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핑G] 평범한 생수의 지독한 마케팅
[브리핑G] 평범한 생수의 지독한 마케팅
  • 정수환 기자 (meerkat@the-pr.co.kr)
  • 승인 2021.01.04 17: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피 흘리는 봉제 인형 시중에 판매, “완전히 사악한 계획” 창업으로 이어져
건강한 제품의 불량한 시도로 차별화…플라스틱 죽음으로 내몰기 위한 캠페인 전개
인형의 모습이 심상치 않은데요. 무슨 일일까요.
인형의 모습이 심상치 않은데요. 무슨 일일까요.
더피알 독자들의 글로벌(G) 지수를 높이는 데 도움 주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시작한 코너. 해외 화제가 되는 재미난 소식을 가급적 자주 브리핑하겠습니다. 

[더피알=정수환 기자] 코에 빨대를 꽂은 채 피범벅을 한 거북이, 플라스틱 생수병이 가슴을 관통해 피를 철철 흘리고 있는 물개, 갈라진 배에서 플라스틱병과 뚜껑이 쏟아져나오고 있는 돌고래. 끔찍한 상황에도 동물 친구들은 웃고 있습니다. 

해양 오염이 야기한 너무나도 처참한 모습인데요. 저는 이 생생한 해양 파괴의 현장을 어디서 본 것일까요. 해양 오염을 경고하는 다큐멘터리? 아닙니다. 플라스틱 사용을 지양하자는 기사 속 사진도 아닙니다. 정확히 묘사한 대로의 ‘봉제 인형’이 시중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경각심을 심어주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까지 적나라했어야 할까. 의구심에 어떤 회사에서 만든 건지 찾아보니 바로 납득이 갑니다. ‘리퀴드 데스(Liquid Death, 액체의 죽음)’라는 생수 스타트업의 제품이었습니다.

이름부터가 특이하죠. 물 브랜드인데 ‘죽음’이 들어가다니요. 이들은 록(rock)의 한 장르인 헤비메탈에서 영감을 얻어 브랜드를 정립합니다. 체제에 대한 거부, 반항이 주요 정서인 헤비메탈. 그렇기에 브랜드 이념도 ‘반항’에 근거합니다.

“리퀴드 데스는 생수에 대한 완전히 불필요한 접근법이다. 우리가 하는 모든 일에 있어 불필요해지려고 노력한다. 불필요한 것들은 ‘필요한’ 것보다 훨씬 더 흥미롭고, 재미있고, 매혹적이며 기억에 남고, 숭배할 가치가 있다. 우리는 사람들을 웃게 하고 더 자주 물을 마시게 하기 위해 완전히 사악한 계획인 리퀴드 데스를 시작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