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부르는 커뮤니케이션
죽음을 부르는 커뮤니케이션
  • 유현재 (hyunjaeyu@gmail.com)
  • 승인 2019.11.05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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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재의 Now 헬스컴] 우리의 소통이 결코 순기능으로만 작용하지 않아

[더피알=유현재] 설리가 죽었다. 본명은 최진리이고 올해 스물여섯이었다고 한다. 스타의 위치에 있었지만 새파란 청년이었다. 인생에서 많은 일이 본격적으로 일어나는, 그래서 즐거움도 많지만 갈등과 좌절 등 어두운 면도 심심치 않게 경험하게 되는 그런 시기였다. 결코 죽음이 어울리는 나이대가 아니다.

그런데 극단적 선택, 자살이라는 전염성 강한 용어 대신 미디어에서 대체어로 쓰는 그 방법으로 생을 마감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그녀를 둘러싼 다양한 스토리를 접하면 접할수록 프랑스의 사회학자 뒤르켐이 이야기했던 “자살은 사회적 타살”이라는 말이 절절하게 다가온다.

미디어와 정신건강, 헬스커뮤니케이션 등을 공부하는 입장에서 설리의 죽음은 특히 더 답답하고 울화가 치민다. 학회에서 만난 관련 분야 연구자들도 비슷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자살이나 자해 등 일련의 치명적 건강위험 행동은 다양한 변인들이 개입됐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건강 관련 사안도 그럴 것이다.

예를 들어 개인이 암에 걸리는 것은 오랜 기간 다양한 변수가 작용한 결과이며, 심혈관 질환이나 여타 성인병도 크게 다르지 않다. 우울증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하물며 자살이라는, 개인의 선택지 중 가장 극단적인 행위의 배경이나 촉발 요인이 너무나 다양할 것은 틀림없다. 하나의 이유로 설명하거나 몰아붙이면 본질을 흐릴 수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설리라는 연예인, 아니 20대 한 청년의 자살에는 압도적인 비율로 ‘커뮤니케이션’이 개입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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