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제도로 D&I 내재화…특별소통팀도 운영”
“교육·제도로 D&I 내재화…특별소통팀도 운영”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20.11.1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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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정영태 오비맥주 다양성·포용성 위원회 공동위원장(인사 부문 부사장)

[더피알=강미혜 기자] 최근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회사에서 다양성·형평성·포용성 최고책임자로 선임된 해외 전문가를 인터뷰하며 “국내에선 아직 낯선 직책이지만 세대·성 갈등이 심화되고 혐오와 차별적 표현이 범람하는 현 상황을 고려할 때 머잖아 등장할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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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이 채 지나지 않아 의미 있는 움직임이 포착됐다. 오비맥주에서 다양성·포용성(D&I) 위원회를 발족한 것이다. 모기업인 AB인베브가 다국적 기업이라는 배경이 있지만, 국내 경영 환경에 글로벌로 요구되는 시대적 가치를 접목한다는 점에서 눈여겨볼 시도다.

배하준 사장과 함께 D&I 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은 정영태 인사 부문 부사장은 “변화는 위아래에서 같이 만들어나가야 한다”면서 “장기적으로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정영태 부사장은.. 글로벌 인사조직 컨설팅 기업 머서(Mercer), 언스트 앤 영(Ernst & Young) 등을 거쳐 2016년 8월 오비맥주에 합류했다. 인사운영 상무로 평가, 보상, 채용 등을 총괄했으며 2020년 1월 노무·생산 물류 인사 전무로 승진한 데 이어 같은 해 10월 인사부문 부사장직을 맡았다. 미국 피츠버그 대학교에서 경영학 학사 학위를 받았으며 카이스트(KAIST)에서 MBA 과정을 마쳤다.
정영태 부사장은.. 글로벌 인사조직 컨설팅 기업 머서(Mercer), 언스트 앤 영(Ernst & Young) 등을 거쳐 2016년 8월 오비맥주에 합류했다. 인사운영 상무로 평가, 보상, 채용 등을 총괄했으며 2020년 1월 노무·생산 물류 인사 전무로 승진한 데 이어 같은 해 10월 인사부문 부사장직을 맡았다. 미국 피츠버그 대학교에서 경영학 학사 학위를 받았으며 카이스트(KAIST)에서 MBA 과정을 마쳤다.

다양성·포용성(D&I) 위원회가 국내선 아직 낯선 개념입니다. 어떤 배경을 갖고 이번에 공식 출범하게 됐나요?

저희 회사의 사명(使命)인 ‘Bringing people together for a better world’(더 나은 세상을 위해 사람들과 함께한다)는 내부고객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합니다. 우리 스스로 다양한 사람들을 인정하고 포용해야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또한, 저희 회사의 문화와 가치를 표현하는 ‘10대 원칙’ 중 세 번째가 ‘우리는 우리보다 더 나은 인재를 채용하고 육성하며 유지합니다. 우리는 한 팀으로 일하며, 팀의 역량과 ‘다양성’으로 평가받습니다’이기도 한데요, 다양한 사람들로 구성된 팀과 모두의 의견이 존중받는 회사가 결국 더 나은 의사결정과 기대 이상의 결과를 이끌어내는 것을 경험적으로 이해하게 됐고, 이제는 인사 부서뿐만 아니라 다른 부문의 직원들도 참여해 다양성과 포용성 문화를 함께 만들어나가야 할 시점이라는 판단으로 위원회를 구성하게 됐습니다.

여러 차별적 문제가 있지만 해외에선 특히 성(性), 인종 등에 포커스를 맞춰 다양성·포용성 프로그램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오비맥주의 경우 특별히 중점을 두는 분야가 있는지요.

D&I 위원회는 시니어 리더(Senior Leader), 여성 리더(Female Leader), 젊은 세대(Young Generation) 그룹으로 구분돼 있습니다. 하지만 특별히 어느 한 부분을 포커싱 하기보다는 성별, 인종, 연령, 개인적 배경 등에 관계 없이 서로 다름을 이해하고 모두의 의견이 존중받을 수 있는 회사를 만드는 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영업, 생산, 마케팅, 인사 등 전 부문을 아우르는 26명의 직원으로 위원회가 구성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선발 기준은 무엇이었나요?

직원들의 자발적인 신청과 상호 추천을 받았습니다. 1차 신청자와 추천자 중에서 최대한 다양한 구성원(부문, 연령, 근속연수, 성별 등)이 모일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격월마다 관련 주제를 놓고 논의하고 다양성·포용성 가치에 부합하는 실천 방안을 수립하는데, 평소 현업에서 각자의 역할이 따로 있는 건가요?

위원회 멤버들이 직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수립한 실행계획이 계획대로 진행되어 가고 있는지를 같이 모니터링합니다. 또 멤버들이 제시한 아이디어들은 위원회에서 실행하기도, 현업 담당자에게 공유되어 함께 진행하기도 합니다. 실질적인 변화가 일어날 수 있도록 리딩하는 역할입니다.

오비맥주는 다양한 국적의 직원들이 함께 일하고 있는데요. 문화적 차이를 인정하고 다양성을 존중하는 업무환경을 위해 각별히 신경 쓰는 점이라면? 반대로 경계하는 점은?

사실 국적이 달라서 문제가 생기는 경우보다는 같은 국적이어도 직급·연령 차이로 본인의 의견을 편하게 말할 수 없는 것을 가장 경계하고 있습니다.

국적이 다르면 오히려 ‘문화적 차이를 인정해야겠다’는 생각이 더 자연스럽게 드는 반면, 같은 한국 사람들끼리는 오히려 본인 생각과 다르면 다소 감정적으로 대응하거나, 직급이 높은 사람 의견을 따르는 경우들이 생기는 것 같아요.

이번에 D&I 위원회를 구성할 때 ‘Young Generation’ 그룹과 ‘Senior Leader’ 그룹을 만든 이유이기도 합니다. 변화는 위아래에서 같이 만들어나가야 하니까요. 각 그룹에서 나온 의견들을 투명하게 공유할 예정입니다.

과거와 달리 이제는 직원들도 ‘우리직원’ 개념에서 ‘사내고객’으로 관점 변화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사내고객을 케어하고 기업문화를 증진하는 측면에서 D&I 위원회가 어떤 기능을 할 것으로 기대하십니까.

장기적으로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D&I 위원회의 리드 하에 만들어가는 작은 변화들이 모여서 다름이 인정되고, 모두가 존중받는 문화가 자리 잡으면 결국 계속 일하고 싶은 회사가 될 테니까요.

하지만 D&I 위원회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건 아니기에 경영진, 팀장, 팀원, 동료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죠. 그래서 D&I 위원회뿐만 아니라 현장에는 회사와 직원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특별소통팀’을 운영하고 있고, 직원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채널을 계속해서 확대해나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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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부사장은 조직문화 차원에서 "D&I 항목과 점수를 중요한 인사 사이클에 내재해 모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양성·포용성은 추상적 개념이기에 실천하려면 체계적인 시스템과 구체적인 방법이 뒷받침돼야 합니다. 최근 더피알에서 인터뷰한 해외 전문가는 인사 프로세스 개선과 D&I 점수카드 도입 등을 언급한 바 있는데요, 오비맥주의 경우 어떤 식으로 D&I 내재화를 위한 밑그림을 그리고 있나요?

저 역시 제도가 뒷받침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희도 인사 프로세스에 도입해 운영하고 있는데요, 관리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360도 리더십 평가에도 D&I 항목이 포함돼 있고, 매년 진행하는 전 직원 몰입도 조사에서도 D&I를 별도 카테고리로 개설해 직원들의 의견을 듣고 있습니다. 성과평가 논의를 할 때도 해당 관리자의 D&I 점수가 자동으로 나타나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중요한 인사 사이클에 내재해 모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채용시 편견 또는 고정관념을 지우기 위한 내부 장치가 있는지, 혹은 새로 구상하고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네, 있습니다. 내부 장치로써 교육과 제도가 병행되고 있는데요. 리더들은 매년 ‘편견최소화’ 교육을 받습니다. 본인이 편견을 갖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해 의사결정 과정에서 스스로 편견이 반영되지는 않았는지 검토할 수 있는 의사결정 트리를 제공합니다.

채용 단계에서도 내부 장치를 두고 있습니다. 우선 면접관마다 다른 역할을 부여해 편견을 줄일 수 있도록 하고 있어요. 문화 적합도를 보는 사람, 직무역량을 보는 사람, 도전적인 과제를 던지는 사람 등 최대 5개의 역할이 구분돼 있습니다. 또한 인터뷰 답변의 예시가 문항마다 9가지 단계로 매우 상세하게 기재돼 있어 면접관의 성향에 따른 평가가 아닌 객관적인 평가가 가능하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MZ 젊은 세대는 사회 이슈에 목소리를 내고 참여하는 기업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오비맥주가 국내에서 선도적으로 추진하는 D&I 위원회 활동이 기업이미지 제고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추후 (소비자 대상) 대외 커뮤니케이션에 접목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어떻게 보십니까.

MZ 젊은 세대에 저희의 기업문화를 알리는 소통 채널과 횟수를 확대해나감으로써 잠재적인 내·외부 고객에 저희의 문화를 있는 그대로 보여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D&I 위원회는 저희 회사에 필요한 것을 실행하는 것이라서 선도적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좋은 말씀과 의견 주셔서 감사합니다. MZ 세대나 소비자들도 다양성·포용성 이슈에 대해 더욱 관심을 갖게 되는 만큼 SNS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좀 더 편하게 이 아젠다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려 합니다.

팬데믹 장기화로 새로운 방식의 조직관리와 사내커뮤니케이션이 그 어느 때보다 강조되는 시기입니다. 그렇기에 마지막 질문은 좀 더 포괄적인 내용을 드려보고 싶습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직원 간 결속, 원활한 협업을 위해 도입했거나 추진하고 있는 영역이 있다면?

가장 우선하여 생각하고 있는 부분은 직원들의 안전입니다. 코로나19 발생 직후부터 10월까지 격일 재택근무를 실시했고 자율출퇴근제, 좌석 띄어앉기 등 접촉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빠르게 조치했습니다.

동시에 직원들이 업무에 지장 받지 않도록 많은 부분을 매니저의 재량하에 빠르게 판단할 수 있도록 하고 프로세스를 단순화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예를 들면 인사평가 프로세스의 단계를 축소하고 미팅의 횟수를 최소화해 운영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것들이 가능할 수 있었던 이유는 준비돼있는 시스템 영향이 컸던 것 같습니다. 이전부터 지속적으로 화상회의 도구(Zoom) 교육을 진행해오고 있었고, 어디에서든지 본인의 업무 환경에 접속할 수 있는 가상 데스크(Virtual Desk) 환경이 뒷받침돼 있었습니다. 현재도 더 선진화된 디지털 환경을 갖추기 위해 여러 가지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고, 동시에 프로세스 단순화를 위한 노력도 지속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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