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온라인 CES’서 발견하는 몇 가지 시사점
삼성의 ‘온라인 CES’서 발견하는 몇 가지 시사점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21.01.13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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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스 컨퍼런스 영상, 하루만에 유튜브 조회수 3300만회 넘어
스토리텔링 구성으로 동영상 몰입도 높여…채널 접점 확보·온드미디어 풀(pull) 전략

[더피알=강미혜 기자] 삼성전자의 ‘CES 2021’ 프레스 컨퍼런스 영상이 공개된 지 하루 만에 유튜브 기준 조회수 3300만회를 넘어섰다. 생중계 당시 CES 홈페이지와 삼성 뉴스룸에서 시청한 인원을 제외한 숫자다. 지난해 CES에서 삼성의 기조연설 영상이 누적조회수 1000만회 정도를 기록한 것과 비교해도 엄청난 흥행이다.

CES에서 기조연설과 프레스 컨퍼런스가 갖는 무게감은 차이가 크다. 기조연설이 CES 주최측에서 진행하는 것이라면, 프레스 컨퍼런스는 행사에 참여한 개별 회사가 마련하는 자체 행사다. 그런데도 올해 삼성은 그 어떤 미디어보다도 강력한 미디어 파워를 보여주며 CES 홍보효과를 높였다. 

과정에서 DT(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대 기업미디어 운영에서 몇 가지 중요한 시사점을 발견할 수 있다.

첫째는 콘텐츠 스토리텔링의 중요성이다.

올해 CES는 코로나 팬데믹 여파로 온라인으로 열리는 최초의 행사다. 오프라인에서 구현되는 생동감은 떨어져도 부스 및 전시, 기타 행사 준비를 위한 화력을 온라인에 집중할 수 있다. 또 물리적 한계가 사라지고 비용적으로도 문턱이 크게 낮아졌기에 온라인 관람 모객이 수월하다는 측면도 있다.

삼성 CES 영상을 보면 이런 온라인 무대의 특성을 고려해 사전 콘텐츠 기획이 촘촘히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CES 론칭 첫날(미 현지시간 11일 오전 9시) 첫 행사를 CES 홈페이지와 자사 뉴스룸을 통해 ‘준비된 영상’으로 동시 생중계한 뒤, 곧장 유튜브 글로벌 계정에 업로드했다. 여기까지는 예년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구성에서 스토리텔링을 입혀 몰입감을 높였다.

우선 행사 전 트레일러 영상에서부터 CES 무대에 서는 ‘얼굴’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삼성리서치의 세바스찬 승(한국이름 승현준) 사장이 ‘외계인 비밀조직’을 이끄는 인물로 직접 열연했다. ▷관련기사 바로보기

뇌 신경공학 기반 AI 분야 전문가로 삼성의 통합연구조직을 이끌고 있는 그의 백그라운드를 통해 자사 AI 기술력을 자연스레 알리면서 CES 본 행사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 기획이다.

홍보 포스터 속 일러스트 남성 역시 승 사장으로 연결됐다. 삼성 CES 프레스 컨퍼런스의 시작 부분은 영화 007 시리즈의 인트로 느낌으로 표현됐는데, 실제의 승 사장 모습과 절묘하게 연결되는 비주얼로 보는 재미를 높였다.

본 프레젠테이션에서 승 사장은 코로나 이후 점점 더 중요한 공간으로 인식되고 있는 ‘홈(Home)’을 중심으로 개인의 라이프스타일과 취향을 고려하는 삼성의 혁신 제품과 서비스를 소개했다.

일상으로 들어온 첨단기술을 이야기하면서도 단순히 제품의 우수성을 부각시키기보다 그것이 우리 삶과 사회, 환경에 어떻게 기여하는지를 보여주는 수용자 관점의 내용으로 구성된 점이 특징적이다. 형식면에선 현실과 가상을 넘나드는 다양한 구도와 장면을 삽입해 30분가량의 비교적 긴 동영상을 지루하지 않게 완성했다.

두 번째는 채널 접점 확보다.

생중계 이후 유튜브 등에 게시된 삼성의 CES 영상은 검색엔진최적화(SEO) 작업과 만나 노출 효과를 높인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구글에서 ‘삼성 ces’나 ‘samsung ces’로 검색하면 삼성 뉴스룸 콘텐츠가 상단에 뜬다. 구글에선 사용자 개개인의 이용패턴에 따라 검색결과가 각기 다르게 나타난다는 점을 감안해도 기성 미디어의 뉴스와 삼성 뉴스룸 콘텐츠가 나란히 배치되고 있다는 것은 주목할 부분이다.

삼성 CES를 키워드로 각각 검색한 구글 모바일 결과.
삼성 CES를 키워드로 각각 검색한 구글 모바일 결과.

국내를 넘어 글로벌 소비자(시청층)를 염두에 둔다면 ‘구글 최적화’는 필수적인 셈. 여기에 세계 최대의 동영상 플랫폼인 유튜브를 구글이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 또한 동영상 콘텐츠 유통 측면에서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브랜드의 유튜브 홍보효과는 콘텐츠 자체보다 검색최적화에 성패가 달렸다고 얘기한다. 온갖 재미있는 콘텐츠가 넘쳐나는 유튜브 생태계에서 브랜드가 만드는 콘텐츠는 광고를 집행하지 않는 한 주목받기 힘들다. 그렇기에 검색 시 정확한 정보로서 기업 채널 또는 콘텐츠가 우선순위에 노출되도록 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훨씬 효과적이다.

마지막으로 자체 플랫폼 우선주의다.

삼성은 매번 CES 주요 행사를 자사 뉴스룸을 통해 동시 생중계하고 있다. CES 참석자들은 물론 삼성에 관심 있는 글로벌 소비자들을 자체 플랫폼으로 끌어들이는(pull) 것이다. 행사 기간 동안엔 뉴스룸을 통해 집중적으로 관련 뉴스를 쏟아낸다. CES 특별페이지도 만들어 다양한 소식을 한 눈에 살펴볼 수 있게 한다.

삼성 뉴스룸 메인 화면 일부. 

이와 함께 준비된 콘텐츠를 여러 채널을 통해 전방위로 송출하면서, 개개의 콘텐츠가 다시 삼성 뉴스룸으로 수렴될 수 있도록 순환 구조를 만들었다. 일종의 콘텐츠 허브로서 ‘삼성 CES’ 정보나 소식을 담고 있는 것이다.

CES가 온라인 행사로 전환되면서 전통매체의 강점인 현장성이 사라졌다. 이런 가운데 단순 중계나 정보 큐레이팅 방식으로 전달되는 전통매체의 뉴스는 내부 상황과 정보에 가장 빠른 기업발 뉴스를 따라오지 못할 수밖에 없다. 바꿔 얘기하면 기업뉴스를 가장 정확하고 신속하게 공급하는 주체가 기업뉴스룸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실제로 해외에선 언론사 기자들도 출입처 소식을 확인하기 위해 해당 기업의 온라인 프레스룸에 찾아가는 일이 일반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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