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파이낸셜 PR이 중요한가?
왜 파이낸셜 PR이 중요한가?
  • 김두영 (dy.kim@pivotp.co.kr)
  • 승인 2020.07.28 11:3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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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김두영 피벗 파트너스(Pivot Partners) 대표

[더피알=김두영] 기업의 모든 활동은 재무 실적을 통해 결과가 드러난다. 숫자는 거짓말을 못하기 때문에 매출과 이익이 얼마나 늘고 줄었는지, 미래의 원대한 비전이 어떻게 현실화되는지를 정확히 보여준다. 또한, 기업의 분기별 실적발표뿐만 아니라 인수·합병(M&A)과 투자, 상장(IPO. Initial Public Offering), 주주 행동주의(Shareholder Activism) 등 핵심적인 사안은 재무 이슈를 뛰어넘어 투자자와 언론, 정부, 소비자 등 수많은 이해관계자와의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상장사는 모든 메시지가 주가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보다 섬세하고 다양한 리스크 요소를 감안한 커뮤니케이션이 요구된다.

한국의 홍보/PR 업무를 외국과 비교할 때 많은 차이가 나는 분야 가운데 하나가 파이낸셜(Financial) PR이다. 뉴욕과 런던, 홍콩 등 주요 국제 금융시장에서는 파이낸셜 PR을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에이전시가 아주 많다. 에델만, 플래시먼힐러드, BCW, 브룬스윅(Brunswick) 등 글로벌 PR에이전시도 이 분야를 다루는 부서가 별도로 존재한다. 그만큼 시장 수요가 많고 전문성이 요구된다는 뜻이다. 한국은 파이낸셜 PR 초기 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생각되지만, 커다란 성장 잠재력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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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에서 재무팀(Finance Team)은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서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다. CFO(Chief Financial Officer)는 모든 기업에 존재하며,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이사회 주요 멤버로 참여한다. 중요성에 걸맞게 보안을 중시하며, 베일에 가려 있다.

그러나 금융 및 자본시장 규모가 커지고 경영 투명성이 강화되면서 기업의 재무적 사안을 이해관계자에게 정확하게 전달하고 설득하는 작업은 PR부서의 핵심 업무로 부각되고 있다.

그동안 현장에서 홍보/PR에 종사하는 선후배들을 만나면 “수학과 숫자가 싫어서 문과를 선택했고, 직업도 홍보/PR 분야로 왔어요. 재무는 숫자가 많고 용어도 너무 어렵고, 보안이 심해서 접근하기 어렵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틀린 말이 아니다. 그래서 재무 분야는 초기부터 홍보실의 관심권에서 멀어졌으며, 시간이 흐르면서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반면 재무팀은 모든 것을 숫자로 말하는데, 그 숫자의 의미를 스토리를 풀어나가지 못하는 치명적인 단점을 안고 있다. 실적발표를 위한 투자자 설명회는 같은 형식의 파워포인트 슬라이드에 숫자만 바뀌고, 내용은 과거와 거의 비슷하다.

이는 PR팀과 재무팀이 각자의 장점으로 서로의 단점을 보완하며 시너지를 발휘해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A 대기업은 IR(Investor Relations), PR팀 인력의 교환 근무를 시행하고 있다. IR팀 인력은 홍보와 스토리텔링을 배우고, PR팀 인력은 재무와 투자 업계를 경험하며, 시너지 효과를 높이는 동시에 직원들의 성장을 도모하는 것이다.

실제 사례를 보자. 일부 정유/화학 회사는 전통적인 기름, 화학 제품 원재료 공급 위주에서 2차 전지, 배터리 기업으로 빠르게 변신하고 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초기 대규모 투자와 시장 개척에 따른 영업 손실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데, 성장 스토리를 제대로 풀어내지 못하면 진정한 기업PR이 되기 어렵다. 공격적인 투자로 대규모 영업 적자에 시달리는 이커머스(e-commerce) 기업은 실적 부진의 비판을 거래 규모의 증가와 판매상품 구성의 변화, 트래픽 유입 비율 등에 초점을 맞춘 커뮤니케이션으로 커버할 수 있다.

M&A 시장은 조금 더 복잡하다.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딜리버리히어로의 배달의민족 인수, 두산그룹의 유동성 위기와 계열사 매각, 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의 아시아나 항공 인수 논란 등에서도 파이낸셜 PR이 핵심 요소다. 물론 법률적 해석은 반드시 포함된다.

주주행동주의는 기업의 명운을 좌우한다. 미국계 헤지펀드의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현대자동차 그룹에 대한 공격,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의 경영권 분쟁 등에서 핵심은 어느 쪽이 투자자와 언론, 정부의 지지를 얻는가에 달려 있다.

PR팀은 이러한 대외 소통의 최전방에서 적극적인 수비수 또는 공격수 역할을 맡아야 한다. 이제 기업과 스스로의 가치를 높이며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데 눈을 돌려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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뱃사공 2020-07-28 15:36:56
파이낸셜 pr을 공부하고 싶은데, 추천해 주실만한 책이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