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산업은 ‘코로나 불황’도 비껴간다?
언론산업은 ‘코로나 불황’도 비껴간다?
  • 임경호 기자 (limkh627@the-pr.co.kr)
  • 승인 2020.06.24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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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265개 매체↑, 인터넷 기반 매주 10곳 이상 생성
기성 언론 위기감 고조 속에서 생태계 기현상 계속

[더피알=임경호 기자] “이쪽은 먹고 살 만한가 봐요?”

요즘 같은 시대에 이런 이야기는 터부시된다. 사회 전반에 코로나19가 영향을 미치는 시기라 더욱 그렇다. 대문 앞에 서면 곡소리가 울려 퍼진다는 6월이다.

코로나로 인한 불황에 모두가 휘청일 때 이상하리만치 과밀화되는 산업군이 있다. 종사자들 모두가 “레드오션”을 외치는 언론시장이다. ‘수익모델 부재’가 공공연한 사실로 공유되는 이쪽 산업군은 올해도 신규 진입사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매체광고 시장마저 얼어붙은 판에 “참 이상하다”는 말들이 흘러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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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부 정기간행물 등록관리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정기간행물 등록 건수는 2015년 1만8812개에서 2019년 2만1852개까지 증가했다. 연평균 760개 매체가 새로 만들어졌다. 범 언론의 범주에 포함할 수 있는 뉴스통신, 인터넷뉴스서비스, 신문 등을 따로 떼어내 보더라도 그 규모는 점점 커지고 있다.

특히 1월 국내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발견된 이후 그 여파가 현재까지 지속되는데도, 올 들어 생겨난 인터넷뉴스·통신·신문사 수는 265개(6월 21일 기준)에 이른다. 새로운 언론이 매주 10개 이상 나온 셈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경기 악화에 미국 내 100여개 신문사들이 긴축재정에 돌입한 모습과 상반된 모습이다. 

물론 국내 언론사들도 코로나발(發) 불황에서 자유롭진 않다.

일부 일간지는 수개월 전부터 취재비 등의 수당 명목을 삭감하고 긴축 경영에 들어갔으며, 한국신문협회는 회원사들의 경영난을 이유로 정부광고 조기 집행을 촉구하고 나섰다. 사정이 더 어려운 지역지들은 무급휴가 또는 임금삭감, 발행지면 감축 등을 시행하며 생존을 위한 노력에 한창이다. 지상파 등 방송사들도 제작비 감축에 돌입하며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하지만 기성 언론의 위기론이 무색할 만큼 신규매체의 진입이 두드러지는 상황. 이 기현상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지 않을 수 없다.

언론산업의 구조적 위기라고 하지만 코로나 훨씬 이전부터 매체 수는 꾸준히 늘어났다.

신규매체 증가분의 상당수는 인터넷 신문이 차지한다. 2016년 이후 매년 800~1000여 개 규모로 증가했다. 정기간행물 현황에 집계되기 시작한 2005년 당시 286개에 그쳤던 인터넷신문 수는 지난해 말 기준 9164개까지 늘었다. 최근 3년만 놓고 봐도 6360개에서 7151개, 8171개, 9164개로 늘어나며 40% 이상 몸집을 불렸다.

시장 수요에 반하는 공급 과다에 해당하는 매체 수 급증 현상을 해석하려면 역사적 배경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2000년대 이후 인터넷의 대중적 보급과 함께 <오마이뉴스>와 같은 시민 미디어가 급부상했다. 여기에 참여정부 기조와 함께 표현(언론)의 자유라는 개방적이고 민주적 매체 문화 환경이 정립되면서 그에 걸맞은 뉴스 생태계가 형성됐다.

유통망의 지위 변화도 한몫했다. 뉴스를 생산하는 언론사보다 이를 배포하는 포털 사이트의 입지가 사회적으로 굳건해지며 1인 미디어를 포함한 인터넷 신문이 생존할 수 있는 토양이 갖춰진 셈이다.

하지만 급격히 증가한 매체 수에 비해 광고 시장 파이의 증가분은 더딘 편이다. 그러다 보니 채산성이나 규모 문제 등을 수반했다. 적은 인력과 상대적으로 열악한 재정 여건 속에서 매체로의 경쟁력 확보가 어려워지자 생존 그 자체에 주력하는 언론산업이 부상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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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저널리즘 전문가인 최진순 한국경제신문 차장은 “일단 문체부 정기간행물에 포함돼 매체의 법적 지위가 확보되면 신문법 안에 들어가게 된다”며 “그렇게 되면 언론과 관련된 지원 대상이 될 수 있고, 포털에 ‘기생’할 자격이 부여되면서 형성되는 생태계가 존재한다”고 했다.

▷“월 15만원이면 언론사 대표 가능”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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