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ck&Talk] 본사-지사 엇박자 DHC
[Pick&Talk] 본사-지사 엇박자 DHC
  • 박형재 기자 (news34567@the-pr.co.kr)
  • 승인 2019.08.14 19: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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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가 되는 이슈를 픽(pick)해 다양한 관점을 톡(talk)하는 코너입니다. 기사 자체가 종결이 아닙니다. 아래 댓글란이나 더피알 페이스북(facebook.com/ThePRnews)으로 누구나 참여할 수 있습니다. 제시된 의견들은 추후 업데이트를 통해 반영하겠습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 바랍니다.  

자사 채널인 DHC테레비를 통해 혐한 방송을 진행한 DHC

Pick

[더피알=박형재 기자] 연이은 망언으로 불매운동 타깃이 된 일본 화장품기업 DHC에 대한 여론이 악화일로다. 한국지사의 사과문 발표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일본에서 혐한 방송을 이어가고 있는 탓이 크다.

심지어 DHC테레비(TV)는 14일 자사 홈페이지에 ‘한국언론의 DHC 관련 보도’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게시한 뒤 “한국DHC에 대한 불매운동은 상식 밖의 언론 봉쇄”라며 국내 불매운동을 비난하기까지 했다.

DHC 일본 본사와 한국지사의 입장이 엇갈리고 브랜드를 알리기 위한 목적의 TV채널이 통제되지 않는 케이스는 이례적이다. 왜 이런 엇박자가 하는 것일까?

DHC테레비의 혐한 방송에 대해 DHC코리아는 사과문을 통해 입장을 밝혔다. DHC코리아
DHC테레비의 혐한 방송에 대해 DHC코리아는 사과문을 통해 입장을 밝혔다. DHC코리아

Talk

이번 이슈는 상당히 특이한 케이스다. 한 기업의 위기상황이라고 보기에는 한일 양국의 정치적인 부분과 결합돼 복합성을 띄기 때문이다.

원래 위기는 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 등을 통해서 문제가 시작되고 그걸 정리하면 해결된다. 그러나 이번 케이스는 기업을 둘러싼 정치적 환경이 만들어준 위기이기 때문에 어떻게 해결하기가 쉽지 않다.

DHC TV 출연자들의 혐한 발언을 컨트롤하고 조정하는 부분은 DHC 오너가 나서야 하는데 그는 대표적인 극우성향 인사라 그런 판단을 내릴지 모르겠다.

게다가 DHC 혐한 발언이 우리 입장에서는 말도 안되는 내용이지만, 일본인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완전히 그렇지만도 않다. DHC TV가 스스로를 미디어로 포장하는 상황에서 혐한 발언을 못하도록 막는 것이 맞는지에 대해서도 중립적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문제다. 다양한 상황이 얽혀있는 이슈이기에 단순 위기관리나 브랜드 저널리즘 차원을 넘어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이종혁 광운대 미디어영상학부 교수 

DHC테레비(텔레비전)는 14일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입장을 밝혔다. DHC테레비
DHC TV는 14일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한국의 불매 운동을 비난하는 입장문을 냈다.

 

DHC TV 출연진이 혐한발언을 쏟아내고 통제되지 않는 것은 일반인의 눈으로 볼 때 비정상적이다. 그러나 국내에 잘 안 알려져서 그렇지 DHC 자체가 원래 혐한기업으로 유명하다. 일본에서도 자중하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DHC 오너가 매출 상관없이 그냥 한국을 싫어하는 것이라서 사실상 사태 해결이 어렵다.

유니클로는 자체 매장을 보유하고 있지만, DHC는 드럭스토어와 온라인몰을 주요 판매처로 삼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만한 지점이다. 현재 DHC 제품 유통사들이 보이콧을 선언하고 있기에 본사 차원의 전향적 메시지가 나오지 않는다면 DHC코리아는 한국 시장에서 철수가 불가피할 수도 있다. 유통사 차원에서 움직이는 불매운동은 소비자 차원의 불매운동보다 더 무섭다.

 송동현 밍글스푼 대표

DHC처럼 글로벌 사업을 하면서 본사와 지사가 공개적으로 싸우는 경우는 거의 없다. 주요 이슈에 대해 서로 의견조율을 거친다. 또 어지간하면 지사에서 본사의 의지를 거스르지도 않는다.

보통 본사 활동이 현지에서 문제될 가능성이 있으면 이슈를 즉각적으로 공유하고 본사 커뮤니케이션팀과 법무팀 등 담당 부서에서 의견을 논의해 입장을 정리·발표하는 방식을 취한다. 한국지사처럼 단독으로 사과문을 내거나, DHC TV처럼 계속 비판 메시지를 내놓는 경우는 흔치 않다.

글로벌 화장품회사 직원

 

한국지사에 대한 일본 본사의 통제 수준이 그렇게 타이트하지 않아 보인다. 글로벌 기업이라면 특정 이슈에 대해 계열사가 다 같이 모여 전략을 짜는데 한국지사는 개별 사과문을 발표하고, DHC TV는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흔히 보긴 어려운 장면이다.

DHC 매출 중 한국 시장 비중이 크지 않은 것도 DHC TV가 계속해서 혐한 발언을 내보내는 이유일 수 있다. 이런 발언은 한국 시장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안승호 숭실대 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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