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GV “왜 안 자?” 한마디가 ‘싸이 감성’을 건드렸다
CGV “왜 안 자?” 한마디가 ‘싸이 감성’을 건드렸다
  • 안해준 기자 (homes@the-pr.co.kr)
  • 승인 2020.11.18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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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공식 페이스북에 한밤중 게시물, SNS상 뜨거운 반응
코로나19와 겹쳐 의도치 않은 격려 봇물…“담당자가 자율적으로 업로드”

“왜 안자?”

[더피알=안해준 기자] 얼마 전 CGV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라온 게시물 문구다. 주로 시사회, 개봉 소식 등 영화 관련 콘텐츠를 업로드하는 평소와는 다른 뉘앙스의 운영 형태다. 그것도 한밤중인 새벽 12시 10분에 올라왔다.

텍스트 단 한 줄뿐인 게시물이지만 SNS상 반응은 뜨거웠다. 게시물을 접한 팔로어들은 ‘보고싶다’, ‘잠이 안 와’, ‘CGV 생각하느라...’ 등의 댓글로 화답했다.

CGV 페이스북에 업로드된 게시물. 화면 캡처
CGV 페이스북에 업로드된 게시물. 화면 캡처

사적인 대화 같은 콘텐츠는 사실 이전부터 CGV 페이스북에서 종종 하는 페북 활동이다. 하지만 이번 게시물은 유달리 심금을 울리며 화제가 됐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는 영화산업의 모습과 오버랩되면서 왠지 모를 짠한 감성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이다. 

영화산업계는 팬데믹 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업종 중 하나다. 관객 수가 급감하면서 영화관은 물론 영화를 만드는 제작사 및 배급사들도 어려움에 직면한 상황이다.

그 여파로 CGV 역시 전국 영화관 수를 축소하거나 전시회나 문화 프로그램을 개최하는 등 뼈를 깎는 자구책에 골몰하는 중이다. 최근엔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왓챠와 MOU도 맺으면서 온·오프라인 관계없이 비즈니스 돌파구를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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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상황에서 한밤중 CGV 페북지기가 올린 ‘왜 안 자?’ 한마디가 어려운 업계 상황을 대변하는 것처럼 비치며 감성을 자극했다. ‘에혀 벌써 글 올린 지 한 시간 지났네’라는 CGV 담당자의 쓸쓸한(?) 대댓글이 더해지며 흡사 ‘싸이 시절’(싸이월드가 인기를 끌었던 2000년대 초반) 감성이라 할 만한 아기자기한 대화들이 쉴 새 없이 오갔다. 

다만 ‘한밤에 감성문구’가 코로나19 상황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였다. CGV 커뮤니케이션팀 황재현 팀장은 “‘왜 안 자?’는 비단 이번에만 특별히 작성된 게시물은 아니”라며 “영화를 좋아하다 보니 밤늦게 잠드시는 영화팬들이 많다. 그래서 이런 감성에 맞게 밤에 콘텐츠를 올리기도 한다”고 전했다.

SNS 콘텐츠 업로드 시간대가 워낙 자유롭다 보니 담당자의 자율적 판단에 따라 게시물이 올라간다고. 다만 영화 콘텐츠처럼 중요한 게시물의 경우 가이드라인을 통해 내부 상의 후 업로드가 이뤄진다. 

황 팀장은 “단순히 홍보 콘텐츠만 업로드하는 것이 아니라, 영화를 중심에 두고 팔로어들과 쌍방향 소통할 수 있는 커뮤니티 페이지로 만든다는 채널의 방향성을 반영하고 있다”면서 “채널 운영 역시 외주가 아닌 사내 직원이 직접 관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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