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인은 자기관리 필수…잘나야 하지만 잘난척 안돼”
“PR인은 자기관리 필수…잘나야 하지만 잘난척 안돼”
  • 정수환 기자 (meerkat@the-pr.co.kr)
  • 승인 2020.05.18 15:35
  • 댓글 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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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피알 창간 10주년 특집- 원로를 만나다②] 낸시 최 씨제이스월드 대표

[더피알=정수환 기자] 낸시 최 씨제이스월드 대표는 한국적 시선으로 보면 ‘별난 사람’이다. 나이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는 스타일로 일단 시선을 잡고, 특유의 당당하고 쿨한 화법으로 스스로를 가감 없이 드러낸다. 수십년 간 글로벌 PR무대에서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건 내면과 외모를 모두 가꾸는 노력이 바탕에 깔려 있다.

최 대표는 여성들이 두각을 드러내는 커뮤니케이션업계에서조차 “여전히 여성에 한계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후배들을 향해 “회사에서 받으려고만 하지 말고 내가 어떻게 회사에 도움을 줄 수 있을지 고민하라”고 조언했다. 

“비행기도 멈췄지만 국제PR 목적지 향해 다시 가야죠”에 이어...

낸시 최 대표는...한국국제PR협회(IPRA) 한국지부 회장, EWHA 초대 회장, 주한 외국관광청협회(ANTOR) 회장 등을 역임했다. 오스트리아 요한 스트라우스 골드메달, 국가공로훈장 은장을 수상했고, UNIAPEWP 평화 대사직, 평창올림픽유치 글로벌 홍보 및 미디어 캠페인 커뮤니케이션 디렉터도 수행했다. 사진: 더프레임 송은지 실장
낸시 최 대표는...한국국제PR협회(IPRA) 한국지부 회장, EWHA 초대 회장, 주한 외국관광청협회(ANTOR) 회장 등을 역임했다. 오스트리아 요한 스트라우스 골드메달, 국가공로훈장 은장을 수상했고, UNIAPEWP 평화 대사직, 평창올림픽유치 글로벌 홍보 및 미디어 캠페인 커뮤니케이션 디렉터도 수행했다. 사진: 더프레임 송은지 실장

오랜 시간 PR·커뮤니케이션 분야에 몸담아오셨는데, 대표님만의 롱런 비결이 있으시다면요.

자기관리가 제일 중요해요. 예를 들어 컨퍼런스 갈 때 일부러 어필할 수 있는 신발, 액세서리 등을 착용하고 가요. 하이힐을 신고 가는 것도 그런 의미죠. 제가 CNN, BBC, 유로뉴스 같은 외국 뉴스를 계속 챙겨보는데, 이를 통해 해외의 분위기를 파악하는 것도 있지만 거기 여자 아나운서들이 어떤 옷을 입는지 계속 살펴봐요. 그리고 느낌이 오는 옷들을 참고하죠. 각 모임마다 내가 어떻게 보이고 싶은지 미리 준비합니다. 예전에 인터뷰를 자주 했을 땐 단 한 번도 옷을 겹치게 입지 않았어요. 이렇게 신경을 쓰고 자기관리를 하면 상대방이 저를 쉽게 보지 못하죠.

또 사람 관계에 특별히 신경 씁니다. 저는 일로 만난 사람과 아닌 사람의 구분이 없어요. 다 아는 사람이라 생각하고, 또 진심으로 대하려고 하죠. 사람들이 뭐가 필요한지도 미리 알아내 선물해주곤 해요. 외국에서 네트워킹을 쌓은 여성들의 경우 우리나라 화장품에 관심이 많거든요. 홈쇼핑에서 사서 보내주기도 하고, 제가 입은 옷에 대해 궁금해하면 바로바로 정보를 공유해주고. 그런 식으로 대하다 보면 상대방도 저를 신뢰하더라고요. 일을 하는 것도 더 수월하고요. 오죽하면 컨퍼런스에서 사람들이 ‘낸시 최 사장님 오세요?’라고 다 물어본대요. 제가 가면 편하고, 또 분위기 메이커 역할도 하니까. 30년 전에 만난 사람들과도 아직 연락해요.

기자들과의 관계도 마찬가지예요. 보도자료를 보내고 기사가 뜨는 걸 확인하면 바로 연락해요. 기사 확인했다고. 그러면 기자들의 프라이드도 올라가죠. 그렇게 다 챙기니까 기자들이 저에게 선물도 보내오더라고요. 솔직히 기자들에게 선물 받는 게 쉬운 일은 아니잖아요? 프레스 투어가 끝나면 모든 기사를 스크랩해 책으로 만들기도 하는데, 항공사에 제공하는 경우도 있어요. 그러면 항공사 쪽에서도 엄청 좋아해요. 종합하자면 사람에 대한 작은 관심, 그리고 필요하다고 하기 전에 먼저 실행하기. 이게 저의 롱런 비결이 아닐까 싶네요.

과거엔 해외 선진국에서 PR의 기법,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공부하는 입장이었는데 이제는 한국의 PR을 배우려는 시도도 있는 것 같습니다.

잘 모르겠어요. 저는 아직 한국의 PR이 더 커져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국제적인 PR회사들이 많잖아요? 그런데 그 회사들은 모두 외국계 회사지, 한국이 본사인 곳은 없거든요. PR업계 자체가 되게 약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물론 잘 하는 사람들도 있겠죠. 앞으로 한국 PR회사가 세계에 지점을 갖게 되는 경우도 나타나길 바랍니다.

PR업계는 여타 산업군에 비해 여성 종사자들이 많은데 시니어로 올라갈수록 지금도 남성 쪽에 더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입니다. 왜 그럴까요.

의외로 한국뿐만 아니라 외국에도 여성들이 높은 위치에 올라서 있는 경우가 많지는 않죠. 저는 미안하지만 여성에게 한계가 있다는 생각입니다. 물론 저도 마찬가지고요. 기회가 오면 잘 잡는 사람들도 많겠지만 최선을 다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자기 일처럼 일을 하지 않는 거죠. 특히 요즘은 더 그렇다고 봅니다. 저만해도 남자들이랑 일하는 게 편해요. 좀 더 융통성이 있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실행할 때 시야가 넓거든요. 요즘 여성들이 실무진에 많아진 것도 여성을 우대하려고 해서 많이 생긴 거지, 실력이 더 좋아서 많아진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낸시 최 대표는 한국 PR회사도 해외에 지사를 내면서 국제 무대에서 더 크게 발전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사진: 더프레임송은지 실장

대표님께서 요즘 가장 관심을 크게 두는 이슈나 사안은 무엇입니까.

기업에서 보도자료만 뿌리지 모니터링을 하지는 안잖아요? 외국에서는 기업 보도자료를 다 모니터링하는 회사가 있어요. 하나의 보도자료를 외국에서 어떤 시각으로 보는지, 어떤 효과를 주는지 등을 기술적으로 발전시키는 회사들이 있단 말이죠. 그런 회사에서 저와 함께 하고 싶다는 의사를 종종 내비치고 있어요. 관심이 없었는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새로운 분야인 것 같더라고요. 최근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요즘 미스터트롯의 ‘임영웅’에게 관심이 많아요.(웃음) 팬이기도 하지만, 임영웅 씨가 상당히 PR적인 사람이더라고요. ‘이 노래를 하면 사람들이 감동을 받을 것이다, 이 노래로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걸 철저히 계산해서 하는 것 같다고 할까요. 마치 저처럼 PR적 마인드로 선곡을 하는 게 느껴졌어요. 그래서 요즘 더 관심 깊게 보고 있습니다.

업계 원로로서 지면을 통해 동료·후배들에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우선 후배들에겐, 회사에서 받으려고만 하지 말고 내가 어떻게 회사에 도움을 줄 수 있을지 고민했으면 좋겠어요. 회사를 위해서 내가 뭔가를 줄 수 있어야 하잖아요. 그러니까 새로움을 위해 부지런하게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또 잘나야 하지만 잘난 척은 안 했으면 좋겠고요. 자기 분수를 알아야 하죠.

제 동료들에겐 실무에 많이 참여하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CEO나 대표급은 실무에 참여를 많이 안 하잖아요? 더 활발하게 일을 하고, 현장 실무에 익숙해야 책임감도 더 많이 올라가지 않을까 싶네요. 저는 그렇게 하고 있거든요.

앞으로 계획은 어떻게 되시나요.

제가 너무 오래 일을 한 것 같다는 생각이 종종 들 때가 있어요. 그런데 얼마 전 아들이 ‘미국에서 99세 된 할머니가 휠체어 타고 다니면서 일을 한다’고 말하더라고요. 그래서 다시 한 번 의지를 다졌어요. 할 수 있는 데까지는 해봐야겠다. 대신 앞으로 신경을 써야죠. 더 뚱뚱해지지 않아야 하고요. 이게 웃기지만 사람을 만날 때 이미지가 큰 역할을 하거든요. 오래 일을 하려면 제 이미지를 더 노력해서 가꿔야겠죠.

10년 전 더피알 창간 때 “PR업계의 발전적인 변화가 지속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얘기하셨어요. 마지막 질문으로 더피알에 바라는 점에 대해 다시 한 번 여쭈고 싶습니다.

PR인들의 창구 역할을 해줬으면 좋겠어요. 더피알이 PR인들을 좀 도와서, 한국의 PR인들이 한국에만 머물지 않고 전 세계로 나갈 수 있도록 돕는 가교역할을 했으면 좋겠어요. 지금 한국의 PR은 너무 해외와 동떨어져 있다는 느낌이 들어서 좀 더 세계와 호흡할 수 있으면 좋겠네요. 또 더피알의 기사는 너무 한국 사례만 있는 것 같아요. 해외의 사례도 수급해서 다루면 어떨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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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더피알 편집장 강미혜입니다.

우선 ‘원로를 만나다’의 기획 취지를 밝히고자 합니다.

더피알은 창간 10주년을 맞아 업계에서 오랫동안 일했던, 지금도 왕성히 활동하시는 원로를 인터뷰해 그들의 생각, 경험, 발자취를 통해 직업 PR인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다뤄보고자 했습니다.

수십 년간 업을 영위해 온 인터뷰이의 이야기를 가급적 있는 그대로 담았습니다. 그것이 기록하는 사람으로서 저희 역할일 것입니다.

물론 기사나 인터뷰 내용에 대한 판단과 평가는 순수하게 독자들의 몫이라 생각합니다.

이번 인터뷰를 계기로 많은 독자분들의 좋은 의견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를 반영해 앞으로는 기록이라는 가치를 추구하는 데 있어 좀 더 다양한 시선을 염두에 두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김명지 2020-12-02 01:11:00
너무나 실망스러운 기사, 그리고 더피알...

커뮤니케이션 2020-06-28 19:41:06
2020년에 이런 기사를 보게 될 줄이야. 이런 생각을 할 수는 있다고 치자. 하지만 여성 임원이 그것도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라는 사람이 이런 답변을 했다는 것이 놀랍고 안타깝다. 또한, 기자가 단순히 준비한 질문만 하고 답변만 정리하는 사람인가? 현장에서 의문을 제기하거나 추가 질문을 할 생각은 못했을까?

수진 2020-06-23 13:22:43
무슨 이런 쌍팔년도 이야기를...

PR 2020-06-01 14:39:10
인터뷰 내용도 후진데, 편집장 변명이 더 후지네요. PR 운운하면서 PR을 더 후지게 하시다니....

lucy 2020-05-30 07:54:32
뭐지.. 이 구식마인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