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위기 인사이트] 잇단 물난리
[금주의 위기 인사이트] 잇단 물난리
  • 안선혜, 조성미 기자 (anneq@the-pr.co.kr)
  • 승인 2020.07.31 17: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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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대전 등 국지성 집중호우로 주택 침수에 인명피해까지
이상현상 아닌 일상적 상황…일회성 위기로 생각하면 안 돼

매주 주목할 하나의 이슈를 선정, 전문가 코멘트를 통해 위기관리 관점에서 시사점을 짚어봅니다

침수피해를 입었던 대전 정림동의 한 아파트에서 복구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뉴시스.
침수피해를 입었던 대전 정림동의 한 아파트에서 복구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뉴시스.

이슈 선정 이유

게릴라성 집중호우로 예상치 못한 홍수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도심지를 초토화시킨 피해는 국민 관심도가 집중될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 재산·인명상의 피해를 남기는 재난 앞에 국가가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사건 요약

29~30일 대전에 시간당 80㎜의 폭우가 내려 1명이 사망하고 아파트 등 주택이 침수됐다. 역시 지하차도가 침수돼 차량 3대가 고립되는 사고가 일어나기도 했다.

그에 앞서 지난 23일 부산 지역은 시간당 최대 87mm 이상의 폭우가 내리면서 곳곳이 침수 피해를 입었다. 높이 3.5m의 지하차도엔 물이 2.5m 이상 들어차 차량 여러 대가 침수되고 3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현재 상황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의원은 31일 오후 2시 30분쯤 대전 정림동 코스모스아파트를 찾아 피해 규모와 복구 상황 등을 듣고 “중앙정부가 도울 일이 있다면 시장·구청장 말을 들어 제가 중간 연락책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사망자가 발생한 부산 동구 초량 제1 지하차도의 경우 경찰이 현재 수사 중에 있다. 초동대처가 부실했다는 의혹에 대한 사실 관계를 파악한다는 방침이다.

주목할 키워드

재난관리, 시뮬레이션, 긴급재난문자, 정보 제공, 이상현상 일상화

전문가

하각천 유원대 경찰소방행정학부 교수, 최홍림 선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코멘트

하각천 교수: 비가 어디에 얼마만큼 올지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쉽지 않다. 다만 전 세계적인 기상이변이 나타나는 속에서 국지성 집중호우가 내리는 것이 이상현상이 아니라 일상적인 상황이라고 받아들이는 데서 재난관리가 출발해야 한다.

짧은 시간에 많은 비가 오는 것도 어제오늘이 일이 아닌 만큼, 최악의 시나리오를 염두에 두고 대응해야 한다. 이는 국가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자체와 지역사회는 물론 개인까지 각 단위조직별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가 예측한 정보를 국민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해야 한다. 커뮤니케이션은 양 주체가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국가가 시뮬레이션을 통해 예측한 재난의 방향과 심도, 크기 등에 대해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국가가 국민에게 직접 소통할 수 있는 긴급재난문자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이에 대한 피로도가 큰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지진·태풍·홍수·집중호우와 같이 상대적으로 짧은 시간에 피해를 주는 재해에 한해서는 임팩트 있는 커뮤니케이션도 필요하다.

단순히 ‘집중호우가 예상됩니다. 주의하십시오’ 같은 밋밋한 메시지는 피로도를 높일뿐이다. 촌각을 다투는 재난상황에서 메시지 안에 달라진 정보와 구체적인 행동지침을 전달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다.

자연재해에도 사람의 의식이나 행동이 개입될 수 밖에 없다. 인재(人災)라는 말을 하기 전에 가장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두고 각자 대비할 수 있도록 커뮤니케이션 해야 한다.

최홍림 교수: 이번 같은 물난리가 한 번 있는 일이 아닌 반복되는 게 문제다. 3년째 침수 피해를 겪은 지역도 있고, 부산 등은 예측이 어려운 게릴라성 폭우였다지만 행정적 노력이 충분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행정 책임자들의 얼굴이 보이지 않는다는 건 이 사안을 ‘원타임 이벤트’로 인식하고 있다는 걸 드러낸다. 시장은 차치하고 사망자가 발생한 지역의 구청장조차 나오지 않는다. 이에 대한 사과나 언급도 없다.

이재민에 대한 대책도 실종됐다. 피해자 입장을 공감한 메시지를 내놓아야 하는데, 그보다 처벌 대상 찾기에 치중된 모습이다. 배수펌프가 문제가 됐고 그걸 관리한 사람이 누구냐는 식의 이야기만 나온다. 실질적 지원책이 나와야 한다.

언론 보도도 마찬가지다. 피해 상황만을 중계식으로 보도한다. 잘못됐다는 지적만 있지 장기적 솔루션이 안 보인다. 정부나 언론이나 사회 전체적 관점에서 시스템 정비를 위한 장기적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솔루션이 부재한 채 문제 제기가 지속되는 건 피로도만 높인다.

이번에 안타까운 일이 발생한 지하도도 이곳만이 문제는 아닐 것이다. 전체적 전국 상황 등을 점검해 봐야 한다. 이번 호우 피해가 서울에서 일어났다면 지금과는 양상이 달랐을 거다. 전면적으로 확대하고 책임을 묻고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는 노력들이 수반되지 않는다는 점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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