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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보선 승패 가른 소통 포인트 셋
재보선 승패 가른 소통 포인트 셋
  • 문용필 기자 (eugene97@the-pr.co.kr)
  • 승인 2021.04.08 18: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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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잇단 네거티브로 자충수…막판엔 읍소
야당, 일관된 ‘정권심판론’, 외연 확장 통해 승리발판
7일 치러진 2021 재보선이 끝난 후 지상파 방송 3사의 출구조사 결과를 시청하는 시민들. 뉴시스
7일 치러진 2021 재보선이 끝난 후 지상파 방송 3사의 출구조사 결과를 시청하는 시민들. 뉴시스

[더피알=문용필 기자] ‘57.5대 39.18’. 10%p 이상의 격차였다. 7일 치러진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야당의 압승으로 끝났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는 10년 만에 시장실에 재입성했다. 같은 당의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는 60% 넘게 득표하며 30%p 가까운 차이로 여당 후보를 제쳤다.

비록 재보선이긴 하지만 이번 선거엔 중요한 의미가 담겨있었다. 서울과 부산이라는 상징적 도시의 수장을 선출하는 데다 문재인 정부 말기 정국 주도권과 차기 대선을 1년 앞둔 민심의 방향을 가늠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집권여당과 정부의 앞길에는 ‘빨간 불’이 켜졌고 야당은 오랜만의 승리로 희망을 봤다.

이번 선거 결과에는 여러 가지 요소가 작용했을 테지만 여야의 커뮤니케이션 전략과 방식, 메시지 차이도 한 몫을 했다고 볼 수 있다. 2021년 재보선에서 나타난 여야의 주요 커뮤니케이션 포인트를 3가지로 나눠 분석해본다. 

샤이 진보 vs 뼈깎는 노력 

이번 선거는 서울과 부산 모두 여당 소속 전임시장의 성추문에 따른 궐석으로 인해 치러졌다. 그런데 민주당은 당헌까지 뜯어고쳐가며 무리하게 후보들을 등판시켰다. 여당 입장에선 한껏 몸을 낮출 필요가 있었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민주당 곳곳에서 터져 나온 목소리는 낮은 자세와 거리가 있었다. 우선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 캠프에 몸담았던 여성의원들의 ‘피해호소인’ 발언이 그랬다. 전임시장 성추행사건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논란이 불거졌다. 이들에겐 선거전 내내 ‘피해호소인 3인방’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붙었다.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전임시장을 옹호하는 듯한 글을 SNS에 올려 도마 위에 올랐다.

젊은 유권자들의 민심을 제대로 읽지도 못했다. 박영선 후보는 여론조사에서 20대 지지율이 낮은 이유를 두고 ‘낮은 역사 경험치’라고 분석했다. 이른바 ‘조국 사태’ 이후 불공정 논란으로 부글부글 끓어올랐던 ‘MZ 민심’에 기름을 끼얹은 격이었다. 선거 판세를 바라보는 태도마저 오만했다. 두 자릿수 이상의 격차를 보이는 여론조사 결과가 이어졌음에도 이낙연 상임선대위원장은 ‘3%p 이내의 박빙승부’ ‘샤이 진보’를 이야기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판세가 유리함에도 ‘낮은 자세’를 강조하며 민주당의 약점을 파고들었다. 일례로 오세훈 후보는 과거 시장 재임시절 일어난 용산참사에 대해 “가슴아프다”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대통령을 향해 ‘중증 치매’라는 표현을 써 막말논란에 처했지만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주의를 줬다”며 봉합에 나섰고, 오 후보도 “그런 표현을 쓰지 않겠다”고 몸을 낮췄다.

오신환 공동선대위원장은 CBS 라디오에 출연해 “오세훈 후보에게 주시는 성원과 지지가 국민의힘이 잘해서 주신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다시금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 뼈를 깎는 노력을 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물론, 지지층들을 북돋기 위한 적절한 자신감의 발언 또한 당 안팎에서 이어졌다.

특혜의혹 vs 정권심판

이번 재보선에선 여당에 결정적인 악재가 작용했다. 선거전을 얼마 앞두지 않고 불거진 LH 임직원들의 땅투기 사건이었다. 국민들은 공기업 직원들의 도덕적 해이에 분노했고 자연히 현 정부로 화살이 돌아갔다. 게다가 문재인 정부는 집권 기간 내내 부동산 정책 문제로 따가운 시선을 받아온 차였다. 그런데 여권에선 LH 사태를 이전 정부 탓으로 돌리는 뉘앙스의 발언들이 이어졌다. 일례로 이낙연 위원장은 이명박 정부 시절 비대해진 조직의 적폐를 거론했다.

야당 후보에 대한 날선 네거티브 전략은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오세훈 후보에 대해선 ‘내곡동 땅 특혜의혹’을, 박형준 후보에 대해선 ‘엘시티 특혜 분양 의혹’을 지속적으로 제기했다. 선거전 내내 이 프레임은 유지됐지만 이미 정부여당에 회초리를 들기로 한 민심을 움직이기엔 역부족이었다.

오히려 네거티브만 부각된 탓에 정작 중요한 메시지로 가져가야 할 정책이나 공약은 제대로 홍보되지 못했다. 급기야 오세훈 후보를 둘러싼 의혹은 ‘생태탕’과 ‘페라가모’라는 소모적인 키워드로 이어졌고 이는 오히려 정치혐오를 부추기는 결과만 낳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5일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뉴시스
지난 5일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뉴시스

민주당의 네거티브에 맞서 국민의힘은 시종일관 정권심판론으로 반격하며 현 정부의 실책을 부각했다.‘내곡동 땅 의혹’과 과거 무상급식 반대 논란 등 위험요소도 있었지만 국민의힘과 오세훈 후보는 민주당의 페이스에 휘말리지 않았다. 구구절절한 반론과 해명이 선거전 내내 이어지지도 않았다.

국민의힘도 네거티브 전략을 쓰지 않은 건 아니었다. 박영선 후보의 ‘도쿄아파트’와 김영춘 후보 형의 부동산 특혜 매매의혹으로 공격했다. 하지만 정권심판론 메시지의 일관성을 해칠 정도는 아니었다. 오히려 오세훈 후보는 TV토론화에서 박영선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를 자제하면서 차별화를 꾀했다.

읍소전략 vs 볶음밥론

읍소전략은 선거 막판이면 등장한 케케묵은 커뮤니케이션 방식이다. 일례로 2006년 지방선거 당시 여당이었던 열린우리당의 정동영 의장은 “(야당인) 한나라당의 싹쓸이를 막아달라”고 호소했고, 꼭 10년 후인 2016년 총선 때는 한나라당의 후신인 새누리당이 ‘잘못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지지층 결집을 위한 SOS나 다름없지만 문제는 읍소전략의 성공사례를 찾기 어렵다는 점이다. 오히려 판세를 뒤집기 어려움을 자인한 꼴 밖엔 되지 않았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이번 재보선 막판 읍소에 나섰다. 선거운동기간 자신감 넘치던 모습과는 대조되는 장면. 김태년 당대표 직무대행은 투표 독려기자회견에서 “이번 선거를 통해 민심이 얼마나 무섭고 두려운 천심인지를 다시 한번 절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낙연 선대위원장도 “사과도 드렸고 약속도 드렸다”며 “간절하고 절실한 마음으로 국민 여러분의 선택을 기다리겠다”고 했다. 하지만 국민의 선택은 민주당을 비껴갔다.

박영선 후보는 야당인 정의당에 손을 내밀었다. 한때 범여권으로 묶이는 등 나쁘지 않았던 민주당과 정의당은 현재 다소 멀어진 상황. 박 후보는 인터넷 언론사 간담회에서 “심상정 의원이 도와줬으면 좋겠다”고 말했고 故 노회찬 의원의 상징인 ‘6411번 버스’에 오르기도 했지만 정의당에서 돌아온 반응은 ‘염치없다’는 핀잔이었다.

박 후보는 샤이 진보의 큰 도움을 받지 못했지만 오세훈 후보는 보수에서 중도로 지지층을 넓혀나갔다. 이미 당내 경선 당시부터 선명성 보다는 중도확장성을 꾀하는 ‘볶음밥론’을 편 터였다. 경선상대였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화기애애한 장면을 이어나간 것도 중도층에게 어필한 이유로 분석된다. 그간 여당세가 강했던 강북권 유세에 심혈을 기울인 것도 기득권 보수의 이미지를 덜어낼 수 있는 요소였다.

오 후보는 그간 국민의힘의 약점이었던 청년층 공략에도 적극 나섰다. 정부여당에 실망한 청년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보수정당 유세차량에 청년 지지자들이 오르는 풍경은 이제까지 그리 익숙한 장면은 아니었다. 청년정치인인 이준석 뉴미디어 본부장은 ‘2030 시민유세단’을 기획해 오 후보의 청년층 공략에 힘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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