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광고법 2년 진단 ④] 해외사례 분석 - 영국
[정부광고법 2년 진단 ④] 해외사례 분석 - 영국
  • 홍문기 (hmoonki@gmail.com)
  • 승인 2020.12.23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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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한 중앙집중형 체제서 예산남용·비효율성 지적
단일 대행 시스템 포기 후 인력양성 및 교육 중심으로 전환
영국  정부광고 및 국가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하는 GCS(Government Communication Service) 소개 페이지. 

[더피알=홍문기] 우리나라처럼 단일수탁 정부기관에 의해 의회 등 누구의 간섭도 없이 독점적으로 정부광고를 집행하는 방식은 흔하지 않다. 그나마 정부광고 집행 창구 단일화 측면에서 가장 유사한 사례는 과거 2차 세계대전 이후 만들어졌다가 2012년도 폐지된 영국의 COI(Central Office of Information) 중심 정부광고 집행체제를 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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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전통적 정부광고 운영 방식은 중앙에서 종합적으로 정부광고 집행을 조정하고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체계를 유지하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정부시책광고 및 홍보자료의 기획과 집행에 관한 주요 업무를 수행하는 중앙공보원(COI: Central Office of Information, 이하 COI)이라는 기관을 뒀었다. 또 COI 산하 광고자문위원회(ACA: Advisory Committee on Advertising)가 정부광고를 전담하는 업무 컨설팅을 했다.

COI의 목표는 중앙 정부 커뮤니케이션 효과 극대화였다. 광고주(정부부처들)의 커뮤니케이션과 마케팅 프로그램을 최대한 효과적으로 운영하고, 가능한 모든 커뮤니케이션 채널(예: 민간 광고대행사)들과의 교류·협력을 지원하며, 정부광고 목적에 부합할 수 있는 부서와 에이전시에게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을 조언해왔다.

제2차 세계대전 직후 정부 정책 홍보 업무가 시급했던 국방부와 보건부의 주요 업무를 담당하기 위해 만들어진 COI는 영국 국민에게 필요한 거의 모든 현안에 관한 정부광고 캠페인을 주도했다. COI는 모든 정부부처를 비롯한 공기업들이 단일 창구를 통해 정부광고를 집행했다. 그러나 정부광고에 대한 정부예산의 과도한 배정을 우려하는 시선, 이 기관이 총리 개인의 정책홍보에 사용된다는 의심으로 인해 영국 의회의 비판을 받아 2012년 COI는 폐지됐다.

COI → GICS → GCN → GCS

2012년 늘어나는 정부 홍보에 대한 예산 비중과 비효율성으로 COI가 폐지된 배경은 GICS(Government Information and Communication Service)-GCN(Government Communications Network)을 거쳐 2014년 신설되는 GCS(Government Communication Service) 등장과 관련 있다.

COI 이후 정부부처의 정책을 미디어와 국민에게 알리는 역할을 해온 GICS는 정부부처의 미디어 관련 공무원 및 전문가들의 네트워크로 구성됐다. 대언론 영국 정부 정책 설명을 위한 공무원 조직으로 내각사무처 소속이었던 GICS는 총리실 공보업무 중심으로 그 업무가 이뤄졌다. 이 때문에 연관 부서 간 협력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네트워크 결속력도 약해 이를 강화한 GCN이 등장했다.

2004년 등장한 GCN은 내부 이해 관계자 및 전자 커뮤니케이션은 물론 마케팅 전문가와 언론 담당관을 포함해 모든 정부 커뮤니케이터를 지원하고 연결하는 정부 커뮤니케이션 조직이다. 기존 COI와 달리 GCN은 공무원 대상 PR교육 기관역할을 했다. 정부 커뮤니케이션 담당 공무원이 정부업무를 수행하는 데 필수적이고 전문적인 핵심역량 또는 직업기술을 공무원 직급에 따라 교육하고 그 수행실적을 평가했다.

한편, 2001년 미디어 전문가인 밥 필리스(Bob Phillis)가 토니 블레어 총리의 요청으로 만든 2004년 필리스 보고서(Phillis Review of Government communication)는 개별 정부기관이 자체적인 커뮤니케이션 방안을 갖고 있다 하더라도 전체 네트워크를 효율적으로 감독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점을 짚었다. 또한 이 보고서는 GICS가 구조 및 시스템 약점으로 인해 더 이상 정부커뮤니케이션 목적에 부적합하고, 예산 남용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을 위한 현대적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영국에서는 중앙 커뮤니케이션 구조를 구축하고, 통합된 부서별 커뮤니케이션 구조를 통해 정부광고를 집행하기 위해 정부광고를 위한 상임비서의 신설과 GICS/COI의 기능을 망라하는 새로운 조직인 GCN이 구축됐다. 이를 바탕으로 영국의 정부광고 정책은 정부 커뮤니케이션의 개방성과 투명성을 높이고 대국민 소통이 이뤄지도록 유도하는 방향으로 변화했다. GCN은 COI 해체 이후 주로 인력관리 및 정부광고 교육에 더욱 집중했지만 그러한 조직의 목적과 업무에서 타 기관과 중복되는 부분이 많아 논란을 빚어왔다. 2014년에는 GCN의 후신으로 재정비된 GCS(Government Communications Service)가 등장했다.

오늘날 영국의 정부광고를 담당하는 GCS는 GCN의 문제점인 정부 커뮤니케이션의 효율성 측면을 강화하기 위해 연간 정부 커뮤니케이션 계획을 세우며 전략적으로 정부 정책홍보 뿐 아니라 국가 커뮤니케이션 개선 및 발전을 위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GCS는 별도 정부기관의 지위를 갖고 있지 않아 직원을 선발하지 않으며 마케팅 업무를 대행하지도 않는다. 단지 정부광고 관련 해당 직무에서 일하고 있는 정부부처의 관계 공무원들의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기술을 배양, 효과적인 정부 관련 광고 및 마케팅 업무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관련 업무를 수행하는 공무원들을 위한 서비스 전문 기관으로서 정부광고 관련 선구자적·모범 사례 공유, 협업 및 조정 강화, 비효율적이고 불필요한 비용지출 근절 등의 정책 목표 하에 설립됐다.

2013년 10월 15일 정부 커뮤니케이션 운영 디렉터(Executive Director of Government Communication)에 임명된 알렉스 에이큰(Alex Aiken)은 정부 커뮤니케이션의 표준을 개선하고 효과성 평가 계획 이후 정부 간 커뮤니케이션 혁신 장려 서비스 시스템 11단계를 발표했다. 이 새로운 정부광고 서비스 시스템은 효율적 정부광고 커뮤니케이션을 평가하기 위해 부서별 특정 단기 프로젝트 및 새로운 우선순위 및 최신 뉴스 문제에 대한 전문 지식의 추가 지원을 강조하고 있다.

2013-2014 커뮤니케이션 계획(Communications plan for 2013 to 2014)에 명시된 11개 항목의 개혁안에 따르면 GCS는 새로운 정부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창설, 정부광고 효과 추적과 비용 정당화 평가, 부서별 커뮤니케이션 전략과 정부의 우선순위 조정, 커뮤니케이션 지출 통제 수정 및 개선, 새로운 정부 커뮤니케이션 위원회를 통한 거버넌스 개선, 부서 커뮤니케이션망 구조를 만들어 부서 및 주요 무기류 기관의 업무 조정, 정부 간 내부 커뮤니케이션 개선, 지역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개선, 기존 커뮤니케이션 허브 손질을 통한 부서 간의 공동 작업 개선, 부서 지원을 위한 추가 중앙 자원 제공, 언론사를 포함한 모든 커뮤니케이션 기능에서 소셜미디어 및 디지털 채널 통합 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GCS의 정부광고 효율성 검토보고서에 따라 효과적인 정부 커뮤니케이션의 공통적 특성으로 명확한 목표와 구조화된 평가, 수용자 중심의 행동 통찰력, 통합과 정부 교차 업무, 파트너십 캠페인, 비용 효율적 캠페인, 디지털 전달, 일관성 등을 강조했다. 이를 바탕으로 GCS는 매년 정부 광고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아울러 정부광고를 위한 서비스적합성에 대한 지침(Government Communication Service Propriety Guidance)을 마련해 정부광고 담당 공무원들의 업무를 관리·지원하고 있다.

앞서 살펴본 필리스 보고서 이후 정부의 커뮤니케이션 환경에서 발생한 주요 변화 중 하나는 뉴스 및 정보와 관련된 정부 광고·마케팅을 하나로 통합하는 것이었다. COI와 GICS의 업무 통합을 통해 등장한 GCS는 역할은 정부 커뮤니케이션의 효율성 강화라 할 수 있다.

GCS의 2014/2015 정부 커뮤니케이션 계획(2015/2016 Government Communications Plan)에는 적자 감축을 위한 정부의 장기 경제 계획, 정부 개혁을 통한 더 공정한 사회를 만드는 방법, 보안/번영/영사업무 등 정부의 국외 커뮤니케이션 노력 지원을 위한 홍보 예산 22% 증액 등이 포함됐다.

특히 가장 최근 발표된 GCS 2014/2015 정부 커뮤니케이션 계획(Government Communications Plan 2015/2016)은 정부, 가족, 청소년, 노년층, 노인, 기업 및 국제 관객과 같은 캠페인에서 잠재 고객을 대상으로 설정하고 ‘How We Deliver Value’(가치를 전달하는 방법)라는 프로젝트 캐치프레이즈를 걸고 에볼라 문제를 해결하고 사람들이 에너지 요금을 절약하도록 돕는 등 다양한 글로벌 및 국가 문제에 대해 의견을 나누기 위한 계획을 설정했다. 또한 ‘GREAT Britain’과 같은 장기간 지속되는 캠페인의 성공과 기술발전과 디지털 정부와 정보공개 등의 시대적 요구에 부합하는 다양한 캠페인을 지원하는 계획을 포함하고 있다.

이처럼 영국의 정부광고 커뮤니케이션은 영국 정부의 정책 우선순위에 따른 장단기 프로젝트를 통한 커뮤니케이션 개선 및 혁신을 꾀하고 있다. 단순한 정책홍보의 차원을 넘어 커뮤니케이션 향상을 통한 사회 변화를 추구한다는 특징이 있다.

GCS의 변화에 대한 평가는 비교적 긍정적이다. PR 전문가인 스튜어트 브루스(Stuart Bruce)는 GCS가 2010년에 비해 2015년 많은 예산을 절감했고 ‘Switching to lower and no cost channels, including digital and nudge techniques’(디지털 및 넛지 기술을 포함한 저비용 채널로의 전환)과 같은 홍보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고 평가했다.

디지털 정부 구축과 이를 위한 과도기적 단계에서 수행돼야 할 정책홍보의 역할을 충실히 한 결과라 할 수 있다. GCS의 시스템은 과거 전통적 마케팅 및 광고 캠페인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훨씬 효율적으로 캠페인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평가받고 있다.

동시에 정보의 투명성도 높이 평가 받는다. 국민은 정부 정책홍보에 소요되는 예산에 대해 궁금해 하지만 그 특성상 효과나 규모가 불안정하고 꼭 필요한 부분에 적절하게 배정되는지에 대한 의구심을 갖는다. GCS는 이 부분에 있어서 예산이 소요된 홍보 프로젝트를 추적하고 평가하고 알리는 시스템을 갖고 있다.

정부광고 전문 공무원들에게 배포 및 교육되고 있는 가이드라인도 마찬가지다. 이 가이드라인에는 지속적 전문성 개발, 측정 및 평가, 소셜미디어, 캠페인 계획, 고객 여정 매핑, 소셜 분석, 트위터 사용, 이해 관계자와의 협력, 커뮤니케이션 전략 작성 등의 다양하고 진화된 정부 커뮤니케이션 가이드라인을 작성하고 공유해 선진화된 정부정책홍보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한 노력 등을 강조하고 있다.

GCS와 새로운 정부광고 운영방식

최근 영국은 ‘Cabinet Office single departmental plan(내각사무처 단일부서 계획): 2015 to 2020’을 통해 정부정책 홍보를 포함하는 세부 정부 커뮤니케이션 보완 방안을 마련했다. 이 정책은 정부 정책실현을 위해 정부의 총리와 내각지지, 정부 업무 향상을 위한 효율성과 개혁 추진, 더 강한 시민 사회 건설, 보다 단합된 민주주의 창조, 국내외 영국 강화 및 보안 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중 정부광고 정책과 가장 밀접한 것은 정부 정책실현을 위해 정부의 총리와 내각 지지로 정부광고 업무 개선을 위해 내각사무처(Cabinet office)가 최고의 정부광고 관련 인재를 확보하고 국민에게 최선의 정부광고 서비스를 보장하는 것이다. 정부 차원에서 디지털 기술 및 관리 및 데이터 사용 등을 강화해 정부가 개방적이고 투명한 방식으로 계속 노력하도록 보장하고 정부 재산의 전략적 관리를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관련 부서 지원을 통해 정부 간 상업적 조언 및 서비스 제공하고 정부의 커뮤니케이션을 감독하고 정부 간 효율성 제고 및 공공 부문 개혁 지원한다는 세부적인 행동강령을 마련함으로써 정부광고 정책실현에 있어서 총리와 내각사무처의 협조가 정부정책홍보에 있어서도 긍정적으로 작용하리라 기대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GCS는 영국 정부의 커뮤니케이션 예산을 절약하고 성공적인 캠페인을 수행해 전략적 혁신을 이뤘다고 평가받고 있다.

과거 영국 정부의 정부광고 운영의 특징은 강력한 중앙집중형 체제를 유지하는 것이었다. 영국 정부의 모든 캠페인성 광고를 COI가 기획/제작/집행하면서 COI는 정부 각 부처에 대해서는 광고전담 창구의 역할을, 개별 광고대행사에 대해서는 광고주의 기능을 수행하는 등 정부광고 집행에 있어 막강한 매체구매력 및 협상력을 행사했다. 그러나 예산남용과 비효율성 문제 등으로 영국은 정부 부처가 반드시 COI를 통해서만 광고매체를 대행해야 하는 시스템을 포기한 이후 우여곡절 끝에 정부광고 인력양성과 교육 중심의 GCS를 통해 정부광고 업무 효율성을 추진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정부광고법 2년 진단 ⑤] 해외사례 분석 - 독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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