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말 많은 2040이 모였다…‘취업 스펙’의 동상이몽
할 말 많은 2040이 모였다…‘취업 스펙’의 동상이몽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19.08.20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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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간 150분 토로 현장 ②] 구인자 바람과 구직자 생각
최광성 포스트커뮤니케이션즈 대표(오른쪽)가 얘기하고 있다. 사진: 성혜련 기자
최광성 포스트커뮤니케이션즈 대표(오른쪽)가 업계 필수 소양과 스펙 등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 성혜련 기자

[더피알=강미혜 편집장] 여러 만남 속에서 접하게 된 공통 화두가 한여름 대화의 장을 마련케 했다. 업계는 갈수록 심해지는 인력난에 골치 아파하고, 학계는 취업난에도 취직을 거부하는 기현상을 목도하는 중이다. 커뮤니케이션 전공자들이 커뮤니케이션 분야에 진출하기 꺼리는 것이 주된 원인이다.

힘들게 구인구직에 성공했다고 해서 서로에게 결코 해피한 시간이 주어지진 않는다. 이른바 젠지(Generation Z)라는 20대 신입과 윗세대 간의 평행선 달리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그래서 할 말 많거나 해야 할 말을 잘 해줄 것 같은 선수들을 종로5가 더피알 사무실로 모셨다.

취준하는 Z세대 학생들, 업계에서 활약하는 젊은 리더들과 학계의 젊은 피, 그리고 더피알에서 젊은 꼰대로 통하는 편집장까지 6인이 마주 앉았다. 어색한 인사를 뒤로 하고 100분 토론 못지않은 진지한 ‘150분 토로’가 이어졌다.

참석자 (가나다순)
김수연 서강대 지식융합미디어학부 교수, 김승혁 홍익대 광고홍보학부 4년, 김지연 경희대 스페인어학과 4년, 이하석 유브갓픽쳐스 CMO, 최광성 포스트커뮤니케이션즈 대표

① 다르거나 모르거나 
② 구인-구직자 이몽
③ 직장(업)에 대한 생각

젊은 AE들 중에선 ‘폰포비아’가 있다는 얘기도 들었어요. 문자와 톡에 익숙하다 보니 전화로 말하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운 거죠. 직접 눈을 맞추고 대화하는 경험들이 현저히 떨어져서 더 계발이 안 되는 그런 측면이 있는 것 같네요.

(반박하듯 Z세에게서 이런 얘기가 나왔다)

김승혁 대학 4년생(이하 승혁 학생): 마케팅 에이전시 등에 인턴 나가 있는 친구들이 많은데요. 업계에 가서 일해 보니 AE분들도 대면하기보다 업무 대부분을 톡으로 주고받는다고 해요. 이렇게 일하면서 창의적이고 좋은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대면 커뮤니케이션이 없다는 점이 놀랍다더라고요.

예전에 업계 대표들께 신입의 필수 소양을 물었더니 대부분 ‘열정’을 언급하셨어요. 그런 추상적인 단어 말고 현실적으로 정말 필요한 스펙은 뭐가 있나요?

이하석 CMO(이하 이 CMO)
: 죄송한데 그래도 저는 답이 열정밖에 없는 것 같아요.(웃음) 구인사이트에 채용 게시글을 올릴 때 크레이그리스트 같은 해외 사이트에는 패밀리네임은 물론 사진, 학교 출신 등을 아예 배제하고 우리나라 사이트엔 학교를 넣지 않고 CV(Curriculum Vitae)를 받는 편이에요. 

그런데 보낸 분들의 서류를 스크리닝하고 얘기 나누다 보면 결론적으로 열정이 있느냐 없느냐로 당락이 갈리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워드프레스를 어느 정도 다루는 평범한 사람과 워드는 못 다뤄도 열정 있는 친구가 있어요. 그러면 후자를 뽑았을 때 일주일이면 뭘 시키지 않아도 온라인 강의나 유튜브 등을 통해 혼자 마스터해요. 실제로 열정 좋은 친구들을 뽑았을 때 저는 후회는 없었던 것 같아요.

지금 저와 함께 일하고 있는 마케터도 강연에서 똘똘하게 봤던 친구가 직장을 구하는 타이밍에 자연스레 채용된 경우에요. 평소 얼마만큼 열정을 갖고 자기 일을 하는지 알기 때문에 필요한 순간에 두 말 않고 뽑게 되는 거죠.

최 대표: 문제는 열정은 판단하기가 어렵다는 겁니다. 면접이라는 짧은 시간에 상대를 보면 주관성이 개입될 수밖에 없어요. 어떤 사람은 실제 가지고 있는 열정이 100인데 50만 보이기도 하고, 어느 경우엔 50인데 100으로 보기도 해요.

그래서 제 기준에서 제일 중요한 스펙이 뭔가 생각해 보면 경험 같아요. 이 업은 생각보다 선호하는 사람이 많아요. 그런데 실제로 비전을 발견하고 견뎌서 자기 스스로 동력을 찾는 사람은 생각보다 적어요. 그렇기에 경험을 보는 겁니다. 단순히 여러 경험을 했다가 아니라, 경험을 통해 최소한 이 산업에서 내가 스스로 동력을 찾을 만한 비전이 있는 사람, 설사 이 회사가 안 맞아서 다른 곳으로 옮길지언정 이 업만큼은 계속 할 사람을 찾고 있어요.

신입이 업계를 기피하게 되는 큰 이유 중 하나가 야근에 대한 부담 같아요.

김수연 교수(이하 김 교수): 요즘 아이들에게 워라밸은 정말 중요해요. 3개월 인턴 해보고 ‘나는 계속 이렇게 살 수 없어, 딴 걸 해야겠다’ 결심하고 공무원 시험 준비하거나 다른 길을 찾는 경우를 많이 봤어요.

최 대표: 저희 회사 데이터를 보면 2년 전에 비해 야근하는 비중이 현저히 줄어들었어요. 내년부턴 주 52시간제 적용을 받기 때문에 다른 산업과 차이가 더 줄어들 거라 봅니다. 다만 인턴으로 들어오는 친구들의 상당수가 마케팅이란 업에 대해 어떤 환상을 갖고 오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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