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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메인뉴스는 ‘웨이브 소동’을 부러 외면한걸까
지상파 메인뉴스는 ‘웨이브 소동’을 부러 외면한걸까
  • 문용필 기자 (eugene97@the-pr.co.kr)
  • 승인 2021.02.01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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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토크] 아동콘텐츠에 성인물 섞여 송출
3사 모두 온라인 뉴스로 소화, 출자회사 부정적 이슈 염두?
지난 2019년 9월 지상파 3사 사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웨이브 출범식. 뉴시스
지난 2019년 9월 지상파 3사 사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웨이브 출범식. 뉴시스

[더피알=문용필 기자] 지난 29일 국내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인 웨이브(wavve)에서 한바탕 소동이 일어났다. 서비스 중인 애니메이션 뽀로로 극장판에 일부 성인물 장면이 수 초간 섞여 들어간 것이다. 파일 복구 과정에서 기술적인 오류가 발생했기 때문이었다.

웨이브는 다음날 사과문을 통해 즉시 삭제조치를 했다고 설명했지만, 누가봐도 아찔한 일이었다. 1000만 가입자를 달성한 플랫폼인 데다가 뽀로로가 인기 어린이 콘텐츠라는 점을 감안하면 결코 가벼운 해프닝이 아니었다. 웨이브 스스로가 사과문에서 “다시 발생해서는 안될 일”이리고 했을 정도다. 방송통신위원회도 싵태 점검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게다가 넷플릭스가 국내 시장에서 거둔 성공으로 인해 OTT에 대한 관심과 이용자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벌어진 악재였다. 많은 언론들이 이번 사안을 기사화한 건 당연한 일이었다.

그런데 어찌된 영문인지 지상파 3사(KBS, MBC, SBS)의 메인뉴스에서는 관련 보도를 찾아볼 수 없었다. 이슈가 발화한 29일 금요일에도, 이어진 이틀간의 주말에도 마찬가지였다. 단지 온라인 기사로만 처리했을 뿐이다. 더욱이 KBS는 29일 ‘뉴스라인’을 통해 국내 OTT시장의 전망을 주제로 전문가 인터뷰를 방송하기까지 했다.

그렇다면 지상파 3사의 메인뉴스에는 왜 이번 사안이 빠져있었을까.

정확한 속사정이야 당사자들만 알겠지만 미루어 짐작 가는 대목은 하나 있다. 이들 3사가 웨이브를 서비스하는 회사 ‘콘텐츠웨이브’ 대주주들이라는 점이다. 언론에서는 웨이브를 지상파 3사의 연합 OTT 플랫폼으로 바라보고 있다. 다시 말해 이들 3사가 출자회사의 부정적 이슈를 굳이 메인뉴스에서 다루지 않았다는 해석이 나올 만 하다.

물론, 뉴스 아이템 선정은 각 방송사 보도국의 자율적인 판단에 따른다. 외부에서 방송사 측에 왈가왈부할 순 없는 일이다. 상대적으로 다른 뉴스에 비해 비중이 작다고 봤을 수도 있다. 설사 의도적으로 아이템에서 배제를 했더라도 누구도 이를 탓할 수는 없다.

하지만 마치 ‘일심동체’처럼 3사 모두가 이번 사안을 외면했다는 점은 자못 씁쓸하다. 방송시장의 경쟁구도가 치열한 상황인 것도 알고, 자사 이익에도 결코 도움 안될 아이템이라는 것도 안다. 그러나 지상파 3사는 방송사인 동시에 언론사다. 오히려 이번 사안을 재발방지에 방점을 두고 적극적으로 보도했다면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지상파 3사의 영향력이 줄어들고 있다곤 하지만, 적어도 보도 분야에 있어서 이들은 여전히 대한민국 대표 언론사들이다. SBS는 민영방송이니 논외로 하더라도 KBS와 MBC는 공영방송이라는 점을 잊지 않아야 한다. 만약 이해관계를 염두에 둔 의도적 아이템 배제였다면 이같은 관점에서 조심스레 제언하고 싶다. 언론은 뉴스 수용자의 시선과 비슷한 방향을 봐야 한다고. 그리고 때로는 약점도 용감하게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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