는 평가기준이 ‘그럴 줄 알았다’는 기억을 만드는 것이다. 깊은 기억을 남기지 않기 위해, 그리고 최소화하기 위해 위기를 관리하는 기업은 신속성과 과감성이 필요하다.”

▶관련기사 보기 : 기업의 위기관리는 성공일까 실패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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