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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기업 SNS는 왜 ‘수배령’을 내렸나?
그 기업 SNS는 왜 ‘수배령’을 내렸나?
  • 조성미 기자 (dazzling@the-pr.co.kr)
  • 승인 2021.02.04 11: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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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게시물서 발견하는 브랜드 이야기 활용
본인 등판으로 2차 바이럴화…의도치 않은 마케팅 기회 만들기도

[더피알=조성미 기자] ‘수배령’이라고 하니 좀 무거운 듯 하지만, 사실 기업들이 찾는 대상은 자사 브랜드와의 이야기를 가진 고객입니다.

커뮤니케이션의 정석 가운데 ‘렛 뎀 토크(Let them talk)’가 있죠. 기업 혹은 브랜드가 스스로 ‘우리는 이렇습니다’를 말하는 것보다 소비자들이 우리에 대해 이야기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인데요. 때문에 고객의 이야기를 끌어내기 위해 툭 건드리기도 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아무런 의도성 없이 소비자 스스로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있다면, 이것이야말로 기회가 아닐까요? 실제로 ‘얻어 걸린 기회’를 놓치지 않고 활용하면 소비자발 이야기를 눈덩이처럼 크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교보문고는 SNS상에서 자신들을 언급하는 이들을 찾아다니고 있습니다. 그 중 최근 교보문고 디퓨저를 깨뜨려 집을 교보문고로 만들어버렸다는 한 트위터리안의 이야기를 접했죠. 깨진 디퓨저를 보며 당황했지만 (다소 격하게) 위트만은 잃지 않았던 그 트윗에 많은 이들이 공감을 누르고 리트윗 했습니다.

이에 교보문고는 해당 소비자에게 깨진 것과 동일한 디퓨저와 책을 선물하는 식으로 소통을 꾀했습니다. 교보문고 향에 대한 소개와 구매 링크도 남기며 물들어올 때 노 젓는 것도 잊지 않았죠.

이처럼 본인이 직접 남긴 게시물이 있다면 당사자를 찾는 것이 수월하지만,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회자되는 사연의 주인공을 찾을 때는 SNS를 통한 수소문하기도 합니다.

왕뚜껑과 기막힌 사연을 가진 소비자를 찾던 팔도(왼쪽)는 보름 후 역사적인 만남이 성사됐다. 팔도면스타그램(@paldofood).
왕뚜껑과 기막힌 사연을 가진 소비자를 찾던 팔도(왼쪽)는 보름 후 역사적인 만남이 성사됐다. 팔도면스타그램(@paldofood).

앞서 팔도는 왕뚜껑을 먹다가 흰야구모자를 투톤으로 만들어버린 고객을 인스타그램을 통해 찾기도 했죠. 당사자에게는 특별한 선물을 제공한 것은 물론, 이를 널리 퍼뜨려준 이들에게도 라면을 선물하겠다며 입소문을 만들어냈습니다.

결국 해당 주인공을 찾아 왕뚜껑으로 디자인된 모자를 선물했고요. 이렇게 훈훈하게 마무리된 듯 했지만, 특별한 모자를 부러워하는 소비자들의 마음을 읽어 왕뚜껑 X 몽키플라워 티셔츠를 제작해 무신사에서 판매하는 등 연계 마케팅으로까지 확장했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수배령을 내린 브랜드가 있습니다. 김밥 상자 위 투명창을 뚫는 반려견의 애절한 눈빛이 부담스러운 견주가 포장을 바꿔 달라 하소연한 것인데요. 누리꾼들은 물론 브랜드 담당자의 마음까지 사로잡은 귀여운 한 컷에 ‘조금 부담스러운 강아지를 찾습니다’는 온라인 수배문이 붙기에 이르렀습니다.

김밥을 아련히 바라보던 강아지를 찾고 있는 바르다 김선생. (이미지를 클릭하면 해당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김밥을 아련히 바라보던 강아지를 찾고 있는 바르다 김선생. (이미지를 클릭하면 해당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재미난 이야깃거리로 온라인상에서 바이럴이 이뤄진 소재에 대해 브랜드 본인이 등판함으로써 더 오래, 더 많은 이들이 해당 브랜드를 이야기하는 2차적인 바이럴을 가능케 합니다. 앞서 의정부고 졸업사진에서 김소현의 포카리스웨트 광고컷을 패러디한 학생을 찾아 나선 것도 같은 맥락이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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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에서 같이 노는 적극성은 소비자에게는 불쾌한 브랜드 경험으로 남을 수 있는 것을 반전시키는 전환점이 되기도 합니다. 큰일은 아니더라도 소비자의 실수로 벌어진 헤프닝에 브랜드가 공감하고 위로해준다면 소비자의 마음에 러브마크를 찍기에는 충분하겠죠.

물론 브랜드의 인간화 또는 인격화가 소통의 기대치를 높여 유사시 더 큰 배신감으로 돌아올 때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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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해서 브랜드를 둘러싼 메아리에 반응하지 않는다면, 개개인이 연결된 네트워크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 외딴섬이 될 수 있습니다.   

기업 SNS 채널 담당자들은 소비자와 소통하는 법을 고민합니다. 그리고 소통의 시작은 듣는 것이죠. 이렇게 소비자들의 이야기를 잘 듣다 보면 가끔은 기업이 만들 수 없는 마케팅 기회를 만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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