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딜’ 배달의민족, 홍보방식 아쉬웠다
‘빅딜’ 배달의민족, 홍보방식 아쉬웠다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19.12.16 14:4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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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토크] 다소 난해한 보도자료 내용, 경쟁사 공개저격 ‘뒷말’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 앞으로 DH와 합작법인 의장으로서 아시아 시장 개척에 나선다. 뉴시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 앞으로 DH와 합작법인 의장으로서 아시아 시장 개척에 나선다. 뉴시스

[더피알=강미혜 기자] 지난주 산업계 핫이슈는 단연 우아한형제들과 딜리버리히어로(DH) 간 ‘빅딜’이었다.

배달앱 시장을 놓고 경쟁해온 주자들이 손잡게 된 것만 해도 충분히 이목을 끄는데,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을 DH가 전격 인수해 큰 놀라움을 안겼다. 인수가가 무려 40억 달러(한화 약 4조7500억원)라는 사실도 화제성을 더욱 높였다. 

토종 유니콘 기업의 새 주인이 해외자본이라는 점에선 평가가 엇갈리지만, 양사가 제시한 아시아 시장 공략의 청사진은 향후 행보에 기대감을 갖게 했다. ▷관련기사: 배민+요기요+배달통, 배달앱 치킨게임 신호탄?

다만, 새로운 변화를 천명한 우아한형제들의 화법이 영 이상했다. 쿨한 커뮤니케이션으로 ‘배민다움’을 만들어온 그간의 스타일과 달리 TMI식 보도자료로 공연히 뒷말을 낳았다.

13일자 입장자료에서 우아한형제들은 “국내 1위 업체 배민과 세계 1위 업체 DH가 손잡고 아시아 시장 석권에 나선다”는 점을 전면에 내세운 뒤 합작사 설립 계획과 김봉진 대표의 의장 역할을 부각했다.

이어 협악서의 ‘세부 내용’으로 DH에 지분을 매도한다는 사실을 덧붙이며, 일본계 거대 자본을 등에 업은 C사와 국내 대형 IT플랫폼 등의 잇단 배달앱 시장 진출에 따른 위기감이 합작사 설립의 주요 배경이라고 언급했다.

통상 기업의 지배구조 변동과 같은 경영상 중요 이슈가 있으면, 그 점을 우선적으로 명시하고 세부 내용과 향후 로드맵을 제시하는 것과는 다른 접근방식이었다.

보도자료 내용이나 구성 자체도 다소 난해했다. 제목과 전문만을 놓고 보면 우아한형제들이 DH에 지분 전량을 매도한다는 ‘핵심’을 곧장 파악하기 어려웠다.

모호한 설명은 배달의민족과 DH가 운영하는 요기요·배달통이 합병한다는 정확치 않은 보도를 낳기도 했다. DH가 우아한형제들의 지분을 인수하는 것일 뿐, 이후에도 각자 회사를 통해 기존 서비스를 유지하는 것이기에 엄밀히 따지면 합병은 아니지만, 상당수 기사가 인수·합병으로 포커스가 맞춰졌다.

더 흥미로운 대목은 보도자료상에서 따옴표로 처리한 익명의 멘트였다. 우아한형제들 측은 IT업계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 “온라인 시장을 파괴하는 역할을 해온 C사의 공격이 지속될 경우 자금력이 풍부하지 않은 토종 앱은 한순간에 사라질 수 있는 게 IT업계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자사가 DH와 연합한 결정적 이유가 일본계 자본의 대규모 공세 때문이라는 프레임으로 접근한 것이다. 자료에서 거듭 언급한 C사는 최근 배달앱 시장에 뛰어든 쿠팡이라는 점을 어렵지 않게 유추할 수 있다. ▷관련기사: 쿠팡이츠가 내건 ‘배달비·최소주문금액 無’, 과연 지속가능한가

기자들 사이에선 ‘비겁한 변명’이라는 쓴소리가 줄을 이었다. 우아한형제들도 독일계 회사로 전향해 해외 시장에 진출하면서 타사의 해외 자본 유입을 비판하는 건 어불성설이라는 것이다. 배달앱 시장의 독점 논란을 미리 의식한 ‘논점 흐리기’ 전략이 아니냐는 의심의 목소리도 나왔다. 심지어 한 기자는 개인 SNS에 “올해 최악의 보도자료”라고 총평하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우아한형제들은 한국 스타트업계에서 유례가 없는 ‘빅딜’을 성사시켰음에도 불필요한 잡음까지 껴안게 됐다. 실제로 배달의민족과 쿠팡 간 신경전에 관한 후속보도도 이어지고 있다.

보도자료는 언론이 정확하게 사안을 보도할 수 있도록 배포하는 참고용 자료다. 가급적 자사에 긍정적이고 유리한 내용을 부각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그것이 타사를 공개 저격하거나 기자들의 ‘오독’을 유도하는 화법은 분명 아닐 것이다. 더욱이 ‘네거티브’는 1등을 따라잡기 위해 2등이 즐겨 쓰는 전략이 아니던가. 

역대급 인수합병(M&A)을 통해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서는 배달의민족의 야심찬 첫 발걸음이 프로답지 못한 건 아니었는지 돌아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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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집사장요 2019-12-16 23:18:54
배달앱이 나오면서 생긴일 이므로ᆢ감히 몇자 적어봅니다ᆢ
-배달앱의 폐해-
개방되면 안될 업종 이란게있다 분명히ᆢ
배달업은 현업에 종사하는 분들이 수익을
가져가야 타당하다고 생각한다ᆢ
시간과 위험을 담보로 일을 하므로ᆢ
약간의 편의성을 혁신이라 부르고 대단한
사업인것 처럼 포장을 했다 ᆢ
엄청난 배달업체를 양산해서 경쟁을 심화해
수익을 하향 평준화 시켰고 배달음식의 가격을
급격히 상승 시켜서 국민의 주머니를 가볍게
만들었다 ᆢ무질서한 오토바이 ᆢ
매출은 있는데 수익이 적은 구조ᆢ비용의 증가
사업이랄게없는 가장 밑바닥 장사중의 하나인
배달업에 딸랑 앱하나 만들어 업주들 고혈을
짜내다가 반발 여론이 형성될쯤 외국에 팔아버리는
그리고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허울좋은
핑계를 대는데 그걸 믿으려 애쓰는 사람들 ᆢ
극한직업이란 영화에서 형사가 극한게 아니라
치킨집이 극한거였다 ᆢ이제 진정 웃을수있는
배달업 사장님은 거의없다ᆢ
접근성이 배달업도 너무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