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의 코로나 보도는 어떻게 바뀌었나
언론의 코로나 보도는 어떻게 바뀌었나
  • 임경호 기자 (limkh627@the-pr.co.kr)
  • 승인 2020.03.04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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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언론진흥재단 빅카인즈 10대 종합일간지 코로나 보도 분석
사태 초기 대비 기사 수 30배 증가…지역사회 전파 기점 보도 경향 변화
지난 2월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취재진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타이핑을 하고 있다.
지난 2월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취재진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타이핑을 하고 있다.

[더피알=임경호 기자] 코로나19 지역사회 전파가 현실화된 가운데, 국내 확진자들의 증가 추이에 따라 언론보도량도 여러 변곡점을 거치고 있다. 확진자 발생이 잠시 멎어든 시점에 일시적으로 줄었던 보도량은 확진자 1000명을 넘어서며 다시 폭발적으로 증가, 기사 내용 역시 변화가 감지된다. 

코로나19가 아젠다 블랙홀로 작용하며 언론사 대부분이 해당 이슈의 비중을 늘려가고 있다. 역대 감염병 위기(일일 발생환자, 사망률 등) 사이클과 미디어 보도 사이클이 상당히 일치했다는 전문가 의견을 고려했을 때 현 상황을 가늠하는 리트머스지가 될 수 있다. 

이에 국가 위기 상황에서 국내 주요 매체들이 어떤 식으로 이슈를 보도하고 있는지 데이터를 통해 살펴봤다.

국내에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지난 1월 20일부터 3월 3일까지의 주간 보도 동향을 6주에 걸쳐 들여다봤다. 조사 대상은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한겨레신문 △경향신문 △한국일보 △문화일보 △서울신문 △세계일보 △국민일보 등 10대 종합일간지다.

한국언론진흥재단 빅카인즈(BIG KINDS, 뉴스 빅데이터 분석 사이트)에서 뉴스 검색어 ‘코로나’로 검색한 결과를 분석‧정리했다.

지난 1월 20일부터 3월 3일까지 10대 일간지 코로나 관련 보도 추이.
지난 1월 20일부터 3월 3일까지 10대 일간지 코로나 관련 보도 추이.

44일간 총 1만8827건의 코로나19 관련 뉴스가 보도됐으며, 국내 확진자 발생 시점부터 3주간 보도 건수가 비약적으로 증가한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이후 추가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으면서 언론의 주요 아젠다가 총선으로 잠시 돌아서지만, 바이러스의 지역 사회 전파와 함께 이전보다 관심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코로나19와 관련된 용어는 우한 폐렴에서 신종 코로나로, 신종 코로나에서 코로나19(COVID-19)로 변해갔다. 이 과정에 일부 언론사가 기존 용어를 고수하거나 병행 표기하는 등의 이슈가 발생했다. 대구를 중심으로 확진자가 급속도로 증가할 때 대구 폐렴 용어 사용을 두고 부가적인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확진자 발생 초기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 대한 관심이 증가한 반면 이후 미국과 일본, 중국의 대응으로 보도 비중이 이동했다. 주변국 대응과 확진자 발생 현황, 우리나라와의 관계 등을 시기별로 조명하다가, 국내 감염병 확산이 걷잡을 수 없이 큰 문제로 불거지며 코로나19와 관련한 한국의 대외적 포지션 등으로 보도 시점이 바뀌기도 했다.

1월 20일부터 3월 3일 사이 10대 일간지 코로나 관련 기사 연관어 분석. 빅카인즈, 워드클라우드.
1월 20일부터 3월 3일 사이 10대 일간지 코로나 관련 기사 연관어 분석. 빅카인즈, 워드클라우드.

연관성 높은 키워드로는 △중국 △우한 △세계보건기구 △확진자 △확진 판정 △감염자 △사망자 △대구 △경북 △신천지 △문재인 대통령 △질병관리본부 △보건당국 △의료진 △음성 판정 △소상공인 △불안감 등이 꼽혔다. 그 중에서도 확진자와 사망자, 중국, 대구 등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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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째주(1/20~1/26) 中 우한 관심도↑  

코로나19와 관련된 기사가 모두 156건 보도됐다. 일평균 10건에서 41건 수준이다. 연관 인물로는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이 주목 받기 시작했다. 국내 첫 확진자 발생과 함께 관련 보도가 뒤따르며 수면에 드러났다.

지역적으로는 미국과 일본, 태국, 홍콩, 북한이 두드러졌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초기 해외 반응이 궁금증을 자아내던 때다. 또 중국, 후베이성, 우한, 베이징, 상하이, 광둥성도 함께 부각되며 중국 내 상황이 국내 언론의 보도를 탔다.

핵심 키워드로는 코로나, 승무원, 본부장, 브리핑이 손꼽혔다. 바이러스의 정체에 대한 관심과 함께 승무원들이 확진자의 밀접 접촉자로 분류되며 언론에 오르내렸고, 정은경 본부장의 브리핑도 정부의 공식 채널로서 기능했다.

특징적인 점으로는 중국 우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기 시작했으며 ‘우한 폐렴’이란 단어가 통용되던 시기다. 질본의 등장을 언론이 알렸으며 사스(SAS)에 대한 관심이 재조명되기도 했다.

● 둘째주(1/27~2/2) 

2주 차에 등장한 코로나 관련 보도 연관 키워드.
2주 차에 등장한 코로나 관련 보도 연관 키워드.

코로나19에 대한 보도가 비약적으로 증가한 시기다. 관련 기사가 지난주 대비 약 13배(2,067건)에 달했고, 일 평균 기사도 73건에서 395건에 이른다. 

하루 한 명꼴로 뜨문뜨문 발생하던 확진자가 연일 복수로 발생하면서 언론의 관심이 집중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전문가들과 긴급 좌담회를 가지면서 주목도를 높였다. 

미국이 코로나 사태를 바라보는 시각과 일본의 확진자 발생도 눈에 띄던 시기다. 특히 국내 12번째 확진자(중국인)의 감염 경로가 일본에서 가이드활동을 하며 만났던 일본인(확진자)으로 알려지며 국제 사회 공조 필요성이 부각된다. 또 후베이성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급증하며 중국, 후베이성, 우한 등이 뉴스에 지속적으로 등장했다. 현지 교민을 국내로 송환하기 시작한 시기이기도 하다.

핵심 키워드로는 코로나가 꼽혔다. 이 시기 언론이 우한 폐렴을 ‘신종 코로나’로 바꿔 부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일부 언론은 기존 명칭을 계속해서 사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언론사들은 중국 내 급증하는 확진자 소식을 빈번하게 다뤘다. 이에 따른 사회적 관심 증가로 가짜 뉴스가 발생했으며, 무증상 환자에 대한 호기심도 높아지던 시기다. 국내에서도 점진적으로 확진자가 발생하며 대통령과 관련 전문가들이 긴급 간담회를 열기도 했다.

● 셋째주(2/3~2/9) 

3주 차에 등장한 코로나 관련 보도 연관 키워드.
3주 차에 등장한 코로나 관련 보도 연관 키워드.

지속적으로 증가한 관련 보도는 전주 대비 1.9배에 달했다. 총 3842건으로 하루 평균 183건에서 698건이 보도됐다.

중국이나 후베이성, 우한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뜨거웠고, 미국의 전세기 파견이 화제로 떠올랐다. 우리나라도 중국에 전세기를 추가 파견해 현지 교민들을 국내로 데려왔다.

감염병 정국 속 질병관리본부의 행보가 지속적으로 언론의 보도 대상에 올랐다.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의 퇴원을 발표하거나, 가족 내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을 질본에서 언급했다.

코로나19 확진과 관련된 국내 관심이 높아지던 시기로, 그동안 확진자로 분류돼 치료를 받던 이들 중 일부가 연이어 퇴원하며 사태 수습에 대한 희망이 엿보였다. 국가 방역시스템의 작동으로 인한 문재인 대통령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던 때다. 

● 넷째주(2/10~2/16) 

코로나19 국내 추가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으며 잠시 뉴스 아젠다가 총선으로 이동하기도 했다. 빅카인즈 주간이슈 분석 결과.
코로나19 국내 추가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으며 잠시 뉴스 아젠다가 총선으로 이동하기도 했다. 빅카인즈 주간이슈 분석 결과.

코로나19와 관련된 보도 수가 국내 첫 확진자 발생 이래 처음으로 감소했다. 코로나 사태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를 대변한다. 총 기사 수는 3272건으로, 이 시기 하루 평균 205건에서 584건의 기사가 보도됐다.

중국 현지 감염 추이가 언론의 도마에 오른 가운데 홍콩 연구진의 백신 개발 가능성이나 일가족 무더기 감염 소식 등이 전해졌다. 또 해외 감염을 우려한 정부가 중국 외 아시아 6개국 지역에 여행 자제 경보를 내렸다.

이 시기 세계보건기구(WHO)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의 공식 명칭을 ‘COVID-19’로 정하고, 정부는 이에 대한 국내 명칭을 코로나19로 한다고 발표했다.

한동안 국내에서 추가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는 등 감염 확산세가 소강상태에 접어들며 마스크의 올바른 사용법이나 바이러스 잠복기, 중국이나 일본의 크루즈선 사례 등이 언론의 관심사에 올랐다. 2월 14일에는 총선 관련 이슈가 이례적으로 코로나 이슈를 뒤덮으며 상황 종료에 대한 언론의 예측을 간접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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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섯째주(2/17~2/23)

코로나19 감염 확산세가 한동안 수그러들며 언론 보도 비중도 주춤하는 듯했으나 지역사회의 일부 확진자를 중심으로 그 수가 비약적으로 늘어나며 언론 보도도 전환기를 맞았다. 보도 건수는 전주와 비슷한 3368건으로 하루 평균 282건에서 628건의 관련 기사가 나왔지만 보도 온도는 사뭇 달라졌다.

일본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서 승객 2명이 사망한다. 중국과 일본, 싱가포르가 세계에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가장 많은 국가들로 이름을 올리는 가운데 부산과 경북, 대구 등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전국 각지에서 확진자가 발생했다.

연이어 사망자가 나오고 바이러스 확산세가 빨라지자 질병관리본부가 언론의 재조명을 받았다. 이 시기에 코로나19로 인한 국내 첫 사망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신천지 또한 감염병 확산의 원인으로 지목돼 도마에 올랐다.

전에 비해 확진자와 사망자에 대한 보도가 늘어났다. 경북대병원과 청도대남병원 같은 키워드가 언론 보도에 등장하며 대구를 중심으로 지역사회 전파 현실이 지면을 채웠다. 일부 언론사는 신천지에 대한 보도 비중을 크게 늘리며 악화일로 속 감염병 정국을 보도했다.

● 여섯째주(2/24~3/1)

6주차 개체명 관계도 분석. 코로나와 관련성 높은 기사 100건 가운데 3건 이상에 등장한 유관 단어 관계도.
6주차 개체명 관계도 분석. 코로나와 관련성 높은 기사 100건 가운데 3건 이상에 등장한 유관 단어 관계도.

코로나19 사태 이후 가장 많은 보도가 쏟아졌다. 그 수가 무려 4608건에 이르며 일 평균 296건에서 최다 861건까지 보도된다.

세계 곳곳의 축제가 감염병 사태로 취소되며 해외 각국에서 한국을 조롱하거나 경계하는 반응이 흘러나왔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탄탄한 의료시스템을 바탕으로 유례없이 많은 의심자들을 매일 검사해내며 확진자 수의 증가속도에서도 주목받게 된다. 확진자 수 또한 3500명을 넘어선다.

지역 감염병 대응과 늘어나는 확진자 수로 인해 대구시에 대한 관심이 지속됐으며, 신천지에 대한 정부 차원의 조사 및 통제가 이뤄지며 함께 언론 보도에 등장한다. 몇몇 언론사를 중심으로 종교 그 자체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으며, 확진자 가운데 신천지 비율이 나날이 높아지던 시점이다.

지역사회 전파가 사실상 현실화되며 대통령의 행보도 언론의 조명을 받는다. 사회적 불안 증가에 따른 내수 시장 타격을 정부 책임론으로 귀결 짓는 보도도 살펴볼 수 있다. 불안이 가시화 되며 각계각층에서 나타나는 피해에 언론사들이 집중하기도 한다. 이에 따라 지난 4일 제기됐던 대통령 탄핵 촉구 청원 동의자 수가 3주만에 20만을 넘기게 된다. 

언론 보도에 판데믹(세계적으로 전염병이 대유행 하는 상태)이란 용어가 등장하며 이탈리아, 이란 등 피해 정도가 비슷한 해외 국가들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는 분위기다.

● 일곱째주(3/2~ 진행형)

국내 첫 확진자가 발생한지 7주 차에 접어드는 이번 주에는 이틀 사이 1426건이나 되는 관련 보도가 나타났다. 하루에 유관 기사 643~756건이 쏟아지며 신천지가 단연 주요 관심사로 자리 잡은 모양새다.

중국과 일본 등 일부 국가의 정부 대응을 조명하는 한편 코로나 사태가 가시화 되고 있는 미국도 관심사다.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의 기자회견을 중심으로 그가 착용했던 ‘청와대 시계’나 그의 측근에게까지 관심이 쏠리고 있으며, 이를 두고 벌이는 정치권 설왕설래도 관전 포인트다.

장기화되는 감염병 정국 속 소상공인들의 고충이나 대구 지역 의료진에 대한 보도도 이어지고 있다. 향후 코로나19의 지역사회 확산 추이에 따른 수습 문제나 경제 여파, 총선 등이 주요 아젠다로 자리 잡을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핵심 키워드나 지역, 인물 등 개체명을 선정하는데 사용된 관계도 분석에는 정확도 상위 100건의 뉴스 본문을 형태소 분석해 명사상당어구를 추출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추출된 명사상당어구에 개체명 분석 알고리즘(Structured SVM(Support Vector Machine))을 적용해 개체명을 추출했다. 이때 개체명의 관련기사 건수를 고려해 가중치를 부여했으며 가중치는 11 이상을 기준으로 했다.

코로나19 예방수칙

1. 비누로 30초 이상 꼼꼼하게 손씻기
2. 기침할 땐 옷 소매로 입과 코를 가리기
3. 발열, 기침 등 호흡기 증상시 반드시 마스크 착용
4. 중국 방문 후 14일 이내 호흡기 증상 있으면 검역관에게 신고
5. 의료기관 방문시 해외 여행력 알리기
6. 감염병 의심될 때는 병원에 바로 가지 말고 질병관리본부(☏1339) 또는 보건소에 전화연락

코로나19 질병관리본부 사이트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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