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들이 연예뉴스를 연예뉴스라 부르지 못하는 현실적 이유
언론들이 연예뉴스를 연예뉴스라 부르지 못하는 현실적 이유
  •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 승인 2020.09.09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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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 연예기사 댓글 폐지 이후에도 악성 댓글 여전
각사별 내부 지침…“경쟁 치열한 연예 섹션 피해 생활·문화면으로”
노출도·클릭률서 큰 차이, 광고수익 등 고려
네이버가 연예뉴스 댓글을 폐지한 지 반년 가량이 지났지만, 일부 언론을 중심으로 섹션을 변경해 트래픽을 모으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네이버가 연예뉴스 댓글을 폐지한 지 반년 가량이 지났지만, 일부 언론을 중심으로 섹션을 변경해 트래픽을 모으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더피알=안선혜 기자] 최근 SBS 아나운서 장예원이 퇴사했다는 포털 기사 아래로 인신공격성 댓글이 다수 달렸다. 원래 포털 규정대로라면 연예 뉴스에는 댓글을 달 수 없지만, 웬일인지 이 기사에는 댓글 공간이 살아 있었다. 

악플 문제로 다음(카카오)에 이어 네이버가 연예 기사 댓글란을 폐지한 지 반년 가량 지났지만, ‘연예(인)뉴스’에 달린 댓글을 심심찮게 확인한다. 포털 정책상 사각지대가 있는 건지, 개별 언론사의 꼼수인 것인지 이용자 입장에선 의아스러울 수밖에 없다.

▷관련기사: 포털 연예뉴스 댓글 없앴는데…왜 연예인 기사에 계속 달리나?

결론부터 얘기하면 이는 포털과 뉴스제휴 계약을 맺은 언론들이 기사 송출시 연예 카테고리가 아닌 문화나 생활 등 일반 뉴스 섹션으로 분류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이다. 기사 노출도와 클릭율을 끌어올리는 효과를 댓글이 가져오기에 개별 언론사나 기자나 가급적 비연예 카테고리를 선호한다. 

해당 기사를 쓴 언론사는 방송인을 연예인의 범주로 보기엔 애매한 측면이 있어 생활 섹션으로 전송했다고 해명하지만, 개인을 향해 불필요한 비방과 명예훼손을 막기 위해 도입한 제도 취지와는 분명 어긋난다. 무엇보다 소위 ‘메이저’라고 할 수 있는 중앙 언론들마저 악플 문제를 개선하는 데 선도적 역할을 못한다는 점에서 비판을 피해가기는 어려워 보인다.  

실제로 경향신문은 같은 기자가 쓴 동일한 기사를 하나는 연예 뉴스로, 하나는 생활 뉴스로 전송하기도 했다. 지난 1일 방탄소년단(BTS)의 미국 빌보드 ‘핫 100’ 1위 차지가 갖는 의미를 분석한 것으로, 두 기사의 기본 구성과 내용은 같았다.

차이가 있다면 연예 카테고리로 전송된 버전이 본지에 실렸다는 점이다. 대신 독자들의 반응 수준은 생활 섹션으로 전송된 온라인 버전의 기사가 훨씬 높다.

연예 카테고리에 전송된 기사는 320여명이 좋아요 등의 감정을 표했다면, 생활 카테고리로 전송된 기사는 4410여개의 감정이 표시돼 있다. 연예 섹션에는 허용되지 않는 댓글도 510여개가 달렸다. 기사의 가시성이 훨씬 높다는 점을 어렵잖게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다. 

조선일보는 얼마 전 배우 황정음의 이혼 소식을 다루며 이를 일반 뉴스로 내보냈다. 역시 해당 연예인에 대한 비방성 댓글이 달렸다. YTN같은 방송사를 비롯해 뉴시스, 한국경제, 한국일보 등 다수 매체가 동일한 사안을 연예 뉴스로 분류해 전송한 것과는 차이를 보인다. 

같은 사안에 대해서도 언론사별로 다른 섹션으로 기사 전송이 이뤄지는 현실적 이유는 내부 편집 지침과 일선 기자들의 니즈가 맞아 떨어지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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