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물은 썩기 마련”…유튜브 광고·협찬 의무화하자는 유튜버
“고인물은 썩기 마련”…유튜브 광고·협찬 의무화하자는 유튜버
  • 박형재 기자 (news34567@the-pr.co.kr)
  • 승인 2019.08.14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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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채널 ‘참PD’, 유료 콘텐츠 명시 주장
업계 “신선하지만 현실적으로 동참하기 어려운 구조”

“어디까지 광고·협찬이고 어디까지 진짜 리뷰일까?”

[더피알=박형재 기자] 유튜브 리뷰 콘텐츠를 자주 보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궁금할만한 질문이다. 패션, 뷰티, 가전 등 수많은 제품 리뷰가 유튜브에 올라오지만, 인플루언서가 직접 협찬 여부를 언급하는 경우는 드물다. 그런 점에서 유튜브 콘텐츠의 ‘광고·협찬 표시 의무화’를 추진하는 움직임이 있어 주목된다. 

‘세상의 모든 안주를 리뷰한다’는 콘셉트로 애주가TV 채널을 운영 중인 참PD는 지난 7일 ‘식품리뷰 유튜버분들께’라는 제목의 영상을 공개했다.

그는 “실력이 있음에도 노출이 안되서 성장이 늦어지는 식품 유튜버들이 꽤 많다”며 “도움되는 방법을 고민하던 끝에 자신의 채널에서 홍보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구독자 100명부터 3만명까지 유튜버 중에서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2분 내의 영상을 보내주면 녹진이들(참PD 애청자 닉네임)에게 소개해주겠다는 것이다.

스스로도 구독자 90만명 이상을 확보하며 선전하고 있지만, 어떤 분야든 고인 물은 썩게되어 있기에 플레이어들이 더 많아져 소비자에게 다양한 견해를 제시하고 제품에 대한 올바른 판단을 도와야 한다는 설명이다.

특히 눈길 끄는 건 참PD가 홍보영상 노출 조건으로 초보 유튜버들에게 ‘투명한 광고·협찬 표시’를 내걸었다는 점이다. 그는 “홍보 영상과 함께 ‘나는 앞으로 발생되는 모든 협찬, 유료광고는 구독자를 속이지 않고 솔직하게 밝힐 것을 맹세합니다’라는 영상을 따로 보내달라”고 요구했다.

이는 제품 리뷰와 광고·협찬은 구분돼야 한다는 평소 소신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그는 한달에 1~2번 정도만 광고성 리뷰 영상을 제작하며, 그때마다 누구나 알 수 있도록 ‘광고 중’이라고 적힌 모자를 쓴다.

모든 제품은 100% 사비로 구매해서 리뷰한다는 원칙을 방송에서도 자주 언급하며, 협찬 표시를 안해도 재미만 있으면 상관없다는 시청자와 논쟁을 벌인 적도 있다. 참PD와 친분이 두터운 몇몇 유튜버들도 협찬일 때는 반드시 해당 사실을 알리고 있다. 

참PD는 평소 광고·협찬 콘텐츠에는 ‘광고 중’이라는 표시를 하고 있다.
참PD는 소비자가 혼동하지 않도록 기업 협찬시 ‘광고 중’이라는 모자를 쓰고 영상을 촬영한다. 

유튜브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기업의 마케팅 툴로 활용도가 높아지는 상황이다. 다수의 구독자를 보유한 인플루언서들이 광고주로부터 대가를 받고 특정 상품이나 브랜드에 우호적인 콘텐츠를 올리고 있다.

그러나 일부 인플루언서의 경우 함량 미달 제품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등 시청자를 기만하는 리뷰 콘텐츠를 올려 물의를 빚은 바 있다. 홍보콘텐츠로 소비자 피해 우려가 커지면서 공정거래위원회는 협찬 사실 명시를 의무화했지만 실제로는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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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이해당사자로서 ‘유튜브 생태계 자정노력’을 펼치는 참PD의 시도는 의미 있어 보인다. 평소 참PD 영상을 즐겨 본다는 30대 직장인 오모범 씨는 “리뷰 영상을 보면 사고 싶을 때가 많은데 진짜 제품이 좋아서 소개하는 건지 아닌지 의심돼 망설이게 된다”며 “소비자에게 믿음을 주는 이런 움직임이 더 많아지면 좋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다른 크리에이터들도 신선하게 평가하지만 현실적으로 적용하기는 어렵다는 반응이다.  한 유튜버는 “소비자를 속이지 않고 진정성 있게 다가가는 것은 좋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광고주에 따라 협찬 표시를 원치않는 경우가 있어서 이런 움직임에 동참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유튜버와 협업하는 광고주 입장에서는 구독자수와 조회수가 보장된다면 충분히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기업에서 유튜버 뿐만 아니라 블로그와 협업할 때도 ‘OO기업으로부터 제품을 지원받아 콘텐츠를 제작했습니다’라고 표시하지만, 100% 광고라도 그걸 보면서 소비자가 얻을 수 있는 정보들이 있기 때문에 어느정도 감수하고 진행한다는 설명이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예전처럼 광고인데 무조건 아닌척하는 시대는 지났고, 소비자의 이해의 폭이 넓어져 대놓고 광고라고 이야기해도 괜찮다”면서도 “만일 제품별로 정말 광고 아닌 것처럼 자연스럽게 연출해야 하는 부분은 또 다른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의견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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