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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저널리즘, 이제 시대를 역행해야
브랜드 저널리즘, 이제 시대를 역행해야
  • 변유진 (eugene@domo.co.kr)
  • 승인 2021.03.15 13: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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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변유진 도모 브랜드미디어팀장
브랜드 저널리즘은 브랜드의 다양한 채널들이 미디어만큼의 신뢰도를 갖는 걸 목표로 한다.
브랜드 저널리즘은 브랜드의 다양한 채널들이 미디어만큼의 신뢰도를 갖는 걸 목표로 한다.

 

브랜드 저널리즘, 아는 사람?

[더피알=변유진] 업계 지인들이 모인 단톡방에 정적을 깨는 질문을 던졌다. 누군가 대답했다. ‘몇 년 전에 훑고 지나갔던 개념 아니에요? (멋)있어 보이는 용어라서 한때 유행했었잖아요. 기업에서 뉴스룸 만들고, 저널이 되는 그런 거.’

고개를 반만 끄덕였다. 일부는 맞고, 일부는 틀리기에. 유행은 돌고 돈다. 유행을 이끈 베스트셀러가 지속되면 스테디셀러가 되듯, 이제 ‘브랜드 저널리즘’은 마케팅이나 브랜딩을 논할 때 기본 중의 기본 개념이 됐다.

아직 모른다면 지금부터 알아두자. 내가 나에 대해 진솔하게 이야기할 때 가장 설득력을 얻을 수 있는 것처럼 브랜드도 가장 확신을 주는 스토리를 자발적으로 만들고 있는 것이다.

여전히 브랜드 저널리즘이 생소한 이들을 위해 간단히 설명하자면, 브랜드의 다양한 채널들이 미디어만큼의 신뢰도를 갖게 되는 것, 브랜드가 내는 목소리를 고객들이 믿고 따르게 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일각에선 (기업 미디어가) ‘얼마나 많은 구독자를 끌어올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질 수도 있다. 신문으로 대표되는 오리지널 저널리즘의 성공 여부는 구독이 좌우했기 때문이다.

초기 브랜드 저널리즘도 언론과 유사한 형태로, 뉴스를 배포하며 다수의 구독자를 유치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현재도 구독에 집중한다는 점은 크게 다르지 않지만, 다소 달라진 건 ‘어떤 사람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담아, 어떤 콘텐츠를 전달할 것인가’가 중요하다는 관점이 좀 더 분명해졌다는 것에 있다.

‘저널’보다는 ‘미디어’의 개념에 더 가까워졌으며, 단순 배포가 아닌 소통과 재생산에 중점을 둔다는 것도 눈에 띄게 달라진 변화다.
 

대세는 숏폼? 다큐멘터리 품은 시도

롱폼 콘텐츠로 승부하던 브랜드도 숏폼 콘텐츠에 도전하는 요즘, 장장 47분이라는 긴 러닝타임의 자사 다큐멘터리를 선보인 브랜드가 있다.

바로 ‘토스’다. 별도 웹페이지와 유튜브를 통해 공개한 다큐멘터리는 7년의 시행착오를 10개월의 제작기간 동안 알차게 채워 넣었다.

토스 다큐멘터리를 소개하는 웹페이지.
토스 다큐멘터리를 소개하는 웹페이지.

40명에 가까운 제작 인원,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수준의 이 콘텐츠는 공개 3주만에 유튜브 100만뷰를 돌파하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유튜브의 댓글을 보면 ‘최근 본 광고 중에서 가장 멋지다’ ‘토스에 너무 입사하고 싶어졌다’라는 피드백이 눈에 띈다.

▷관련기사: 토스는 왜 50분짜리 ‘오리지널 다큐’를 만들었나

긴 러닝타임에도 지루할 틈이 없는 건 여러 편으로 나눠도 될 만큼 빠른 호흡으로 구성됐다는 점에 있다. 실제로 웹페이지를 접속해보면 분야 전문가와 임직원의 인터뷰를 숏폼으로 쪼개어 재생산한 콘텐츠를 바로 볼 수 있다.

또한, 영상이 아닌 텍스트 중심의 배너형 콘텐츠는 토스 다큐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분명하게 나타낸다. 토스는 다큐를 통해 기업의 철학과 고객 가치, 혁신 과정을 다루면서 성공의 기반에 사람과 조직 문화가 있었다는 것을 중점적으로 보여준다.

부정 이슈와 소문도 피하지 않고 담아냈다. 실제로 토스는 급성장하는 과정에서 ‘직원을 갈아 넣어 만든 서비스(직원의 워라밸을 포기하고 만든 서비스)’라는 오명을 피할 수 없었다.

브랜드 이미지의 하락은 물론이고 좋은 인력을 채용하는 데 좋지 않은 영향을 주었고, 투자 유치나 고객 유치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 이슈였다.

이를 극복하고 확신을 심어주기 위해 이전부터 토스는 ‘토스피드’라는 블로그형 아카이브를 중심으로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다양한 채널 확장과 콘텐츠적 시도를 해왔다.

‘보다 쉬운 핀테크’, ‘금융의 새 역사’ 등을 모토로 인플루언서, 이해 관계자, 임직원, 고객의 스토리를 아카이빙하며 신뢰를 높여왔다. 다큐멘터리보다 앞서 공개한 ‘더 워크’나 ‘루머의 루머의 루머’와 같은 인터뷰 콘텐츠도 임직원의 목소리로 가감 없는 이야기를 담아냈다.

토스 다큐멘터리는 이같은 브랜드에 대한 확신을 담은 스토리들이 쌓여 나올 수 있는 결과물이다. 어렵고 불편했던 금융을 변화시키며 사람들에게 이롭게 세상을 바꾸는 브랜드라는 지향점이 콘텐츠에 반영되면서 신뢰를 주는 브랜드 저널리즘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핵심은 장기 레이스

토스 다큐 제작진은 ‘앞으로 많은 스타트업에서 다큐멘터리를 제작할 것’이라고 예견했다.

오늘날의 브랜드 저널리즘은 브랜드의 목소리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시장 트렌드를 변화시킨다.

브랜드가 명확한 지향점을 두고 지속적인 스토리를 쌓아 올리며 세상의 변화를 주도해 나가는 것이다. 무엇보다 팩트를 기반으로 하는 콘텐츠라는 점에서 다큐멘터리는 좋은 선택이었다고 할 수 있다.

다큐멘터리는 이제 방송과 언론의 전유물이 아니다. 지루한 콘텐츠도 아니다. 넷플릭스를 끊지 않는 이유에 많은 구독자가 양질의 다큐멘터리를 볼 수 있어서라고 말하고 있으니까.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인간적 콘텐츠를 공간에 심는 법

너도 나도 비슷한 브랜드 다큐멘터리를 만들겠다고 도전할 미래가 눈에 선하다. 그렇지만 꼭 알아둬야 할 것이 있다.

토스 다큐멘터리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는 것. 브랜드 지향점을 명확히 알고 있는 다수의 임직원이 출연해 10개월 간 만들어 낸 장기 프로젝트였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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