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라밸 최우선으로 생각하면 광고인 포기하지 않을까요?”
“워라밸 최우선으로 생각하면 광고인 포기하지 않을까요?”
  • 전승현 (jack5404@hanmail.net)
  • 승인 2021.01.05 11:4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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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리 탐방② 광고연합동아리 ‘애드파워’
대부분의 활동을 온라인으로 진행하고 있다는 애드파워.
대부분의 활동을 온라인으로 진행하고 있다는 애드파워.

[더피알=전승현 20대 기자] 코로나19가 일상 곳곳에 영향을 미치면서 대학가 풍경도 완전히 바뀌었다. 활기찬 캠퍼스 라이프를 꿈꿨을 20학번들은 동기들의 얼굴도 제대로 못 본 채 1년을 보냈고, 2~4학년생들도 온라인 수업에 적응해야만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고 싶은 것을 찾아,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한 노력은 돌파구를 찾아내고 있다. 그 중에는 동아리 활동도 있다. 디지털에 친숙한 이들은 비대면을 통해서라도 꾸준히 활동하며 뉴노멀에 익숙해지고 있다.

‘광고에는 힘이 있다’란 모토를 가진 광고연합동아리 애드파워 역시 마찬가지다. 코로나 상황을 고려해 온라인 화상 플랫폼을 이용해 손수철 회장과 대화를 나눠봤다.

애드파워는 어떤 곳인가요? 

저희는 ‘최초, 최고, 최대’의 슬로건을 바탕으로 광고에 관심 많은 학생들이 모인 대학생 광고연합동아리입니다. 2019년에는 30주년을 맞아 창립제를 가졌을 정도로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동아리이기도 합니다.

동아리 안에는 다시 기획부, 카피부, 디자인부, 영상부 네 개의 부서로 나뉘고, 각자 희망하는 부서에서 조금 더 특화된 역량을 키울 수 있습니다. 매주 토요일에 만나 각 부서별 스터디, 강연, 외부 활동들을 진행하면서 예비광고인으로의 꿈을 키우고 있어요.

손수철 애드파워 회장과의 인터뷰도 화상으로 진행됐다.
손수철 애드파워 회장과의 인터뷰도 화상으로 진행됐다.

커뮤니케이션 분야를 공부하는 학생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광고인을 꿈꾸는 것 같아요. 신입부원 선발 시에도 많은 학생이 지원할 것 같은데, 어떻게 선발하나요?

저를 비롯해 전공학과가 아니더라도 다양한 학생들이 지원하고 있습니다. 꼭 광고인을 꿈꾸진 않더라도 커리큘럼 자체에 매력을 느끼고 지원하는 분들도 많은 것 같아요.

올해는 코로나로 인해 불가피하게 많이 축소된 과정을 거쳐 신입 부원을 선발했지만, 기존에는 크게 3단계 과정을 거치고 있습니다. 먼저 지원 서류를 받은 후, 미리 공유해드리는 내용을 바탕으로 간단한 필기시험을 보게 됩니다. 어렵게 생각하는 그런 시험이 아니라, 향후 함께 동아리 활동을 함에 있어 최소한으로 알고 있어야 할 내용입니다.

두 번째는 크리에이티브 면접이라고 부르는 조별 실습 과제입니다. 당일 짜인 팀과 주어진 과제 해결을 바탕으로 평가를 하게 됩니다. 마지막은 현업에 계신 동아리 선배님들과 함께 심층 면접을 진행합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저희 동아리에 적합한 부원들을 선발하게 됩니다.

조금 복잡하지만 저희 또한 동아리에 정체성을 두고 있기 때문에 잘하는 사람을 선별하기 위함이 아니라 함께 잘 어우러질 사람을 선별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예비 광고인으로 어떤 활동을 하고 무엇을 준비하나요?

반년에 한 번씩 경쟁PT(프레젠테이션)를 합니다. 외부기업과 콘택트 후 협의를 거쳐서 해당 기업이 요구하는 일종의 미션을 수행하게 됩니다. 캠페인 기획, 크리에이티브 아이디어, IMC 등을 포함한 기획서를 제출하고 PT를 갖습니다. 어떻게 보면 예비 광고인으로서 역량을 키우는 데 가장 큰 활동 중 하나라고 볼 수 있겠네요.

그 외에 매주 각 부서별로 갖는 스터디를 통해 개별 역량을 기르기도 하지만, 사실 동아리 커리큘럼 자체는 광고인이 되기 위한 커리큘럼이기 보다는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는 크리에이티브를 기르고, 많은 것을 경험해보는 것에 조금 더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과정 또한 광고인이 되기 위해 꼭 필요한 부분이지만, 조금 더 넓게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이외에도 배운 것을 바탕으로, 혹은 저희가 갖고 있는 생각들을 외부로 표출하기 위한 일련의 활동들도 있습니다. 매년 연말에 외부에서 전시회를 열고, 사람들에게 익숙해진 사회문제들을 알리는 프로젝트인 PBA(Powered by Adpower)라고 명칭한 활동들이 그 중 하나입니다.

직접 밖으로 나가 전시회를 열고, 또 PBA라는 활동을 하는 점이 정말 인상 깊어요. 최근에는 어떤 주제로 진행됐나요?

올해에는 사실 코로나로 인해 무산되었지만, 작년에는 ‘사라질 전당포’라는 주제로 우리 주변에 기술과 산업이 발전함에 따라 사라지고 있는 것들에 대해서 조명하고 그 사라지는 것들 안에 있는 가치는 그대로 이어가야 함을 메시지로 담아냈습니다. 인사동에 있는 갤러리를 대관해 진행했고, 총 1000명에 가까운 분들께서 방문해 주셨습니다.

사실 다른 광고연합동아리의 경우, ‘광고제’라는 이름으로 광고적 성격이 짙은 행사를 하게 되는데 저희는 광고에 얽매여 있지 않기 때문에 조금 더 자유롭게 메시지를 담을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전시회 같은 경우 저희 동아리의 꽃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전시회를 여는 것은 사실 예술 분야에 종사하는 분들이 아니면 쉽게 경험할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에 조금 더 값진 경험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PBA 같은 경우는 사실 정식 활동은 아니지만, 비정기적으로 ‘이런 활동을 하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가진 부원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진행하게 됩니다. 올해 같은 경우에는 한번에 많은 친구들이 모일 수가 없어서 오히려 다양한 PBA를 할 수 있었습니다.

마스크 착용과 관련한 다양한 캠페인을 비롯해 노인계층 분들이 여러 분야에서 느끼는 디지털 소외를 다루는 캠페인도 했었고, 전시동물 관련 캠페인도 했습니다. 전시동물 캠페인의 경우 실제로 신촌역과 건대입구역에 옥외광고를 진행했기에 더 기억에 남네요.

이처럼 저희가 하는 캠페인들이 다양한 곳에서 바이럴되고, 또 그로 인해 관련 단체에서 연락이 오기도 합니다. 내부에서 준비해 외부로 보이는 이러한 활동들이 협업으로 이어지기도 하면서 시너지를 내는 등 선순환적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애드파워에서 직접 옥외광고를 집행한 전시동물 인식 제고 캠페인.
애드파워에서 직접 옥외광고를 집행한 전시동물 인식 제고 캠페인.

체계적인 커리큘럼과 활동들을 보면 굉장히 실무향(向)인 것 같아요. 실제로 수료한 OB들에게 들었던 애드파워의 활동이 취업 과정에서 어떻게 도움이 됐는지, 혹은 회장님이 생각하시는 가장 잘 어필할 수 있는 부분은 어떤 건가요?

물론 커리큘럼의 과정에서 하는 활동들이 취업과정에서 도움되겠지만, 조금 뻔한 대답을 덧붙이자면, 그 역시 본인 노력의 정도에 따라 다른 것 같아요. 동아리를 했다는 것 자체가 큰 스펙이 될 순 없겠지만, 그 안에서 자기가 어떤 활동을 했고 거기서 어떻게 했느냐가 크리라 생각됩니다.

앞서 얘기했던 것처럼, 저희가 형식은 광고동아리이지만 광고에만 얽매여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꼭 광고분야만이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동아리 활동이 도움되는 것 같아요. 일례로 수료하신 선배님 중 한 분은 금융 업계에 계시는데, 면접 때 면접관분들이 엄청 관심을 가지셨다고 들었습니다. 그리고 입사한 후에도 애드파워에서의 경험이 디지털 관련 아이디어를 내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매주 현업에 계신 OB선배들이 강연을 해주시기도 하는데, 꼭 광고업계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업계에 계신 OB가 오시기 때문에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게 되고, 오히려 다른 분야에 흥미를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광고를 포함해 다른 진로 고민에 있어서도 더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물론 실무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는 장점 또한 크고요.

내부 스터디를 포함해 대외적으로도 진행될 많은 활동들이 코로나로 인해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지난 한 해 동아리 운영에 있어 어떤 고충이 있었나요?

정말 2020년은 아쉬운 1년이었습니다. 특히 11월, 12월에는 행사가 많은 달인데 이 시기에 코로나가 더 심해지면서 계획을 전면 취소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거리두기가 1단계일 때는 방역 수칙을 지키면서 부서별로 모이는 등 오프라인으로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었지만, 거리두기 단계가 격상됨에 따라 지금도 그렇고 온라인으로 모든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스터디나 강연도 화상으로 이뤄지고 있는데 사실 전달력이 오프라인만큼 좋지 못하니까 조금씩 답답한 부분도 있죠.

그럼에도 역시 가장 큰 아쉬움은 부원들간의 친목이나 선배님들과의 교류가 많이 부족했다는 점인 것 같아요. 아이러니하게도 오히려 올해 신입생인 부원들은 올스톱 된 대학에서 느끼지 못한 부분들을 어느 정도 애드파워에서 느낄 수 있었다고 하더라구요.

광고대행사를 목표로 하는 부원들도 많을 것 같아요. 요즘 서로 이야기하는 광고업계에 대한 인식은 어떤가요?

역시 광고대행사, 프로덕션 등 광고업계에 관심 있는 부원들이 많은데요. 요즘엔 디지털만 다루는 광고대행사도 정말 많이 늘어나고 있는 것 같아요. 이처럼 광고업계가 디지털로의 이행이 가속화되면서 여러 고민이 생기는 것 같아요. 단순히 전통적인 광고를 넘어 디지털 광고는 물론이고 이제는 데이터 분야에 대해서도 알아야 할 것 같고, 통계와 관련된 지식도 쌓아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고 많이들 얘기해요. 그렇다고 정말 취업을 준비함에 있어 이런 부분들이 도움이 되는건지 확신이 없으니까 혼란스럽기도 합니다.

또 광고회사 내에서도 직무별 경계 또한 흐려지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예를 들면 기획과 카피에 대한 구분이 많이 흐려지고 있다는데, 그렇다면 취준생 입장에서 바라봤을 때 어떻게 준비해야할 지 모호해지기도 합니다.

코로나 때문인지 광고업계의 다양한 변화가 더 가속화되는 듯한 느낌을 받는데 어떻게 놓치지 않고 따라갈 수 있을까에 대한 어려움과 고민이 있습니다.

다시 오프라인 회동을 꿈꾼다는 애드파워.
다시 오프라인 회동을 꿈꾼다는 애드파워.

화려해 보이는 광고의 이면에 광고업계의 만만치 않은 고된 일 또한 잘 알고 있을텐데... 그렇기에 동아리 활동을 넘어 이를 업으로 삼는다는 것은 쉽지 않은 선택이기도 할 것 같아요. 이처럼 하고 싶은 일과 현실적인 어려움의 괴리 속에서 부원들과 나누는 이야기가 있을까요? 혹은 이겨내는 방법이라든지?

현실적인 측면에서 사실 많은 분들도 알고 있듯이 광고업계가 쉽지 않음을 저희 또한 잘 알고 있어요. 하지만 주 52시간제 도입 이후, 비딩 기간을 제외하고는 꽤 업무 시간면에서 괜찮아졌다고 들었습니다. 물론 그 외에도 저희가 잘 알지 못하는 부분들도 많겠지만, 적어도 저희가 인지하고 있는 힘든 부분들은 사실 워낙 많이 들었던 이야기들이기도 해서 좀 익숙해진 것 같아요. 바꿔 말하자면, 약간 당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듯한? 저를 비롯해 다른 부원들도 오히려 큰 걱정은 없는 것 같아요.

또 광고를 정말 좋아하고, 업으로 삼으려는 부원들은 충분히 감내하겠다는 의지도 큰 것 같습니다. 그리고 광고업계가 아무래도 조직 문화에 있어 타 분야에 비해 조금 개방적이다는 생각도 들어서, 나름 장점도 있는 것 같습니다.

이직도 꽤 자유롭다고 들어서 자기가 원하는 분야 혹은 조금 더 구체적인 목표를 쫓아갈 수 있다는 점 또한 매력적이라고 생각해요. 예를 들면 대행사에 있다가 마케터가 될 수도 있으니까요. 이처럼 힘들다는 말에 익숙해진 것도 있지만 나름의 장점들을 보려고 노력 중입니다.

사실 업계 시니어분들께서는 주니어의 필수 소양으로 힘들어도 버텨내는 것을 꼽기도 합니다. 물론 쉽게 포기하는 것이 당연히 좋지는 않지만, 사실 워라밸과 같은 부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젊은 세대에게는 와닿지 않는 말일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이에 대해 다들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해요.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많이 달라질 것 같아요. 이런 부분들을 과거의 악습으로 볼 수도 있지만, 업에 있어서 꼭 필요한 관습으로 볼 수도 있죠. 사실 저희 세대를 개성 있고, 자기 권리를 잘 주장하는 등 남다르게 보시는 분들도 많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꽉 막혀 있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업계에 계신 시니어분들께서 만약 정말 필요한 소양이기에 하시는 말씀이라면 저희 또한 충분히 받아들일 것 같습니다.

그리고 사실 워라밸과 같은 복지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은 아마 광고인을 포기하지 않을까요? 제 주변에서 보면 광고 관련 학과를 전공하고도 이런 부분 때문에 중간에 포기하시는 분들도 계시더라구요. 오히려 전공자가 아닌 사람들이 정말 광고에 대한 흥미만으로 말씀하신 것처럼 버티는 분들도 많은 것 같습니다.

워라밸 또한 당연히 중요하지만, 사실 광고업계를 꿈꾼다면 이미 어느 정도 타협점이 만들어진 상태에서 시작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그럼에도 물론 더 개선된다면 당연히 좋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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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kyobanana 2021-01-18 17:06:45
너무 멋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