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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단체 향한 직설①] 왜 존재감이 없나
[PR단체 향한 직설①] 왜 존재감이 없나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21.01.25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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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살 넘은 PR협회, 물리적 사무처도 없어…세수 확보 어려움
기업 홍보실 위상과 비례하는 현실, 현업 종사자 동질감·공감대↓
“바깥서 팔짱 끼고 토로한다고 해결 안돼…들어와서 논의해야”

[더피알=강미혜 기자] 지난해 말 ‘국내 PR단체, 이대로 좋은가’라는 기사를 썼었다. PR의 가치나 기능을 제대로 PR하지 못하는 PR단체를 향한 누적된 불만이 새삼스러운 화두를 던지게 했다. 묘안을 제시하진 못하더라도 되풀이되는 푸념에 대한 문제의식 정도는 같이 해보자는 취지이기도 했다.

기사가 나간 뒤 여러 곳에서 ‘AS 요청’을 받았다. 모두가 공감하지만 어느 누구도 만족하기 힘든 말의 성찬에 그치지 말고 이번엔 현실적인 개선 소식을 듣고 싶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국내 PR을 대표하는 세 단체의 장(김기훈 한국PR기업협회장, 성민정 한국PR학회장, 한광섭 한국PR협회장)을 한 자리에 모셨다. (*5인 이상 집합금지 시행 전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준수하며 진행했음을 밝힙니다) 

①협회 활성화 한계
②3개 단체 역할
③새해 현실적 과제 

(왼쪽부터) 한광섭 PR학회장, 성민정 PR학회장, 김기훈 PR기업협회장. 사진: 포토그래퍼 성혜련
(왼쪽부터) 한광섭 PR협회장, 성민정 PR학회장, 김기훈 PR기업협회장. 사진: 포토그래퍼 성혜련

PR단체의 존재감이나 역할에 대해 일선의 회의적 시선이 많습니다. 뭔가 PR을 중심으로 교류하고 활동하고픈 열정은 있는데 얘기할 곳도, 모일 곳도 없는 듯합니다.

한광섭 PR협회장(이하 한)  협회가 물리적으로 위치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데 아직은 그렇지 못합니다. 협회 사무공간이 실은 사무총장님 개인 오피스텔이에요. 오피스텔이 유사 사무처 역할을 하면서 직원과 꾸려가는 상황입니다. 그러니 개방된 형태로 운영되기도 어렵고요.

수년 전부터 공유오피스라도 렌트해서 협회 사무처로 만들면 어떨까 하는 이야기가 나왔는데, 그러려면 일단 비용이 투입돼야 합니다. 고정적으로 예산이 확보돼야 하는 부분에서 논의가 막혀버려요. 물론 기존 사무처와의 교통정리도 있어야하는 문제지만, 제가 생각했을 때 이런 물리적 기반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협회를 중심으로 동력을 갖지 못하는 이유 같습니다. 자산이 아무것도 없으니 체계를 갖고 움직이기보다 협회 임원들이 그때그때 선의를 가지고 봉사하는 구조에요.

그럼 현재 PR협회 운영 주체가?

한  저(회장)하고 사무총장, 그리고 직원 한 사람입니다. 또 현업에 있는 분들이 참여하고 계시고요.

별도로 직업이 있는 분들이 선의로 겸임해 나가는 지금과 같은 형태론 협회가 발전은커녕 지속하기도 힘들지 않을까요?

  실제로 지속과 축적에 어려움이 있긴 해요. 그럼에도 기존 중요 자산인 한국PR대상, 올해의 PR인 선정, PR전문가(KAPR) 인증제는 어떻게든 지켜나가려 하고 있어요. 과거 삼성 재직 시절 20003년부터 2008년까지 협회 사무국장을 맡았었는데요, 당시엔 주요 기업에서 협회에 참여도 잘 하고 협찬과 같은 지원도 괜찮았어요.

이순동 회장(삼성) 중심으로 정상국 부사장(LG) 등 주요 기업 홍보팀장들이 한국PR협회를 중심으로 정기적으로 교류하고 협업하기도 했는데, 오랜 만에 회장직으로 다시 협회로 와보니 분위기가 정말 달라졌더라고요. 교류조차 활성화되지 않고 협회 운영비는 그때 예산의 4분의 1도 안 됩니다. 일종의 세수 확보에 어려움이 있으니 선제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새로운 일을 벌이는 데 리스크가 있어요.

성민정 PR학회장(이하 성)  PR협회 활성화는 사실 기업 홍보실의 위상과 비례하는 측면이 있는 것 같아요. 10년 전까지만 해도 그룹사 중심으로 각 기업 홍보 수장들이 예산을 비롯해 많은 권한을 갖고 내부에서 목소리를 내면서 힘을 발휘했기에 협회 지원도 수월했어요. 지금은 그룹사란 개념보다 계열사 홍보담당 임원으로 존재하다보니 확실히 무게감이 좀 달라진 것 같아요. 자연스레 협회 운영을 위한 협조나 예산 지원이 줄어들었고요. 

과거 선배들 시절엔 홍보 분야도 ‘쟁이’ 또는 ‘업’이란 아이덴티티가 나름 명확했고, 같은 업으로 20~30년 함께 일해 왔다는 동질감과 공감대가 있었는데 지금은 홍보실 내 구성원 자체도 굉장히 이질적입니다. 심지어 어떤 분은 홍보실장인데도 스스로 홍보인이 아니라고 공공연히 말씀하기도 하고요. PR협회가 힘을 받기가 힘들어진 배경이에요.

예산이 부족하면 개인 회원들이 연회비라도 내도록 독려해서 운영비를 확보해 나가면 되지 않습니까.

 소액의 회비가 책정돼 있긴 해도 솔직히 말해 다들 잘 안내요. 오랫동안 회비로 운영되던 단체가 아니었으니 서로 낯선 거죠. 그러니 연간 예산을 편성해도 결국 종전 방식대로 몇몇 기업에서 지원하는 협찬금으로 꾸려가게 되고요. 그나마 KAPR 인증교육은 수강료 20만원으로 지원자들이 실비를 충당하면서 자체적으로 운영해 나가는 정도고요.

성  우리나라에서 주로 PR하면 미국과 비교를 많이 하게 되는데, PRSA는 가입비는 물론 매년 내야 하는 회비도 몇 백불에 달해요. 행사를 한 번 해도 인당 참가비를 따로 다 내고요. 그러니 회원이나 참가자들이 더 열정적으로 참여하고, 협회는 확보된 재원으로 상임조직을 키우고 업계에서 필요로 하는 콘텐츠나 데이터를 계속해서 생산, 축적해 나갈 수 있게 됩니다. 우리와 기본 토양부터가 다른 상황에서 협회에 미국과 같은 서비스를 기대하는 건 무리에요.

에이전시가 모인 PR기업협회 쪽은 어떻습니까.

김기훈 PR기업협회장(이하 김)  협회가 상시적으로 하는 활동으로는 회원사 현황을 조사하는 것, 회원사 직원들의 역량 강화 교육, 각종 정보 공유 및 교육, 정기 사장단 모임 등이 있습니다. 교육은 원래 매년 상하반기에 각각 1회씩 사흘 과정으로 진행했는데, 지난해엔 코로나 상황 때문에 한 번 밖에 못 했어요. 또 업계가 당면한 문제에도 공동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가령 정부광고법 시행으로 언론진흥재단에서 수수료를 가져가면서 공공분야를 주력으로 하는 회사들의 수익성이 악화됐는데요. 협회 차원에서 자료를 만들어서 이해관계자들과 접촉하는 등 개선을 위해 노력 중입니다.

사실 15년 전 제가 PR업에 처음 뛰어들 당시에도 4~5살 많은 선배 그룹에서 과연 협회가 무슨 단체고 하는 일이 뭔가 하는 얘기들이 나왔었습니다. 주니어에서 대표가 되고 보니 그들이 왜 그런 이야기를 했고 또 어떤 애로점과 한계가 있는지 다 알게 됐습니다만, 여전히 이런 말들이 나오고 있는 현실이 솔직히 답답하기도 해요. 바깥에서 팔짱 끼고 얘기만 한다고 해서 문제가 개선되는 건 아닙니다. 서로 생각과 의견이 다르다고 해도 일단 협회 안에 들어와서 업계 위상 제고와 후배들 자부심을 높이기 위한 논의들을 해 가는 것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고 봐요.

PR기업협회는 회원사였던 곳조차 여러 이유로 탈퇴 또는 퇴출되면서 20년 전과 비교해 그 수가 크게 달라지지 않았어요. 더 많은 에이전시를 협회에 끌어들일 실질적인 복안이 있는 건가요?

김  커뮤니케이션 환경이 워낙 급변하다 보니 PR회사들 간의 통합도 이뤄지고, 광고나 디지털 분야의 인력도 대거 수혈해 종합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해오고 있는 현실에 맞게 PR기업협회의 문을 열어두고 다양한 회원사를 유치할 생각이에요. MCN 회사라던가 인플루언서를 PR고객들과 매칭하는 회사도 이미 협회에 들어와 있기도 하고요. 이런 저런 이유로 협회에서 빠져나간 회사들도 함께 할 수 있는 적절한 방안을 마련하도록 노력해보겠습니다.

기를 듣다보니 쉬운 일이 없네요. PR 분야는 왜 모이기도 어렵고 건설적인 일을 추진해나가려 해도 단합이 잘 안 될까요?

 동의하는 부분입니다. 다만 단체들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고, PR산업 전체에서 원인을 찾아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실 한국 PR의 경우 제대로 된 산업통계조차 없는 상황 아닙니까. PR에 대한 영역, 정의조차 명확히 확립 안 돼 있어요. 디지털 중심으로 커뮤니케이션 변화가 가속되다 보니 PR과 광고, 마케팅 등의 경계가 불분명해졌고, 그런 형태에서 요즘 기업PR은 원래 의미대로의 PR인지, RM(리스크 매니지먼트)에 국한되는 건지 애매해졌습니다. 예전엔 홍보실이나 커뮤니케이션팀에 있는 사람들을 홍보인, PR인으로 분류했다면 지금은 글쎄요. 보편적으로 누가 PR인이냐고 물었을 때 규정하기조차 힘들지 않나요.

  정부의 산업통계 차원에서 PR업이 어떻게 분류되고 있는가도 사실 허들(huddle)이 돼요. (*한국표준산업분류에 따르면 ‘공공관계 서비스업’으로 분류돼 ‘의뢰인이 일반대중, 정부, 유권자 및 주주 등과의 관계 및 이미지를 개선하도록 자문 및 지침을 제공하는 산업활동을 말한다’로 규정) 학문도 마찬가지이고요. 여전히 광고 안에 PR이 들어가기도 하는 등 체계가 모호합니다. PR하는 사람이 누구냐고 하는 건 학계에서 수십 년간 연구해온 문제이기도 한데, 다른 영역에 비해서 업태나 바운더리가 불분명하다 보니 정리하는 작업이 생각처럼 쉽지 않아요.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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