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첫 마케팅 광고하기까지…
SK하이닉스가 첫 마케팅 광고하기까지…
  • 조성미 기자 (dazzling@the-pr.co.kr)
  • 승인 2020.04.03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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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2B 이미지 탈피 영타깃과 콘텐츠 소통
의인화 등 기발한 이야기로 ‘광고 맛집’ 등극

새로운 능력자들이 필요했던 에이전트SK는 영화 ‘킹스맨’의 장면처럼 홀로그램 회의를 진행하고 새로운 ‘눈력자’를 찾아나선다. 어둠 속에서도 선명하게 보고, 저 멀리까지 내다볼 수 있다. 또 절대 색감과 투시력을 지녔다. 이런 눈력자들은 상상 속의 인물(人物)이 아니다.

[더피알=조성미 기자] 디지털 생태계에서 색깔 있는 기업 영상으로 소통해온 SK하이닉스가 이번에는 히어로물을 선보였다.

야간에도 선명하게 지켜보는 CCTV, 코 앞에 있는 것처럼 촬영하는 드론, 정확한 컬러를 잡아내는 스마트폰 카메라, 알약 크기의 내시경 카메라 등 진보된 이미지 센서 기술을 사람의 눈에 빗대 진지하지만 유머러스하게 풀어냈다.

캠페인을 기획한 원정호 브랜드전략팀장은 “‘눈력자들’은 B2B(기업 간 거래)인 SK하이닉스의 첫 마케팅 광고라고 할 수 있다”며 “아직 볼륨은 작지만 성장세가 뚜렷한 비메모리 반도체인 CIS(CMOS 이미지 센서)를 만들고 있음을 알리고자 했다”고 전했다. 다소 엉뚱한 발상의 영상이지만 그 안에 회사가 이야기하고픈 메시지를 잘 녹였다.

새로운 시도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최근 B2B도 재미있고 편안하게 소비자와 직접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해나가는 속에서 SK하이닉스 역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하이닉스 과거: 반도체 만드는 회사, 지금: 영화같은 광고 만드는 회사’가 됐다는 유튜브 댓글처럼 영상 콘텐츠를 SK하이닉스의 대표 상품으로 만들기까지의 과정은 어땠을까?

원 팀장은 “SK하이닉스의 과거 광고커뮤니케이션은 클래식하고 점잖은 B2B였다”며 “2018년 ‘위 두 테크놀로지(We Do Technology)’란 슬로건을 발표하며 나름 큰 변화를 시도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커뮤니케이션 타깃을 젊은 세대로 좁혔다. 산업이 성장하고 회사의 위상이 올라가는 흐름 속에서 무엇보다 우수한 이공계 인재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타깃을 좁히고 난 후 채널도 유튜브를 중심으로 재편했다. 또 커뮤니케이션 톤앤매너는 재미있거나 감동적인 것으로 설정했다.

변화의 이유는 단순하다. 젊은 세대가 유튜브에 있고 그들은 재미가 없으면 보지 않기 때문이다. 바꿔 얘기하면 젊은층에 자연스레 다가갈 수 있는 기업 콘텐츠가 필요하다.

▷함께 보면 좋은 기사: [브랜드의 유튜브] 케이스 분석(3)

이러한 방향성 아래 SK하이닉스는 2018년에는 반도체를 의인화한 ‘안에서 밖을 만들다’에 이어 지난해엔 지역 캠페인까지 다양한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원 팀장은 “콘텐츠 플랫폼 시장이 유튜브로 기울어진 가운데, 유튜브에서 광고만 할 것이 아니라 유튜브 타입의 콘텐츠를 만들기로 했다”며 “‘한희수(하이닉스의 한국식 이름)’의 성장기를 담은 웹드라마와 러브스토리 등 콘텐츠를 다양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 콘텐츠는 2018년 슬로건 ‘위 두 테크놀로지’(We Do Technology)를 발표하며 내세운 기술, 테너시티 신드롬(집념), 더 나은 세상을 위한 소셜밸류 등의 핵심 키월드를 기본적으로 담아내고 있다.

파트너사인 이노션과 함께 기발함과 의외성, 뒤통수를 치는 아이디어를 고민하고 있다고. 원 팀장은 “뻔한 이야기를 하면 변화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젊은 세대에 맞는 변화를 추구하며, 예상되는 이야기를 뻔하지 않은 포맷에 담아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덕분에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유튜브에서 엄청난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또한 B2B답지 않은 과감한 시도가 타깃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고 있다고 평가된다. 회사가 성장하는 것과 더불어 기업 브랜드 가치가 상승하고, 자체 설문조사 결과 이공계 학생들 사이에서도 기업이미지가 좋아졌다는 피드백을 얻고 있다.  

원 팀장은 “우리 콘텐츠는 지금 당장 반도체를 팔겠다는 광고가 아니라, 미래의 잠재력과 중요성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며 “반도체라는 것이 뜯어보면 너무 어려운 것이기에 쉽게 공감할 수 있는 감정을 가진 사람의 모습으로 소통하려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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