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위기 인사이트] 기업이 ‘신종 코로나’를 만날 때
[금주의 위기 인사이트] 기업이 ‘신종 코로나’를 만날 때
  • 임경호 기자 (limkh627@the-pr.co.kr)
  • 승인 2020.01.31 18: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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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확진자 발생 11일만에 11명까지 늘어
민간기업들 對중국지침 마련·시행…“내부 커뮤니케이션 우선…헬스컴 관점도 요구”

매주 주목할 하나의 이슈를 선정, 전문가 코멘트를 통해 위기관리 관점에서 시사점을 짚어봅니다.

황수성 산업통상자원부 산업정책관이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생산성본부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관련 기업 상황 점검반 회의'에 참석해 현재 상황과 향후 대응 방향 등을 논의하고 있다. 뉴시스
황수성 산업통상자원부 산업정책관이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생산성본부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관련 기업 상황 점검반 회의'에 참석해 현재 상황과 향후 대응 방향 등을 논의하고 있다. 뉴시스

이슈 선정 이유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전국이 불안에 떨고 있는 가운데 대기업을 중심으로 ‘대응전략’을 수립해 눈길을 끈다. 통제되지 않는 외부 요인으로 인한 리스크 상황에서 개별 기업들의 대응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알아본다.

사건요약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31일 기준 1만명에 육박했다. 국내에서도 지난 20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11일만에 그 수가 11명까지 늘어났다. 정부는 우한 교민 368명을 전세기에 태워 국내로 데려오는 등 바이러스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와 함께 삼성, LG, 현대, CJ, SK 등 민간 기업들도 중국 출장 자제령이나 주재원 복귀 등 독자적인 조치를 취하며 정부와 대책을 논의 중이다.

현재상황

각 기업들이 대 중국 지침을 마련 중이다. 삼성전자는 임직원들에게 중국 출장 자제를 권고했다. LG상사는 중국 주재원의 가족을 귀국시키기로 했다. 현대차그룹도 중국 주재원에게 재택근무를 지시했으며, CJ그룹은 ‘위기관리 위원회’를 구성해 계열사별 상황을 체크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TF를 꾸려 단계별 대응방안을 수립했고, 포스코그룹도 현지 주재원 철수 방안을 검토 중이다. 

주목할 키워드

조직관리, 선제대응, 전염병

전문가

정현순 시너지힐앤놀튼 대표, 윤경훈 피알인 대표

코멘트

정현순 대표: 안전관리 이슈가 있을 때 직원들에 대한 어떤 조치를 취한다든가 어떤 계획이 있다는 것을 내부적으로 커뮤니케이션되게 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런 내용으로 인해 직원들에게 회사가 책임감 있는 기업으로 인식되면서 자연스럽게 외부에도 알려지게 된다. 굳이 대외적인 부분을 적극적으로 챙길 필요는 없다는 의미다.

외국 기업의 사례를 보면 안전관리와 관련된 사안에 있어서 직원들을 중심에 두고 있다. 해외에서 소위 ‘법인’을 많이 둔 다국적 기업들은 각국에 직원들이 상주한다. 그렇게 ‘해외’에서 일하는 직원이 많다는 점에서 대외적인 발표가 필요해지면 하는 거지, (홍보 등의) 비즈니스 차원에서 하는 발표는 찾아보기 힘들다. 그런 면에서 국내 기업들도 외국 주재원이나 현지 직원들의 안전을 위해 취하는 조치를 핵심으로 다루는 게 중요하다.

물론 현재 국내 기업들이 내린 결정들(주재원 귀국, TF 구성 등)은 많은 고민을 통해 이뤄진 것일 테니 그것을 읽고 접하는 외부인들,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는 긍정적으로 보일 것이다. 동시에 회사의 이런 조치들이 내부 직원들에게도 안정감을 줄 수 있다. 국내 언론이 충분한 공포감을 주지 않나. 이런 발표(바이러스 대응 조치)가 없다면 그게 더 문제일 것 같다.

윤경훈 대표: 대기업들은 현지 인력을 귀국시킨다든가 출장을 자제시키면서 비교적 잘 대응하고 있다. 반면 중견기업이나 중소기업들은 바이러스 확산 대응 여력이 없는 것 같다. 한국도 그렇지만 현지에도 진출한 대기업과 관련한 중소기업들이 얼마나 많겠나. 그들은 금전적인 부분도 그렇고, 심리적인 여유도 없을 것이다.

국내 기업들은 대부분 이번 사안을 위기관리 매뉴얼로 대응할 것이다. 하지만 그런 방식으로 접근하면 내부 구성원들에게 공포심을 유발할 수 있다. 사건이 벌어진 현지도 마찬가지다. 그러니 위기관리와는 완전히 다른 개념의 ‘헬스커뮤니케이션’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 국내 기업에 널리 통용되는 방식은 아니지만 구성원의 생명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사안에 주목해야 한다고 본다.

헬스커뮤니케이션에 대한 매뉴얼은 대기업에도 따로 없을 것이다. 노사분쟁이나 화재 등 일반적 이슈나 위험에 대한 대응 매뉴얼은 있겠지만, 평소에 발생 빈도가 극히 낮은 사안은 대응 매뉴얼을 만들자고 하면 대부분 받아들이기 힘들어 할 것이다. 이번 사태처럼 말이다.

내부에서 통제하기 힘든 이슈는 어떤 대응 매뉴얼로 커버하기 보다 인사와 노무, 홍보 등 다 분야에서 함께 협업해 대응해야 한다. 평소에 지엽적인 부분에 대해 개별 대응하다가 이런 일이 벌어지면 대응이 어려워지니 컨트롤타워를 만들어 헬스커뮤니케이션 관점에서 체계적으로 대응해 공포심을 없애는 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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