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 ‘숏폼’을 대하는 사람들
대세 ‘숏폼’을 대하는 사람들
  • 안해준 기자 (homes@the-pr.co.kr)
  • 승인 2020.07.20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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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발 짧은 콘텐츠 유행, OTT부터 포털까지 유행
영 타깃 소비자 겨냥 잇달아 숏폼화 추진, 디지털 플랫폼 전반으로 확산

[더피알=안해준 기자] 최근 국내외에서 부정 이슈에 휩싸이고 있지만 틱톡(TikTok)은 분명 콘텐츠 포맷에 상당한 변화를 가져왔다. 숏폼 흐름이 디지털 플랫폼 전반으로 퍼지면서 단순 유행을 넘어 콘텐츠 사업의 트렌드까지 바꿔놓았다. 특히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라 불리는 스트리밍 채널들이 잇달아 숏폼화를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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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조미디어는 ‘2020 디지털 트렌드 리포트’를 통해 “MZ세대를 중심으로 간편한 시청에 기반을 둔 짧고 간결한 형태의 숏폼 콘텐츠에 대한 선호도가 확산되고 있다”며 “이에 주요 콘텐츠 기업들이 젊은 타깃층을 공략하기 위해 숏폼 콘텐츠 제작 역량을 키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메조미디어가 연령대별로 선호하는 동영상 콘텐츠 길이를 조사한 결과 10대와 20대가 각각 15.5분, 15.0분으로 전 연령대 중 가장 짧았다. 1분 미만의 영상 길이가 대부분인 틱톡에 비하면 한참 길지만 드라마, 영화 등이 보통 30분~1시간 물로 제작되는 기존 틀에선 완전히 탈피한 모습이다.

이에 대해 김남훈 훈픽쳐스 대표는 “확실히 틱톡을 중심으로 과거보다 숏폼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졌다”며 “젊은 타깃층을 중심으로 짧은 영상을 통해 커뮤니케이션하고 밈(meme)처럼 노는 흐름이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형 콘텐츠 미디어사들은 이런 영 타깃을 공략하기 위한 숏폼 콘텐츠 기획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넷플릭스(Netflix)는 시트콤 ‘브루노라니나까!’, ‘러브, 데스+로봇’ 두 작품을 회당 러닝타임 15분 이내로 방영한다. 아예 숏폼 콘텐츠 전용 플랫폼을 지향한 서비스도 등장했다. 지난 4월 출시한 미국의 퀴비(Quibi)는 콘텐츠당 10분을 넘지 않는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을 방영한다. 출시 당시 10억달러(약 1조원) 투자를 유치했고 스티븐 스필버그, J.J.에이브럼스 등 스타 감독들과 배우들이 합류해 주목을 끌기도 했다.

국내 플랫폼 기업들도 잇따라 숏폼화에 가세하고 있다. 포털사 네이버가 특히 적극적인 행보다. 네이버는 숏폼 동영상 전용 에디터인 ‘모먼트’를 출시하고 사용자가 자신의 블로그에 영상, 사진 등을 마치 인스타그램 스토리처럼 간단하게 표현할 수 있게 만들었다. 앞서 네이버는 지난해 ‘제1회 네이버 웹툰 숏폼 무비 페스티벌’을 열고 15분 이하의 콘텐츠 시나리오를 영상물로 제작해주는 공모전을 진행하기도 했다.

네이버는 네이버블로그에 짧은 콘텐츠를 게시할 수 있는 '블로그모먼트'를 도입했다. 화면 캡처
네이버는 네이버블로그에 짧은 콘텐츠를 게시할 수 있는 '블로그모먼트'를 도입했다. 화면 캡처

국내외를 막론하고 대어들의 숏폼 잡기 경쟁은 끝이 없다. 구글은 영상 제작 플랫폼 ‘탄지(Tangi)’를 통해 사용자가 1분 이내의 학습 영상을 만들어 공유할 수 있게 지원한다. 국내에선 카카오M(톡tv), LG유플러스, CJ ENM 등이 웹툰, 예능, 5G 등 자신들의 독점 콘텐츠와 기술을 십분 활용해 관련 시장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대해 배윤식 도빗 대표는 “모바일 기기에 기반한 콘텐츠 소비에 가장 필요한 포맷이어서 기업이나 콘텐츠 제작사도 플랫폼에 맞게 응축된 메시지를 제작하려는 흐름이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신우석 돌고래유괴단 대표도 “시청자와 크리에이터 사이 짧은 영상들에 대한 수요와 공급은 이전부터 계속 있어왔다”며 “향후 5년간 숏폼 콘텐츠 관련 시장은 굉장히 커질 것”이라고 봤다.

숏폼의 대두는 콘텐츠 제작사뿐 아니라 브랜드 서비스를 홍보·마케팅하는 기업들에게도 중요한 트렌드다. 익명을 요구한 영상 콘텐츠 제작업체 관계자는 “기업들의 바이럴 영상이나 광고를 이제 소비자들은 SNS와 유튜브를 통해 더 많이 접하고 있다”며 “짧은 시간 동안 자신들의 메시지를 전달해야 하기 때문에 길게는 1분, 짧게는 20초 이내 영상으로 콘텐츠를 주문하는 경향이 많다”고 말했다.

디지털 광고의 주요 전장인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이 기업부터 개인에 이르기까지 레드오션이 되면서 찰나에 소비자들의 시선을 잡으려는 고민이 숏폼 콘텐츠 유행을 만들어냈다는 설명이다.

이에 SNS 플랫폼에서도 기업 광고와 마케팅 활동을 위한 서비스를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트위터는 ‘스포트라이트 광고’를 통해 앱 내 ‘실시간 트렌드’ 최상단에 노출되는 6초 이내의 동영상 광고 집행을 지원한다. 메조미디어에 따르면 트위터의 이 광고 서비스는 일반 프로모션 동영상 광고 대비 클릭률이 약 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틱톡은 해시태그 챌린지를 통해 셀럽(celebrity) 및 기업과의 콜라보 마케팅에 활발히 나서고 있다. 알바천국(#알바는딱댄스)은 물론 영화 ‘엑시트’(#엑시트따따따댄스), 게임 ‘배틀그라운드’와 ‘리그오브레전드’ 등과 협업해 젊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밈화를 꾀하고 자발적 콘텐츠 생산을 유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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