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니어가 말한다, “내가 그린 미래 그림”
주니어가 말한다, “내가 그린 미래 그림”
  • 정수환 기자 (meerkat@the-pr.co.kr)
  • 승인 2020.08.28 13:3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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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방담] 슬기로운 PR생활 ③
인상 깊은 기자, 워라밸, 회사에 바라는 점, 그리고...

[더피알=정수환 기자] 더피알은 업종·연차불문 PR인들의 목소리를 꾸준히 담아왔다. 각계 시니어는 물론 허리급 실무자들, 그리고 취업을 꿈꾸는 대학생까지 주제와 필요에 따라 다양한 이야기를 소화했다. 그런데 PR시장에 막 몸을 담근, 앞으로 업계를 이끌어갈 주니어들의 모습은 좀처럼 보기 어려웠다.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혼란스러워할 그들도 분명 할 말이 많을 텐데 말이다.

그래서 비밀 네트워크의 장을 마련했다. PR회사 주니어 5명을 (코로나 재확산 전) 더피알 공간에 초대했다. 퇴근 후 늦은 저녁이었지만 오가는 대화는 장장 3시간 동안 그칠 줄을 몰랐다.

① 주니어가 말한다, "내가 PR하는 이유는…"
② 주니어가 말한다, "좋은 상사, 나쁜 상사"
③ 주니어가 말한다, "내가 그린 미래 그림"

참여자 (2년차 남녀)
콜라/라이언/피클/민트초코/피자

* 솔직한 속내를 듣기 위해 방담은 모두 닉네임으로 진행됐습니다.

GOOD #초짜인날배려해주는기자 #나와같은처지주니어기자
BAD #상전이야뭐야기자 #광고얘기만하는기자 #TMI남발기자

기자 얘기를 빼놓을 수 없다. 좋은 의미든 나쁜 의미든 인상 깊었던 기자가 있나.

피클 주니어들은 혼자 기자미팅을 나가는 경우가 거의 없다. 사수가 시간이 안 되면 다른 팀 사람이 동석하는 한이 있더라도 혼자는 안 보낸다. 근데 일이 꼬여 혼자 가는 상황이 발생했다. 너무 떨렸다. 그 기자도 내가 초짜인 걸 알아봤다. 먼저 말을 걸고 많이 물어봐 주더라. 원래는 반대다. 어쨌든 사안을 홍보하는 건 우리기 때문에 홍보인 쪽에서 더 많은 이야기를 한다. 근데 내가 말을 많이 못하니 그 기자가 많이 챙겨줬다. 아직도 연락하며 지낸다.

반면 너무 광고 이야기만 하는 기자들도 있다. 브랜드에 대해 이야기하면 ‘우린 그런 거 관심 없고 우리 매체에 광고 할 거냐. 기사 한두 번은 써줄 수 있는데, 광고 안 줄 거면 기사 써달라고 하지 마라’ 이런 이야기도 들었다. 나는 처음이라 당황했는데 같이 간 상사가 익숙하다는 듯이 ‘맞는 말입니다, 기자님’ 하는데 거기서 두 번 놀랐다. 또 다른 유력 매체에서는 ‘우리가 기사 쓰면 다른 데서도 다 따라 쓰는 거 아시죠?’라며 으스대기도 했다.

라이언 주니어기 때문에 미팅을 자주 하진 않았다. 최근에야 나가기 시작했는데, 기억에 남는 건 상사와 함께 나갔는데 그쪽에서도 부장급과 주니어가 배석했다. 상사와 부장급이 계속 얘길 하고, 나는 주니어 기자분과 대화했다. 그 자리에서의 묘한 동질감이 기억에 남는다. 사실 좋고 싫은 기자는 없다. 주니어들은 그런 걸 판단할 겨를 없이 내가 조금 더 이야기를 많이 할 수 있었냐 아니냐가 중요하다. 항상 미팅 후에 한마디라도 더 해볼 걸 후회가 남는다.

피자 기자 미팅을 동기와 둘이 긴장감에 오들오들 떨며 가게 된 적이 있었다. 기자간담회에 초대하기 위해 간 것이었는데 시간이 안 된다고 하더라. 알겠다고 하고 마무리됐는데, 간담회 날 그 기자가 온 거다. 시간이 돼서 잠깐 들렀다고. 그때 선배들이 ‘네가 만난 기자님이야?’하며 물어봐 주는데 정말 뿌듯하고 감사했다.

반면 갑질까지는 아니지만 이런 일도 있었다. 근처 카페에서 보자고 해 기다리고 있었다. ‘여기로 오시면 됩니다’고 문자를 보냈는데, 그 기자가 거기가 어디냐며 기자실 앞으로 오라고, 안 오면 안 가겠다고 했다. 그래서 데리러 갔다가 다시 카페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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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소원 2020-08-28 17:09:47
기사 너무 재밌게 잘 봤습니다. 허심탄회한 대화해주신 패널분들도, 생생하게 작성해주신 기자분께도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