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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커뮤니케이션, 선제적·공격적으로 가야할 때””
“백신 커뮤니케이션, 선제적·공격적으로 가야할 때””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21.02.08 11: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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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커뮤니케이션 좌담 ①]
김동석 엔자임헬스 대표, 김희진 연세대 보건대학원 교수, 유현재 서강대 지식융합미디어학부 교수

[더피알=강미혜 기자] 1년 전 더피알은 감염병 위기 소통을 주제로 긴급 전문가 좌담을 마련한 바 있다. 신종 바이러스의 공포가 확산하던 시기, 사회적·심리적 백신의 중요성을 논하는 자리였다. 당시엔 예상치 못한 코로나 2년차를 맞아 그때 그 멤버들이 긴급하게 다시 모였다. 실제 백신 도입을 앞두고 마련된 이날의 좌담은 백신 커뮤니케이션을 주제로 2시간이 넘게 랜선을 타고 이어졌다. 

①방역당국의 백신 소통 현황 및 진단
②언론보도와 가짜뉴스·루머 대응방안
③대국민 홍보의 한계 및 발전적 제언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김희진 연세대 보건대학원 교수(의학박사), 김동석 엔자임헬스 대표, 강미혜 더피알 편집장, 유현재 서강대 지식융합미디어학부 교수(서강헬스커뮤니케이션센터장)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김희진 연세대 보건대학원 교수(의학박사), 김동석 엔자임헬스 대표, 강미혜 더피알 편집장, 유현재 서강대 지식융합미디어학부 교수(서강헬스커뮤니케이션센터장)

1년 전 이맘때 쯤 여기 계신 분들이 ‘사회적 백신’을 이야기하셨어요. 이제는 실제 의학적인 백신이 개발됐고 국내서도 코로나19 백신대응 추진단이 출범했습니다. 현 시점에서 국민 이해와 협조를 위해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보시는지.

김동석 엔자임헬스 대표(이하 김동석) : 신종 감염병 위기, 특히 코로나19와 같은 팬데믹 상황에서는 위기의 직접적 피해자가 일부에 국한되지 않고 전 국민 모두가 이해당사자가 된다는 점에서 위기의 평가, 관리, 소통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또한, 신종이라는 단어가 의미하듯 최고의 의학 전문가들조차도 상황을 예측하기 힘든 불확실성이 존재하죠. 무증상 감염의 가능성, 마스크 착용 기준, 선별 진료소의 효용성, 3단계 격상 필요성 등에서 일선 전문가들 사이 주장과 견해에 차이가 있었던 것은 이를 잘 증명해 줍니다. 따라서, 효과적인 위기 소통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이러한 불확실성을 인정하고, 다양한 상황 변화의 가능성을 미리 예측하고 대응하는 것이 필요할 겁니다.

백신과 관련해서 얼마 전까지만 해도 ‘신속함’이 가장 큰 화두였죠. 그러나 이제는 ‘안전성’으로 이슈가 넘어가는 단계에요. 신속성에서 안전성으로 기류가 급변했듯 백신 이슈가 언제 또 어떻게 바뀔지 모릅니다. 앞으로도 국내 코로나19 확진 환자수의 변화, 각 제약사별 백신의 수급 및 유통, 해외 부작용 사례, 국민들의 백신 수용도의 변화, 국내 접종 후 부작용 양상 등 상황을 변화시킬 수 있는 많은 요소들이 존재합니다. 현재 상황에 기준을 둔 전략뿐 아니라, 향후 이슈의 변화 가능성을 염두에 둔 준비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김희진 연세대 보건대학원 교수(이하 김희진) : 정부에서 백신을 왜 빨리 확보하지 못했냐를 두고 왈가왈부가 있었는데, 사실 빨리 들여오는 것보다 어느 정도 안전하다고 판단되는 시점에 도입하는 것이 더 좋다는 것이 과학자들의 대체적인 의견입니다. 백신 부작용의 인과성을 판단하는 조사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일이에요. 데이터를 어느 정도 쌓고 분석하면서, 케이스 하나하나에 따라 여러 기저요인을 고려해 최종적으로 이 사망이 백신으로 인한 것인가 아닌가를 판단합니다.

얼마 전 노르웨이에서 화이자 백신을 접종 후 33명이 사망했다는 뉴스가 전해졌어요. 여기까지만 들으면 사망 건수가 굉장히 많은 것 같아서 충격과 공포를 느끼죠. 그런데 백신을 맞은 4만8000명은 우선순위에 따라 대부분 요양원의 쇠약한 노인들이었고, 노르웨이의 요양원에서는 원래 하루에 45명꼴로 사망한다고 해요. 조사 결과 백신과 관련된 사망으로 입증되지도 않았어요. 다른 백신들도 사망과의 인과성을 케이스별로 분석해보면 수십 건의 의심사례 중 결국 한 건이 인정될까 말까 할 정도로, 실제 백신 때문에 심각한 부작용이 일어나는 것으로 결론 나는 경우는 많지 않아요.

그런데도 사람들은 최초 보도시 사망 건수에 집중하지 두세 달 뒤 정확한 사실에 대해선 크게 관심을 갖지 않아요. 그러니 백신에 대한 선입견이 계속 강화되는 거죠. 백신이 위험하다는 인식의 악순환을 끊기 위해서라도 국내에서 몇 달 정도의 시간을 두고 접종에 들어가는 것은 나쁘지 않은 선택으로 보입니다. 물론 확진자가 갑자기 늘어나지 않고 관리되는 경우에요.

한편에선 올바른 백시네이션(vaccination, 백신접종)에 대한 일종의 교육도 필요해 보입니다. 코로나19 백신의 경우 접종 과정이 전반적으로 복잡하더라고요. 한 번 맞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일정 시간이 지나서 다시 맞아야 하는 주사도 있기 때문에 이 병원 저 병원 왔다 갔다 하면 혼선이 생길 수 있어요. 주의를 기울여야죠. 지금껏 보고된 사례만을 보면 큰 문제가 있는 건 아니라고 판단되지만, 국민들이 불안해 한다면 접종 후 30~40분씩 병원에서 대기하고 가라는 식의 엄격한 사후관리를 하는 방법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유현재 서강대 지식융합미디어학부 교수(이하 유현재) : 정부가 대응을 잘 한다 100, 못한다를 0으로 놓고 봤을 때 저는 절대로 0에 가깝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백신 확보 과정만 놓고 봐도 우리나라는 선구매할 수 있는 법이나 예산체계가 없었다고 하잖아요. 또 수요예측이 제대로 안 돼 예전처럼 불가피하게 폐기처분하게 되면 그 부분은 또 누가 책임을 지겠어요. 그럼에도 답답한 건 정부나 방역당국이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너무 많은 먹잇감을 두고 방치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어떤 상황에서든 오정보를 퍼뜨리거나 침소봉대하는 사람들은 있기 마련이에요. 그걸 염두에 두고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해요. 김 교수께서 말씀하셨듯 코로나19가 아닌 다른 백신에 대해서도 위험성은 있어왔습니다. 그런데도 일반 국민이나 소비자 입장에선 과학적인 팩트를 과학적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특히나 지금처럼 백신에 대한 사회적 주목도가 높은 상황에서 더 꼼꼼히 따져보는 것이고 때론 비합리적인 인식을 갖게 되기도 해요. 우리가 독감 백신 접종 맞으면서 ‘이거 어느 회사 거예요?’ ‘위험성이 어느 정도 돼요?’ 하고 물어보지 않았잖아요. 근데 지금은 이런 내용에 대해서도 정확한 정보를 얻기 원하고 전문가들의 이야기조차 의심하는 상황입니다.

백신 접종 전에도 이런데 앞으로 본격적으로 맞기 시작하면 훨씬 더 다양한 이슈들이 발생할 테고 혼란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렇기에 정부 대응이 지금보다는 조금 적극적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과도한 해석과 오정보에 가까운 말들을 일일이 받아주고 다정하게 설득할 게 아니라, 좀 더 엄격한 태도를 보여주는 거죠. 충분한 팩트가 있고 떳떳한 사안에 있어선 때론 공격적으로 나가는 것이 오히려 진정성 있게 받아들여질 수 있습니다. 그래야 불필요한 논란도 좀 더 빠르게 해소될 거라고 봅니다.

#원칙과 일관성 #팩트체크 #신속한 보완

전문가들조차 확언할 수 없는 신종 바이러스 상황을 두고 이론의 여지 없이 팩트라고 확언할 수 있는 상황이 있을까요? 지금은 맞는데 나중엔 틀렸다로 판단되면 오히려 더 큰 혼란이 생길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유현재 : 소통만 놓고 봤을 땐 ‘right or wrong(옮고 그름)’으로 가면 답이 안 나오는 싸움이에요. 신종감염병 사태잖아요. 그말인 즉 지구상에 아무도 경험해보지 못한 불확실한 상황이라는 뜻입니다. 여기에서 맞다 틀리다로 핑퐁 싸움을 하다 그게 프레임이 되면 계속해서 방어하는 쪽이 질 수밖에 없게 돼요.

지금 가장 바람직하고 효과적인 소통은 대중들로 하여금 ‘우리 편이구나’라고 인식되도록 하는 겁니다. 국민의 안전과 건강을 위해 저 사람이, 저 집단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면 그 자체로 신뢰하고 응원하게 되는 거죠. 정부나 방역당국이 그런 모습을 보여주는 게 중요합니다.

김희진 : 질병관리청 홈페이지에서도 코로나19 관련 팩트체크 게시판을 운영하고 있는데, 의학적으로 어떤 치료가 적절한가와 같은 주제에 대해서는 충분한 연구 없이 팩트 여부를 가리는 건 정말 쉽지가 않은 일이에요. 그러다보니 팩트체크 주제가 대부분 행정명령이나 방역수칙에 관한 언론보도의 오해를 바로 잡는 정도에 그치고 있고요.

김동석 : 중요한 건 원칙과 일관성입니다. 대중은 세부적인 사항보다는 결국 큰 줄기를 기억합니다. 과학적으로 투명하게 소통하겠다고 얘기해도 기준이 있고 없고에 따라, 원칙을 지키고 안 지키고에 따라 굉장히 다르게 받아들여집니다. 여론에 휩쓸려 소극적으로 방어전략을 펼친다든지 계속해서 수세에 몰리는 것처럼 보이는 것보다, 과학적으로 맞는 팩트라고 한다면 명확히 이야기하고 그것을 일관성 있게 유지하는 것이 당연히 맞다고 봐요. 지난해 독감백신 안전성 이슈 때 질병관리청이 사망과의 인과관계가 없으므로 접종은 계속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한 것처럼요. 물론 이때도 인과관계가 확인될 경우에는 어떤 조치를 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함께 이야기해야 대중의 불확실성을 낮출 수 있겠죠.

‘K방역’과 관련해 사람마다 평가가 다를 수 있지만, 의학적·공중보건학적 평가 외에 소통 측면에서 가장 잘했다고 생각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신속한 보완’입니다. 어떤 잘못에 대한 지적이 있었을 때 식약처나 질병관리청 모두 틀린 점을 굉장히 빨리 수정했습니다. 잘못에 대한 인정이 당장엔 비난으로 돌아올 수 있지만 계속 회피하고 변명으로 일관하는 것보다 훨씬 빠르게 이슈를 정리할 수 있습니다. 어떤 식으로든 일단락된 이슈에 대해서 대중과 언론의 관심은 놀라울 정도로 급격히 떨어지게 되거든요.

정세균 국무총리가 지난 6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코로나19 백신 중앙접종센터을 방문해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뉴시스 (공동취재사진)
정세균 국무총리가 지난 6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코로나19 백신 중앙접종센터을 방문해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뉴시스 (공동취재사진)

#마스터플랜 #백신 리터러시 #타운홀미팅

코로나 백신의 신속한 확보보다 안전한 도입이 중요하다는 의견들을 주셨는데, 그럼에도 해외 선진국과 비교됨 정부가 많은 비판을 받았습니다. 정부가 소통에 미숙했던 걸까요, 아니면 실제로 백신 도입과 관련해 간과한 측면이 있을까요.

김동석 : 백신의 과학적·의학적 가치 외에 물량을 확보하는 것만으로도 국민들이 갖게 될 심리적 안정 효과에 대해 미처 고려하지 못했다고 봐요. 다른 나라 대비 방역 관리가 잘 되고 있다고 해도 최악의 경우를 상정한다면 백신을 확보해 놓고 안전성에 대한 검토를 하는 것이 맞습니다. 실제로 싱가포르의 경우 백신을 들여온 뒤에도 초기 아주 적극적인 접종은 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고요. 우리의 경우 최악의 경우를 상정하라는 위기소통의 기본에 충실하지 못했고, 다른 나라에서 백신 접종자가 나올 때 국민, 미디어, 그리고 정치권이 어떻게 반응할 것인지 충분히 예측하지 못해서 곤혹을 치렀던 것 같습니다.

유현재 : 비슷한 맥락에서 백신을 포함한 방역당국의 마스터플랜이 부재했다는 생각이에요. 사실 백신 이슈는 전문가 집단에서 충분히 예상한 내용이에요. 정부도 파악하고 있었을 테고요. 그럼에도 일정 부분 공백이 생겼는데 내성화 된 전문가주의가 그 원인이 아닌가 싶습니다. 의사와 같은 전문가 집단에서 자기 시선에 사로잡혀 일반인의 입장을 잘 고려하지 못하는 거죠.

저를 포함한 대중은 때론 지극히 유치하고 이기적이에요. 그 심리를 간과한 채 전문가주의에 대해 천착했기 때문에 백신 도입 시기를 놓고 불필요한 갑론을박이 벌어졌어요. 전문가주의를 버리고 대중의 언어로 바꿔서 이해를 구하고 설득하는 이른바 선수가 필요하다고 봐요.

마스트 플랜 차원에서 앞으로 중요한 건 ‘백신 리터러시’입니다. 국민 대상 일종의 교육이 필요해요. 주변을 봐도 백신과 치료제를 구분 못하는 분들이 꽤 계시고, 백신만 맞으면 코로나19 걱정 없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 거라는 막연한 기대감을 갖고 있어요. 그런 만큼 백신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끝장토론이 됐건 백분토론이 됐건 정보 수용도를 높이는 집중적인 프로그램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미국의 타운홀 미팅처럼 가장 신뢰할 만한 방역 전문가 혹은 백신 전문가가 나와서 국민이나 미디어가 궁금해 하는 질문들을 듣고 현장에서 충분히 답변하는 식으로 진행해 봐도 좋을 것 같아요.

김희진 : 과학자 입장에서도 너무 공감 가는 의견이세요. 저는 백신과 관련해 정부가 너무 잘했다고 생각하거든요. 국내외 추이를 지켜보면서 협상을 계속하는 게 당연하고, 코백스(COVAX Facility·국제 백신 공유 프로젝트)도 있고, 충분히 확보할 수 있는 것이기에 걱정할 일이 전혀 아니라고 봤어요. 실제 관건은 협상력이죠. 어떻게 하면 싸고 안전하게 백신을 구매해서 들여오느냐가 중요한데 그 부분은 밀려난 채 갑자기 백신 확보 여부를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진 거죠.

차제엔 백신 안전성을 두고 또 적잖은 논란이 예상됩니다. 그런 만큼 유교수께서 제안한 타운홀 미팅 같은 자리를 고려해 봐도 좋을 것 같아요. 지금은 주로 데일리 정례브리핑을 통해 코로나19 관련 국내 현황 및 조치사항 등을 공유하는데 이제는 좀 더 다변화한 방식과 새로운 팀워크가 필요해 보입니다. 가령 팩트체크를 누가 하느냐에 따라 결과의 수용도가 굉장히 달라질 거예요. 지금처럼 정은경 청장을 위시해 과학적으로 접근해 신뢰감을 높이는 역할자 외에도 혼란을 야기하는 루머를 단호하게 끊어내는 공격적 포지션을 담당할 대표 얼굴이 필요하다면, 누가 그런 역할을 해야 할지 고민해봐야겠지요.

방역당국에서 내놓는 보도자료를 보면 보건의학 관점에서 이런 데이터가 있었으면 하는 내용들이 웬만한 건 거의 다 있어요. 국내외 현황이라든가 치명률에 대해 보다 깊이 있게 얘기해줄 수 있는 자료들이 정말 많고 계속 업데이트되고 있습니다. 안타까운 건 그런 내용을 정례브리핑을 통해 미디어나 국민들에 충분히 전달되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보완을 위해 정례브리핑을 계속 가져가면서 주간 브리핑 같은 신규 코너라도 마련하면 어떨까 싶습니다. 정례브리핑에서 소화하지 못하는 이야기들 가령 진단검사수 대비 양성률 수치가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지, 진단검사수를 크게 늘린 것이 방역에 어떤 도움이 되는지 등의 내용을 상세하게 설명해줄 수가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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