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말풀이’로 디지털 경쟁력 높인 100년 주간지
‘십자말풀이’로 디지털 경쟁력 높인 100년 주간지
  • 문용필 기자 (eugene97@the-pr.co.kr)
  • 승인 2021.03.16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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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대 니만연구소, ‘더 뉴요커’ 퍼즐 콘텐츠 성공스토리 소개
사내 전담부서에 팩트체커까지…체류시간 높이고 신규 구독자 유입
더 뉴요커 웹사이트에 실린 삽자말풀이 퍼즐. 화면캡처
더 뉴요커 웹사이트에 실린 삽자말풀이 퍼즐. 화면캡처

[더피알=문용필 기자] 한국에서는 ‘추억의 놀잇거리’ 정도로 인식되는 ‘십자말풀이’로 온라인 독자들의 주목도를 높인 인쇄매체가 있다. 4년 후면 창간 100주년을 맞는 미국의 시사주간지 <더 뉴요커>(The New yoker, 이하 뉴요커)가 그 주인공이다. 뉴스가 아닌 부수적인 콘텐츠를 활용해 성공을 거뒀다는 점에서 주목 받는 사례다.

저널리즘 전문 연구기관인 하버드대학교 니먼연구소(Nieman Lab)는 최근 웹사이트를 통해 뉴요커의 십자말풀이 콘텐츠와 이에 따른 온라인 구독자 유입에 대해 비교적 자세하게 소개했다.

이에 따르면 뉴요커는 주 3회 온라인을 통해 십자말풀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시작은 지난 2018년이었는데 이듬해부터 사내에 퍼즐&게임 부서를 출범시켜 서비스에 본격 나서고 있다.

뉴요커의 십자말풀이는 자사 웹사이트와 앱 등을 통해 제공되지만 즐길 수 있는 콘텐츠는 제한적이다. 연간 100달러(한화 약 11만3000원) 가량의 구독료를 내면 모든 콘텐츠를 볼 수 있다.

뉴요커의 퍼즐&게임 부서를 이끌고 있는 리즈 메인즈-아민제이드(前 디지털 이니셔티브 에디터)는 연구소와의 인터뷰에서 “십자말풀이는 뉴요커의 관심사를 반영한다”며 “관련 기사로 연결되는 ‘특집 해답’(Featured Answer)이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아민제이드는 “십자말풀이 뉴스레터의 최근 구독자 수가 10만명을 돌파했다”며 “그것은 하나의 지표일 뿐이다. 다양한 채널에서 사람들이 십자말풀이를 즐기기 때문에 (이 모두를 구독자에) 포함하는 것은 아니지만 새로운 퍼즐을 게시할 때마다 이메일 업데이트를 선택하는 사람이 많다”고 했다.

아울러 “뉴요커 구독자와 정기적으로 십자말풀이를 하는 이들 사이에는 큰 교집합이 있다. (십자말풀이는) 전체 방문자 대비 구독자 비율이 가장 높은 섹션 중 하나”라고 했다.

니먼연구소도 뉴스조직의 수익에 십자말풀이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봤다. 독자의 구독 지속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측정기준 중 하나가 해당 사이트에 머무는 활동일수다. 이 때문에 독자의 체류시간을 높이는 데 십자말풀이를 푸는 습관이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 이같은 시각은 십자말풀이가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미국 현지 사정에 국한됐다고 볼 수 있다. 혁신저널리즘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뉴욕타임스도 십자말풀이 콘텐츠를 구독형태로 제공하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다. 다만, 낚시성 뉴스나 퀄리티 저널리즘이 트래픽 제고 수단이라는 고정관념에서 탈피해 다양한 콘텐츠로 구독자를 모은다는 측면에서 국내 언론에도 시사점이 될 만 하다.

 

뉴요커는 자사 십자말풀이 콘텐츠에 적잖은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앞서 언급한 전담부서에는 카피 에디터, 심지어는 3명의 팩트체커까지 두고 있다. 니먼연구소는 뉴요커가 사회적 거리두기 준수 모드, 뉴스레터, 특별휴가 퍼즐 등 다양한 디지털 상품을 출시했다고 전했다.

뉴요커의 십자말풀이는 관련 커뮤니티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같은 결과에 고무된 탓인지 뉴요커는 지난달 오프라인 잡지 매호마다 전면 퍼즐을 인쇄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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