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초단 기자의) 민트초코 제품에 대한 고찰
(민초단 기자의) 민트초코 제품에 대한 고찰
  • 조성미 기자 (dazzling@the-pr.co.kr)
  • 승인 2021.04.08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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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초단 vs. 반민초단, 신제품 출시마다 반복되는 왈가왈부
호불호 갈리는 민초 속성 자체가 바이럴 요소

[더피알=조성미 기자] 매달 새로운 맛을 출시하는 배스킨라빈스가 4월의 맛으로 ‘민트초코 봉봉’을 내놓았다. 스테디셀러 ‘민트 초콜릿칩’ 아이스크림에 ‘엄마는 외계인’ 속 ‘초콜릿 프레첼 볼’을 넣은 제품이다. 

마케팅 활동에도 곧장 돌입했다. 래퍼 라비(RAVI)를 내세워 민트초코가 소수의 취향이 아니라 대세라는 메시지를 담아 ‘민초여 봉봉하라!’는 광고를 선보였다.

핵심 카피인 ‘민초여 봉봉하라’에서 민초(民草)들의 봉기가 연상되는 것은 단순히 발음이 비슷해서만은 아닐 것이다. 호불호가 극단으로 갈리며 일부에 의해 핍박받아온(?) ‘민초단’(민트초코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결집을 촉구하는 의도가 읽힌다.

사실 민트초코는 단순한 맛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젊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쉽게 바이럴 되는 히트 아이템이다. 

Z세대의 경우 SNS 소통 과정에서 무물보(무엇이든 물어보살)나 백문백답을 통해 민초단을 가려내는 질문을 한다. 또 연예인과 같은 유명인이 민초단 혹은 반민초단의 성향을 밝히면 곧 온라인 기사가 될 만큼 서로의 성향과 기호를 알아가는 중요 요소로 자리잡았다.

실제로 민트초코는 출시마다 뜨거운 감자가 된다. 카누 민트초코라떼, 빙그레 슈퍼콘 민트초코칩맛, 공차 민트초코칩밀크티 등이 그랬다. 지난해 민트초코쿠키를 판매했던 써브웨이는 고객들의 재출시 요청에 따라 올 2월 한정수량으로 다시 선보이기도 했다.

다양한 민트초코 제품들. (왼쪽부터) 카누 민트초코라떼, 빙그레 슈퍼콘 민트초코칩맛, 공차 민트초코칩밀크티.
다양한 민트초코 제품들. (왼쪽부터) 카누 민트초코라떼, 빙그레 슈퍼콘 민트초코칩맛, 공차 민트초코칩밀크티.

민트초코는 실제 제품으로 만들어지지 않아도 그 자체로 이목을 끌기에 충분하다. 일례로 호불호가 갈리는 음료로 꼽히는 데자와가 SNS 게시물을 통해 민트초코맛이 나오면 어떨지 아이디어를 내놓은 것이 온라인상에서 회자되기도 했다.

대중적이지 않아도 민초단이라 불리는 확실한 충성 고객군이 형성돼 있기에 화제성이 배가 된다. 지난 1월 배스킨라빈스에서 민트초코칩 아이스크림 출하를 중단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민초단을 놀라게 하기도. 사측은 민트초코에 대한 수요가 높은 가운데 코로나19로 원료 수급이 지연되며 벌어진 일시적인 것이라고 설명하며 해프닝으로 마무리 됐다.

또한 배스킨라빈스는 민초단의 발상지로 이야기된다. 여러 가지 맛이 함께 제공되는 탓에 한 사람이 민트 초콜릿칩을 고르면, 민초가 뭍은 아이스크림을 먹을 수 밖에 없다. 이 때문에 특유의 맛을 싫어하는 반민초단이 격렬한 반응을 보인다. 

반민초단의 첫 반응은 ‘치약을 왜 먹느냐’이다. 이에 항변이라도 하듯 배스킨라빈스는 애경산업과 협업해 ‘2080XBR 민초 치약칫솔세트’를 한정판으로 내놓으며 소비자 반응을 제3의 상품군으로 연결시켰다. 제품 자체로 차별화가 어려운 상황에서 호불호 집단을 통해 자연스러운 마케팅을 꾀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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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호불호를 넘어 ‘극호’와 ‘극불호’가 격렬하게 붙으며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결국 민초를 변형한 꾸준한 신제품 출시는 먹거리를 넘어 이야깃거리를 만들고자 하는 마케터의 의도가 깔려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민초는 계속된다.

배스킨라빈스와 애경산업이 협업한 ‘2080XBR 민초 치약칫솔세트’
배스킨라빈스와 애경산업이 협업한 ‘2080XBR 민초 치약칫솔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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