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에 기사값 주던 네이버, 광고비로 바꾼다
언론에 기사값 주던 네이버, 광고비로 바꾼다
  •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 승인 2019.11.12 1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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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료 모델 폐지, 뉴스 페이지 광고 상품 늘려
모바일 이용자 80%가 그린닷 버전 사용…구독 모델 강화
네이버 신규 모바일 홈에서는 선호 언론사를 구독하는 방식으로 메인뉴스가 노출된다. (왼쪽부터) 언론사편집 섹션, 마이뉴스.
네이버 신규 모바일 홈에서는 선호 언론사를 구독하는 방식으로 메인뉴스가 노출된다. (왼쪽부터) 언론사편집 섹션, 마이뉴스.

[더피알=안선혜 기자] 네이버와 언론사 간 전재료 개념이 사라진다. 네이버는 내년 4월부터 콘텐츠 제휴(CP) 언론에 제공하던 별도 비용 대신 광고 수익으로 전환키로 했다. 

네이버뉴스 안에서 언론사들의 수익이 전재료 기반에서 광고 모델로 바뀌면서 과거 뉴스캐스트 시절 벌어졌던 트래픽 증대용 제목 낚시 경쟁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 목소리도 나온다.

12일 네이버 발표에 따르면 언론사들은 향후 광고(언론사홈, 기사 중간 광고, 기사 하단 광고)에 대한 영업권을 직접 갖고, 네이버 뉴스를 통해 발생하는 광고 수익 전액을 제공받게 된다.

현재 네이버 뉴스 관련 광고 상품으로는 모바일 네이버의 ‘언론사홈’과 ‘기사 본문 하단’ 광고 등이 있다. 이에 더해 모바일 뉴스탭의 ‘언론사편집’ 영역과 ‘MY뉴스’에서 발생하는 디스플레이광고 수익이 추가될 예정. 내년부터는 기사 내부에 ‘중간광고’도 삽입돼 이 또한 신규 수익으로 잡힌다.

언론사편집 및 MY뉴스 영역 광고 수익은 사용자 구독과 로열티(충성도)를 반영한 광고 수익 배분 공식에 따라 각 언론사에 나눠진다. 네이버측이 외부 연구진을 통해 배분 공식을 개발했다.

언론사별 구독자 확보와 트래픽 증대가 수익과 직결되게 되면서 일각에서는 과거 뉴스캐스트 시절 트래픽 경쟁으로 인한 뉴스 품질 저하가 반복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적 시각도 제기된다.

실제 현장에서 나온 이같은 질문에 유봉석 네이버 서비스운영총괄은 “어뷰징 기사를 검증할 수 있는 기술을 마련해 광고 수익에서 디스카운를 줄 계획”이라 밝혔다.

김진규 네이버 홍보부장은 더피알에 “지금 뉴스검색에서도 급상승검색어를 어뷰징하는 경우 패널티가 들어가서 검색순위에서 뒤로 밀린다”며 “중간광고 등이 추가되더라도 우리 DA(디스플레이광고) 기준이 높기에 이용자 불편을 끼칠 우려는 없다”고 강조했다.

네이버 측에 따르면 현재 PC와 모바일 트래픽 비율은 1대 9인 가운데, 전체 모바일 이용자의 80% 이상은 그린닷이 적용된 신규 모바일 홈을 사용하고 있다. 이 모바일 버전에서 뉴스를 보려면 선호 언론사를 구독(언론사편집 섹션)하거나 AI가 추천하는 맞춤형 추천 뉴스(MY뉴스)를 이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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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1500만명 이상의 이용자가 1명당 평균 4.7개 언론사를 구독하고 있다. 누적 구독 건수는 7100만건을 돌파했다는 설명이다. 구독 기능을 도입한 언론사 가운데 80% 이상은 100만명 이상의 구독자를 확보하고 있다.

다만 전체 71개 콘텐츠제휴(CP)사 가운데서도 언론사 편집판을 운영하고 있는 곳은 48개 매체로, 70%에 조금 못 미친다.

향후 언론사 간 구독자 유치전이 다시 벌어질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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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부장은 “구독으로만 수익이 발생하는 건 아니고, 외부 연구자가 제시한 다양한 평가 지표를 통해 광고 수익이 배분되기에 참여하는 언론사들은 기본적으로 없던 수익이 오히려 늘 것”이라 말했다.

신규  방식 도입 이후 언론사 수익이 지난 8분기 평균 수익 대비 줄어드는 경우 향후 3년 간 별도 재원을 통해 이를 보전해준다. 일종의 한시적 배려다. 

내년 상반기 중으로는 뉴스 통합관리시스템인 ‘스마트 미디어 스튜디오’도 선보인다. 텍스트나 영상, 음성, 웹툰 등 다양한 형식을 조합한 기사는 물론 언론사별로 댓글·공감 정책을 차별화해 운영할 수 있다.

그밖에 네이버 페이포인트를 활용한 기사 유료화나 구독 기자 기사 게재 시 네이버 알림을 제공하는 등 다양한 실험을 진행할 수 있다.

네이버는 이같은 시도를 지원하기 위해 향후 동영상 뉴스 및 열독률 지표 등을 언론사에 추가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일련의 내용은 네이버가 직접 개입하지 않고 언론사와 독자들을 잇는 역할만 하겠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유 총괄 역시 “네이버는 그동안 자체 편집 영역을 꾸준히 없애고, 뉴스 댓글 운영 결정 권한을 언론사에 넘기는 등 뉴스 콘텐츠 전달 과정에서의 개입을 줄이기 위해 노력해 왔다”며, “스마트 미디어 스튜디오 프로젝트는 이를 완성하기 위한 것으로, 네이버 언론사홈은 매체가 주인이 되어 직접 만들어가는 디지털홈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언론사들이 이를 받아들이는 온도는 다르다. 언론사편집판 구독자와 마이뉴스 설정자들이 선호 언론을 따로 선택해 구독하는 형태지만, 결국 네이버 안에서만 이뤄지는 관계로 개별 언론사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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