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계 BTS 꿈꾸는 ‘호빵이’, “K-따스함 알리고 싶어요”
식품계 BTS 꿈꾸는 ‘호빵이’, “K-따스함 알리고 싶어요”
  • 정수환 기자 (meerkat@the-pr.co.kr)
  • 승인 2021.01.15 16:1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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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 인터뷰] 반백살 된 SPC 삼립호빵

[더피알=정수환 기자] 반백살이 된 브랜드인데 하는 행동은 너무 젊다. 다양한 마케팅 시도들은 MZ 취향을 저격했고, 이제는 본체도 젊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다. 사람으로 치자면 거의 뱀파이어 수준의 동안같은 느낌이랄까.

분명 예전엔 이렇지 않았는데 어느 순간 놀 줄 아는 브랜드가 된 SPC의 삼립호빵. 그 비결이 궁금해 인터뷰를 요청했는데 쿨하게 수락해주었다. 다만 인터뷰를 하고 싶다면 근처 아무 편의점이나 가서 따스한 호빵 하나를 데려오고, 그 친구와 대화를 하라고 한다.

그래서 바로 모셔왔다. 물론 시국이 이런 탓에 기자와 호빵 둘 다 마스크를 낀 채 대화를 나눴다. 그런데 호빵의 겉모습이 워낙 뽀얗고 마스크도 하얘서 얼굴이 잘 보이지 않는 데다 말소리도 잘 안 들려 중간부터 벗고 진행했다. 방역수칙을 준수했으니 독자분들의 너른 양해 부탁드린다.

기자가 호빵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기자가 호빵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호! 올해 반백 살을 맞이한 ‘호빵’입니다.

요즘 들어 부쩍 다양한 행보를 보이고 있요. 브랜딩 활동에 힘쓰는 이유가 있다면요.

과거에는 그냥 저라는 제품 자체에만 집중했는데요. 요즘에는 저(삼립호빵)라는 브랜드를 기존 중장년층 소비자를 넘어 젊은 세대들까지 확장해서 인식시키려 해요. 알다시피 제가 나이가 좀 있잖아요. 그래도 끊임없이 젊음과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노력중이죠.

최근에는 화보집(브랜드북)도 출시하셨어요.

젊음 추구와 궤를 같이 합니다. 50년간 대한민국 역사와 함께 쌓아왔던 저의 이야기와 어떤 브랜드로 남고 싶은지를 MZ세대에게 흥미롭게 전달하고, 저라는 브랜드를 더욱 견고하게 하고 싶어 발간했죠. 저의 다채롭고 영롱한 모습이 많이 담겨있답니다.

화보집 재미있게 봤어요. 요즘 유행하는 바디프로필도 찍으셨는데, 증량 혹은 감량할 계획은 없으신지요.

민감한 질문인데요. 저는 이 세상에서 단 1g도 사라지고 싶지 않습니다. 현재까지 동일한 크기와 몸무게를 유지하고 있고 계속 유지어터의 생활을 고수할 예정입니다.

변함없는 모습이 사랑받는 비결이란 말씀이시군요. 그런데 제가 생각하기엔 콘셉트 변화도 사랑받는 이유 중 하나인 것 같아요. 기본 콘셉트(단팥, 야채, 피자)도 인기가 많은데, 계속해서 안주하지 않고 속내를 바꾸시잖아요.

저는 50년간 61억개가 팔린 만큼 많은 소비자에게 이미 사랑 받고 있습니다. 비결은 물론 저의 귀여운 외모도 있지만, 소비자가 뭘 좋아할지 몰라 다 준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래전부터 저를 꾸준히 좋아해주는 팬들을 위한 단팥, 채소, 피자 맛을 기본으로, 젊은 친구들이 열광하는 마라맛, 소다맛 등으로 변신을 시도해봤고요. 든든하게 먹고 싶은 팬들을 위한 고기부추호빵, 숯불갈비호빵도 선보였죠. 그 밖에도 쎈불닭호빵, 쎈사천짜장호빵, 에그커스터드 호빵 등 매년 새로운 트렌드를 반영하며 약 20가지 맛을 새롭게 구현하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민초단을 위한 민초(민트초코)호빵의 모습도 꼭 보여드리고 싶네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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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트 플랫폼 산돌과 협업해 나온 산돌구름맛 호빵

민초를 생각하다니, 역시 배운 호빵이군요. 맛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소다맛 호빵이 화제가 됐었어요. 소다맛을 비롯해 다양한 협업 프로젝트로 이름을 날리고 계신데요.

겨울하면 딱 떠오르는 대표 아이콘으로 거듭나고, MZ세대를 사로잡을 수 있는 차별화된 마케팅 활동을 전개해 전 세대를 아우르는 저, 호빵이가 되고 싶었어요.

소다맛 호빵의 경우 제 50년 역사를 담은 헤리티지 마케팅 일환으로 진행됐는데요. 폰트 플랫폼 회사 ‘산돌’과 함께 서체도 제작했고, 제 매니저들의 아이디어를 모아 ‘산돌구름’의 맛을 연상케 하는 브랜드 호빵을 선보여 다시 이슈를 일으키고 싶었죠. 산돌구름 로고의 하늘색을 반영하고자 여러 가지 맛을 시도해봤는데요. 그 중 ‘소다맛’이 가장 저한테 잘 어울리더라고요. 착붙(착 달라붙는) 콘셉트를 시도하니 사람들 반응도 좋더라고요.

최근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하이드아웃’과 협업해 제 모습을 그대로 담은 호빵 쿠션도 인기였죠. 50년간 팬들에게 받은 사랑을 저의 ‘따뜻함’이라는 속성에 빗대 진행한 건데요. 포근한 플리스 질감의 쿠션과 모자 등을 제작했어요. 그 따뜻함을 이어나가기 위해 수익금도 주거취약계층의 자립을 돕는 매거진 ‘빅이슈 코리아’를 통해 기부했답니다. 기자님도 구매했다고 들었는데 어떠셨나요.

아주 부드럽고 좋긴 한데, 때탈까봐 함부로 못 만지고 있습니다(웃음). 그런데 이미 겨울의 아이콘 아니신가요? 좀 겸손하신 것 같네요.

과찬이십니다. 더 노력해야죠.

하이드아웃과 협업해서 나온 호빵쿠션
하이드아웃과 협업해서 나온 호빵쿠션

특이하게도 작년에는 8월부터 활동을 시작하셨어요. 겨울의 아이콘이 여름부터 행차한 이유가 있나요.

작년 8월에 MBC ‘놀면뭐하니?’ <환불원정대>편에 제가 PPL로 나서기로 했는데, 내부적으로 고민이 좀 있었나 보더라고요. 호빵 하면 ‘겨울’이 연상되는 이미지가 강해 이를 전환하는 활동이 필요하다나 뭐라나. 반신반의했는데, 이 PPL 활동으로 긍정적 이미지로 전환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PPL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요즘 MZ 소비자들은 직접 광고에 대한 거부감이 적어보이더라고요. PPL을 통해 소비자가 말하는 우리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고, 친숙한 브랜드로 다가가며 쌍방향 소통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아무튼 환불원정대 분들이 호빵을 드시는 모습을 보고, SNS상에서 ‘호빵 먹고 싶다’, ‘호빵 어디서 판매하나요?’ 등의 문의가 많았대요. 해당 기간에 온라인으로 판매되는 호빵 판매량이 오르기도 했고요. 이제는 사계절 내내 언제든 마주하고픈 호빵이 되고 싶어요.

당찬 포부군요. 응원하겠습니다.

물론 더 엄청난 포부도 있습니다. 저의 최종 목표는 식품계의 BTS거든요. 전 세계에 저의 ‘K-따스함’을 널리 알리고 싶습니다.

식품계의 BTS라니, 더 성공하더라도 함께 인터뷰한 저를 잊지 말아주세요(웃음). 50년 동안 다양한 활동을 하셨을 텐데요. 가장 기억에 남는 경험이 있다면요.

2016년 인천공항에서 진행한 ‘호호호빵(Ho Ho Hopang)’ 팝업스토어가 기억에 남고요. 2019년 ‘삼립호빵 미니가습기’, 2020년 ‘호찜이’ 등 굿즈가 발매된 것도 잊지 못할 경험입니다. 젊은 감성을 사로잡는 마케팅으로 뜨거운 호응이 있을 때 제가 마치 우주 대스타가 된 기분이었답니다.

호찜이! 저도 갖고 싶었는데 금방 품절됐어요.

많은 분들이 호찜이를 탐내하셨죠. 이 호찜이는 다 아시겠지만 삼립호빵 브랜드만의 헤리티지 요소 중 하나인 ‘호빵 찜기’에서 모티브를 따 만든 건데요. 호빵을 유통처에서 직접 쪄서 판매할 수 있도록 1972년에 개발한 대용량 찜기죠.

겨울이 되면 슈퍼마켓과 편의점 앞에 하얗고 따뜻한 증기를 내뿜는 ‘호빵 찜기’의 모습은 대한민국 겨울 풍경을 대표하는 이미지 중 하나로 국민들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런 이미지를 젊은 세대들에게도 전달하고자 귀엽고 실용적인 전자레인지용 1입 찜기 ‘호찜이’를 내놓게 된 것이죠.

1입용 찜기인 호찜이
1입용 찜기인 호찜이

그러고 보니 예전에는 밥통이나 찜기가 주 활동무대였는데, 요즘은 전자레인지를 넘어 에어프라이어까지 진출하셨어요. 호빵이는 어떤 무대가 가장 좋아요?

사실 저는 ‘찜기’에 갓 쪄진 부드럽고 촉촉한 빵 결이 무척 마음에 듭니다. 그런데 요즘에는 ‘에어프라이어’의 ‘겉바속촉(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 ‘밥통’의 ‘밥알득템(밥통 속 밥알이 호빵에 붙은 것)’도 당연 매력이 넘치는 무대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최근 소셜미디어 상에는 와플팬에 ‘꿀씨앗호빵’과 ‘피자호빵’을 구워 먹으면 맛있다는 게시글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꿀씨앗호빵’은 잘 데워진 꿀과 견과류가 조화를 이루고, ‘피자호빵’은 한 입 베어물면 모짜렐라 치즈가 쭉 늘어져 더욱 맛있게 즐길 수 있다고 합니다. 와플팬 특유의 격자 모양도 먹음직스럽다고 하여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인터뷰도 거의 마무리되어갑니다. 어떤 때 사랑받는다고 느끼시나요.

매년 새로운 맛을 선보일 때마다 편의점, 마트 다니면서 저를 찾아주는 소비자분들의 열정에 감사함을 느끼고, 추운 겨울 저를 꼭 감싸 안고 호호~ 불어주는 행동에 큰 사랑을 느낍니다(웃음).

세상에서 가장 잘 나가는 찐빵인데요. 라이벌이자 동료인 붕어빵, 계란빵 등에게 조언해주고픈 말이 있다면요.

일단 저만큼 귀여워져야 할 것 같고요(농담).

붕어빵, 계란빵아! 너희들 찾기 참 힘들던데 얼굴 자주 비춰줬으면 좋겠어. 오래 보자, 우리♡♥

앞으로 어떤 존재가 되고 싶으신가요.

저 삼립호빵은 변함없는 맛과 품질, 끊임없는 새로운 시도를 통해 국민들의 몸과 마음을 따스하게 해드리는 국민 브랜드, 국민 호빵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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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야 2021-01-16 12:55:50
정수환 기자님 왜 이러세요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